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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불출마 결정에 해석 분분…"경쟁 부담" "길 터주기"

등록 2019.11.18 19: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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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前국회의장 지역구 종로서 선후배간 경쟁 부담

청와대 출신 인사들 출마 위한 '길 터주기' 희생 관측도

우상호 "주변 도움 못 얻을 바에 통일운동 선회 가능성"

박지원 "정치권 삼고초려 때 돌아올 수도…큰 일 할 것"

통일부 장관 입각, 서울시장 선거 출마 등 선택 가능성

【서울=뉴시스】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1월 청와대에서 열린 첫 국무회의에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참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DB). 2019.01.08. pak7130@newsis.com

【서울=뉴시스】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1월 청와대에서 열린 첫 국무회의에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참석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DB). 2019.01.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태규 기자 = 대권 가도를 달리는 듯 했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 정계 은퇴를 시사하면서 근본적인 배경을 놓고 정치권에서 다양한 풀이가 나오고 있다.

내년 총선에서 종로 출마가 여의치 않자 빠른 결단을 내렸을 수 있다는 현실론에 기반한 해석과, 적당한 조건이 갖춰지면 정치권으로 복귀할 수도 있다는 명분론 바탕의 시각이 공존한다.

여권에서는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상징으로 평가받아온 임 전 실장의 갑작스런 결정에 당혹감이 우선 읽힌다. 이철희·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들에 이어 3선의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의 잇딴 불출마 선언과 맞물려 차기 총선에 어떤 영향으로 작용할지 촉각을 세우는 양상이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18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굳이 욕을 먹으면서 국회의원의 탐욕을 갖고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것에 대해서 '그렇게 보이느니 내가 진짜 하고 싶었던 통일운동으로 돌아가야지'라는 식의 마음의 정리들을 최근 1~2주 사이에 해 온 게 아닌가 싶다"고 풀이했다.

이어 "(총선 출마를) 흔쾌하게 주변에서 다 도와주는 게 아니면 내가 진짜 하고 싶었던 통일운동을 하면서 국가에 기여하자고 결심한 것으로 저는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이사를 하면서까지 내년 총선에서 정세균 전 국회의장의 지역구인 종로 출마에 뜻을 뒀지만 정치 선후배간의 다툼으로 비쳐지는 것에 대한 부담으로 불출마 결심을 세웠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후 뿌리를 두고 있는 통일운동에서 활로를 찾았을 수 있다는 게 우 의원의 평가다.

여권에서는 임 전 실장이 막상 총선 출마를 목적으로 청와대를 떠났지만 정 전 의장과의 교통정리가 확실히 되지 않았던 상황을 예의 주시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 전 실장이 6선의 정 전 의장 불출마를 전제로 총선 시나리오를 그렸다가 당내 경선 구도가 불가피해지자 사석에서 부담을 토로했다는 얘기도 여의도 안팎에서 회자된다.

최근 청와대 출신 인사들의 잇단 출마로 인한 당내 반발이 예상을 웃돌자 임 전 실장에게 부담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청와대 출신 행정관급 이상 예상 출마자들이 40~50명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청와대 프리미엄은 없다"는 경고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 출신은 임 전 실장 외에 한병도 전 정무수석, 윤영찬 전 국민소통수석, 진성준 전 정무기획비서관, 박수현 전 대변인, 정태호 전 일자리수석, 이용선 전 시민사회수석 등이 출마 준비 중이다. 비서관 급에선 김우영(자치발전)·김영배(민정)·민형배(사회정책)·복기왕(정무) 전 비서관이 일찌감치 지역구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서울=뉴시스】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 마음 먹은대로 제도권 정치를 떠나 원래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며 사실상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사진은 임 전 비서실장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인사 발표를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DB) 2019.11.1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처음 정치를 시작할 때 마음 먹은대로 제도권 정치를 떠나 원래 자리로 돌아가려 한다"며 사실상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사진은 임 전 비서실장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인사 발표를 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DB) 2019.11.17. [email protected]

본격적인 총선 체제를 앞두고 청와대 출신 인사들에 대한 당내 비토 의견이 제기되자, '문재인 청와대'의 상징인 임 전 실장이 불출마를 선택했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자신의 퇴진으로 나머지 청와대 출신 인사들에 대한 비판을 거둬달라는 이른바 '길 터주기'를 위한 희생일 수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예상 총선 출마자 규모가 언론에서 보도되는 것에 대해 부담스러워 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청와대 근무 이력을 앞세워 지역구 '알박기' 시도에 나선다는 비판 여론이 확산될 경우 야당의 공세 포인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임 전 실장이 "제도권 정치를 떠난다"고 밝힌 것이 궁극적으로 영원한 정계 은퇴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는 관측도 존재한다.

박지원 대안신당(가칭) 의원은 이날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정치권에서 임 전 실장을 부른다면 본인도 응할 것"이라며 "정치권에서 삼고초려하면 또 돌아올 수 있다. 큰 일을 할 것이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두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경험을 토대로 통일부 장관 입각을 고려하거나, 서울시 정무부시장의 이력을 살려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는 등 선택의 폭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관측이다.

우원식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임종석 아우의 결정을 아픈 마음으로 바라보며, 그러나 그 길이 더 큰 길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면서 "후에 모두에게 자랑스러운 길에서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 믿는다"고 적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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