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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야구 세계화' 이루지 못한 씁쓸한 프리미어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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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11-18 15:42:18  |  수정 2019-11-18 16:01:17
2023년 프리미어12 대회 '올림픽 출전권'마저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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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부 김주희
【도쿄=뉴시스】김주희 기자 = '야구의 세계화'를 외치며 출발했지만, 이번에도 세계의 마음은 훔치지 못한 듯 하다. 17일 막을 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이야기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17일 열린 2019 WBSC 프리미어12 결승에서 일본에 3-5로 패하며 대회를 마감했다. 긴 여정 끝에 '마지막 1승'을 챙기지 못하고 아쉽게 우승을 놓친 대표팀은 2020년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권을 획득한 것으로 마음을 달래야 했다.

최선을 다했다는 걸 잘 알면서도 어쩐지 아쉬움이 남는 건, 대표팀의 경기 결과 때문만은 아니다. 국제대회에 걸맞지 않는 미숙한 경기 운영도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한국과 미국의 슈퍼라운드 1차전에서 나온 비디오 판독 오심이 대표적 장면이다.

당시 한국 대표팀의 김하성은 홈에서 태그아웃 판정을 받았지만, 느린 화면에선 태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 요청에도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심판과 비디오판독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부터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들쑥날쑥한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불만도 꾸준히 제기됐다. 일관성 없는 볼판정에 선수들은 대회 내내 스트레스를 받아야 했다. 코치들까지 "너무 한다"는 목소리를 낼 정도였다.

로진백도 논란이 됐다. 투수가 로진백 교체를 요구하는데, 심판이 이를 거절하는 장면도 몇 차례 나왔다. 심판 재량이라 하더라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한국 야구대표팀을 지휘한 김경문 감독도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 감독은 "대회가 계속되려면, 여러 말이 안 나와야 할 것 아닌가. 그런 부분에서 더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 프로 선수들이 나오고 있는데 아마추어 같은 운영을 하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라운드 밖에서도 잡음은 새어나왔다. 경기가 끝난 후 진행된 공식 인터뷰도 매끄럽지 않았다. 한국어 통역 담당자의 서투른 한국어에 선수단은 인터뷰를 할 때도 진을 뺐다.

대회 막판 한일전에는 관중석에 욱일기까지 등장했다. KBO가 문제제기를 했지만 WBSC는 "현재 분쟁 상황이 아니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금지하지 않은 걸 제한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프리미어12'는 사실 출발부터 아쉬움속에서 시작됐다. 2015년 초대 대회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메이저리거의 참가는 불발됐다.

미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들의 프리미어12 출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ML에서 활약중인 류현진, 추신수, 최지만 등이 한국 대표팀으로 뛰지 못하는 이유다.

스타급 선수들의 부재로 팬들의 시선을 붙잡는데도 실패했다. 썰렁한 경기장이 익숙해서, 한국과 일본의 맞대결에 모인 관중이 낯설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나마 이번 대회는 '올림픽 출전권'이 걸려 있어 긴장감을 줄 수 있었다. 문제는 다음 대회다. 당장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 야구는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지 못했다. 

당연히 이에 앞서 열리는 프리미어12 대회에 이번과 같은 올림픽 출전권은 사라지게 된다. 명분도, 실리도 챙기지 못한 프리미어12가 4년 뒤 2023년 대회 때에는 어떤 모습으로 치러질 지 걱정이 앞서게 된다.

도쿄에서 만난 한 야구 관계자가 "이 대회가 오래 지속되진 못할 것 같다"며 고개를 가로 젓는 것도 무리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juh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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