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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일도 안 남은 주52시간, 중기업계 "유예...유예" 총력

등록 2019.11.14 15:18:55수정 2019.11.18 09: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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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중소기업 2만7000개 주52시간 제도 적용

중소기업계 "아직 준비 안됐다..1년 유예" 줄기차게 요구

법개정 유예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듯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

【서울=뉴시스】표주연 기자 = 중소기업계가 시행 50일도 남지않은 주52시간 제도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논리로 각계 인사들을 향해 주52시간 유예를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중기업계와 중기부 등은 현실적으로 법을 다시 개정해야하는 유예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정부가 의지가 있다면 계도기간을 두는 방안 등으로 중소기업계에 가해질 충격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14일 중기중앙회 등에 따르면 중소기업계는 전날(13일)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내표와 면담을 가진데 이어 이날에는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찾아 주52시간 적용 유예를 요청했다.

중소기업계는 ▲1년 이상의 주52시간 유예 ▲탄력적 근로시간제 3개월→6개월로 연장(50인 미만 사업장 탄력근로제 1년 보장) ▲선택적 근로시간제 정산기간 1개월→3개월 연장 ▲노사합의 추가연장근로 허용 등을 주장하고 있다.

이중 핵심은 1년 이상의 주52시간 유예다. 중기중앙회는 소속 중소기업 500개사를 대상으로한 자체 설문조사 결과 "65.8% 기업이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는 점 등을 들어 시행 유예를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중기업계는 9월에는 박영선 장관과의 간담회, 국회 환노위와의 간담회 등을 진행했다. 10월30일에는 한국노총을 방문해 주52시간 유예 의견을 전달하기도 했다. 11월에는 입법의 키를 쥐고 있는 여당인 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차례로 방문해 '유예'를 요청하고 있다

여기에 중소벤처기업부도 중소기업계 의견에 힘을 싣고 있다. 박영선 장관은 전날 취재진에 주52시간 관련 질문을 받고 "주52시간이 통과된 국회 본회의에서)나도 투표를 했는데 반성하고 있다"며 "이건 국회에서 조금 더 심도 있는 논의를 했어야 한다"고 보완이 필요하다는 중기업계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박 장관은 보완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예외를 더 뒀어야한다"고 말한 뒤 R&D연구소나, 제조업 공장 등을 주52시간 제도에 보완이 필요한 업종으로 거론하기도 했다.

그러나 업계와 정치권 등에서는 주52시간 유예가 실현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주52시간 유예의 키를 국회가 쥐고 있기 때문이다. 주52시간 제도는 2018년 2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된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따라 시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유예를 하려면 법 개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내년 총선을 코앞에 둔데다, 선거법 개정 등 굵직한 현안에 발목이 잡힌 국회가 이 법안을 다시 개정해 통과시키는 것은 현실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계와 중기부에서는 계도기간을 갖는 방법으로 주52시간 충격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해 7월 주52시간제 첫 시행(300인 이상 사업장) 때 계도기간을 가진 적이 있다. 당시 기본 6개월 후에 3개월을 추가로 부여해 총 9개월의 계도기간을 줬다.

청와대에서도 주52시간 시행에 계도기간을 두는 방안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적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월4일 경제단체장들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정부 차원의 보완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언급했고, 황덕순 일자리수석은 "입법 상황을 보면서 정부 차원의 계도 기간 (설정) 등을 포함한 보완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훨씬 열악한 경영환경을 가진 만큼 준비가 안됐다는 말은 엄살이 아니라 절실한 호소"라며 "당장 무조건 시행하라면 (주52시간을) 지키고 싶어도 지킬수 없는 만큼 시간을 조금 더 달라는 취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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