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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정 '의붓아들 살해 사건' 공소장 살펴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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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11-19 07:19:24  |  수정 2019-11-19 09:10:27
범행 동기 적시했지만 직접 증거없어 재판서 공방 예상
검찰 "법정서 구체적 살인 증거 제시하겠다" 자신감
우여곡절 겪은 의붓아들 살해도 '복수심' 때문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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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전 남편 살해 사건' 피고인 고유정(36)이 16일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린 3차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법정에 출석하고 있다. 2019.09.16.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의붓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유정(36)의 범행 동기는 전 남편 살인 사건때 처럼 지나친 복수심 때문인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고씨가 현 남편과의 사이에서 두 번의 유산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자신과 친아들이 소외당하자 이에 대한 복수심으로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

뉴시스가 19일 피해자 유족 측을 통해 확보한 공소장에 따르면 고씨는 지난해 10월15일과 올해 2월10일 두 차례 유산의 고통을 겪었다.

고씨의 유산은 곧 비극의 단초가 됐다. 검찰은 고씨가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서 현 남편인 A(37)씨와 잦은 다툼을 벌였고, 쌓인 감정을 범행으로 표출한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이 공소장에서 제시한 증거는 고씨가 현 남편과 주고 받은 문자메시지와 수면유도제를 구입한 사실이다. 이는 범행에 대한 정황 증거에 해당한다.

고씨의 문자메시지에는 상대방에 대한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고씨는 현 남편에게 "모든 걸 다 무너뜨려줄테니까", "사람 하나 미친× 만든 결과가 어떤 건지 끝을 보여줄게 걱정마", "난 너한테 더한 고통주고 떠날거니까 해봐라 한 번" 등의 저주가 담겨있다.

고씨는 지난해 10월 첫 번째 유산을 경험한 후 A씨와 감정대립을 시작했다. 검찰은 같은 해 11월1일 고씨가 제주시에서 구입한 수면유도제를 범행의 시작으로 봤다.

고씨는 11월4일부터 9일까지 닷새간 총 5차례에 걸쳐 A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피해자인 숨진 B(5)군을 충북 청주시 자택으로 데려올 것을 종용했다.

문자메시지에는 "B는 언제 데리고 올 생각?", "일단은 B 먼저로~~", "당신은 B 챙겨서 와" 등의 내용이 들어있다. 고씨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동안 청주가 아닌 제주도에 머무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고씨가 가출한 상태로 A씨에게 B군을 청주로 데려올 것을 종용했으나, A씨가 어린이집 문제 등을 이유로 B군을 이듬해 2월 데리고 오겠다고 하자 범행을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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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2일 제주지법에서 전 남편을 잔혹하게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를 받는 고유정(36)의 2차 공판이 열린 가운데 시민들이 고유정 탄 호송차량을 막아서고 있다. 2019.09.02. woo1223@newsis.com
검찰은 고씨가 A씨의 잠버릇을 언급한 날짜에 주목했다.

고씨는 지난해 11월4일 A씨와 카카오톡 메신저로 말다툼을 하던 중 갑자기 "(잠을 잘 때 A씨가)몸으로 누른다고 해야되나? 나도 잠결이라 뭔가 막 힘에 눌리는 기분에 잠 깼는데 당신이 잠꼬대하면서 눌렀나 싶어서 살짝 흔들어도 반응 없이 잠자고 있더라고"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현 남편의 잠버릇을 언급한 날부터 고씨가 B군을 청주로 데려와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이후 고씨는 B군이 청주시 자택에 오기 이틀전인 올해 2월26일 "(당신은) 아무래도 잘 때 코도 많이 골고 막 움직이기도 하고, 뒤척이고 영 개운하게 자는 거 같지가 않아서, 깊이 자는 거 같긴 한데 여보 기억 안나는 것도 있자네"라며 재차 현 남편의 잠버릇을 언급했다.

B군은 청주에 올라온 지 이틀 만인 3월2일 오전 숨진 채 발견된다. 사인은 고씨가 언급한 처럼 A씨의 잠버릇 때문이었다. 발견 당시 B군은 친아버지인 A씨의 다리에 눌려 침대를 향해 엎드린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부검을 통해 B군의 숨진 시각을 오전 5시 전후로 추정했다. 사인은 '10분 이상 전신의 강한 압박에 의한 질식사'로 판단했다. B군이 잠을 잤던 침대에서는 B군의 혈흔이 발견됐다. 

B군의 사망원인을 조사하던 청주 상당경찰서는 애초에 사건이 범죄 연루됐을 가능성을 낮게 판단, 고씨의 현 남편 A씨의 과실치사 혐의에 무게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청주 경찰은 A씨를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할 방침도 세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청주 경찰은 제주에서 고씨를 만나 추가 수사를 실시하고, 현 남편과의 대질조사도 벌였다. 고씨는 8차례나 진행된 조사에서 진술을 거부하며 이 같은 혐의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고씨가 지난 5월25일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 C(36)씨를 살해한 혐의로 긴급체포되고, 부실 수사 논란이 일자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고씨의 자택을 수색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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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시스】강경태 기자 = 9일 오후 제주지방법원 앞에서 ‘전 남편 살해사건’ 피해자의 출신지역인 애월읍 주민들이 고유정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며 행진을 벌이고 있다. 2019.07.09. ktk2807@newsis.com
경찰은 지난해 11월 고씨가 수면유도제를 처방받은 정황을 포착했고, 이어진 국과수 2차 성분 분석 의뢰 과정에서 A씨의 체내에 남아있던 같은 수면유도제 성분이 검출됐다. A씨가 용의선상에서 벗어나게되고, 고씨가 살인 혐의를 받게된 결정적인 순간이다.

다만 이 같은 증거는 모두 정황 증거에 해당할 뿐, 범죄를 입증할 수 있는 직접 증거는 아니라는 게 법조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향후 재판 과정에서 검찰이 입증에 난항을 겪게될 것이란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검찰은 지난 7일 고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해 제주지법에 추가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숨진 의붓아들에게서) 살인으로 볼 만한 구체적인 증거를 가지고 있다"며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자세한 증거 관계를 현 단계에서 말하기는 곤란하다"면서 "공판을 통해 증거를 현출, 유죄 입증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수사검사를 직접 공판에 참여시켜 고씨에게 죄에 상응하는 형량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woo122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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