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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 우리 시대 필요한 메시지...장재선 '기울지 않는 길'

등록 2019.11.19 11:5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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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 우리 시대 필요한 메시지...장재선 '기울지 않는 길'


[서울=뉴시스]임종명 기자 = 배우, 소리꾼, 가수, 산악인, 축구인, 출판인, 법조인, 시인, 어머니, 아버지, 자녀, 외국의 어딘가, 국내의 그 곳, 그 때 거기, 지금 여기.

장재선 시인은 새로 낸 시집 '기울지 않는 길'을 통해 어떤 인물과의 만남과 어느 장소에 대한 기억, 가족과의 시간 등 자신의 경험과 기억을 고루 살려 다양함을 표현한다. 그리고 그 다양함 속에 존재하는 공존까지 풀어낸다.

장재선 시인은 시집의 첫 작품 '수상 소감 덕분에'부터 배우 나문희씨의 수상 소감을 인용해 공존을 담아낸다. 그의 발언이 퍽 인상적이었는데 이를 살려냈다.

'지금 아흔 여덟이신 친정어머니와 / 그 어머니가 믿는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 나의 부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 (중략)  // 그녀 덕분에 / 졸지에 악수를 하게 된 / 부처님과 하나님이 / 쌍으로 축원하는 게 들렸다. / 나무아미타불, 아멘' (수상 소감 덕분에 - 배우 나문희 중)

어머니와 아버지에 대한 추억은 앞으로 자신의 자녀와 함께 할 추억과 공존한다.

'자전거의 봄'에서는 '아홉 살 때 짐바리로 아버지에게 처음 배웠던 자전거', '교복 안주머니에 땅콩 한 줌 넣어주시던 그 어머니는 계시지 않는데', '자전거의 봄은 또 왔다' 등의 구절로 부모를 그린다.

현재 자신의 집 근처 찐빵 가게를 보면서도 옛 기억을 떠올린다. 과거 어머니가 찐 찐빵을 동네 어른들께 드리면 작가를 찐빵 같다는 놀림 받았던 기억, 그러나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후로는 그 놀림도 듣지 못한 기억이다.

이 추억은 곧 아버지가 된 자신을 통해 가족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공존함으로 이어진다.

'세월이 나를 밀고 와 / 아버지라는 이름을 얻고 보니 / 세월이 밀고 간 아버지의 길이 조금 보인다 // (중략) // 내 어린 것도 / 어느 날엔 / 제 아이의 손을 잡고 / 아비의 길을 물끄러미 바라보리라' ('아버지의 길' 중)

장재선 시인의 작품 '제로캠프 숲에서'의 주인공이기도 한 배우 최불암은 "공존, 장 시인과 평소 대화할 때마다 공감하던 주제다. 우리 시대에 필요한 메시지를 시 작품으로 은근하면서도 절실히 담고 있다"고 말했다.

 61편의 시에 담긴 장재선 시인의 공존의 꿈을 읽고 나면 시집의 제목 '기울지 않는 길'에서부터 그 꿈이 묻어났음을 알 수 있다. 136쪽, 1만2000원.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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