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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기 품었던 경복궁 향원정…온돌구조 확인

등록 2019.11.20 14: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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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 향원정의 발굴조사 현장이 보이고 있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와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의 경복궁 향원정 발굴조사에 따르면 향원정은 정자건물임에도 불구하고 아궁이가 설치된 독특한 형태의 온돌구조를 갖춘 것으로 밝혀졌다. 2019.11.20.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 향원정의 발굴조사 현장이 보이고 있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와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의 경복궁 향원정 발굴조사에 따르면 향원정은 정자건물임에도 불구하고 아궁이가 설치된 독특한 형태의 온돌구조를 갖춘 것으로 밝혀졌다. 2019.11.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정규 기자 = 고종이 사용하던 경복궁 내 정자인 향원정에서 국내에서 흔치 않은 방식의 온돌구조가 확인됐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와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는 지난 9월부터 시행한 '2019년 경복궁 향원정 발굴조사'를 통해 이 같은 향원정의 온돌구조와 건물의 침하원인 등을 확인하고 20일 오전 공개했다.

2012년에 보물 제1761호로 지정된 향원정은 고종 때 왕과 왕실의 휴식처 용도로 조성된 공간이다. 경복궁 후원 영역에 네모난 연못을 파서 가운데 섬을 만들고 조성된 상징적인 2층 정자 건물로 경복궁 중건시기인 고종 4년(1867)부터 고종 10년(1873) 사이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2층의 익공식(翼工式·전통 목조건축에서 처마 끝의 하중을 받치기 위해 기둥머리 같은 곳에 짜맞추어 댄 나무 부재가 새날개처럼 뾰족하게 처리된 것) 육각형 정자로 일반적인 정자와는 다르게 아궁이가 설치되어 있는 독특한 구조를 지녔다.

향원정은 정자건물임에도 불구하고 아궁이가 설치된 독특한 형태로 난방을 위한 온돌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돼왔지만 풍동실험과 연막실험으로는 배연구를 찾을 수 없었다. 이에 지난 9월부터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가 온돌 형태와 연도(煙道) 등을 확인하기 위한 발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남호현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 연구사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 향원정 일대에서 열린 '경복궁 향원정 발굴조사 결과 언론공개회'에서 향원정 발굴조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9.11.20.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남호현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 연구사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 향원정 일대에서 열린 '경복궁 향원정 발굴조사 결과 언론공개회'에서 향원정 발굴조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19.11.20. [email protected]

발굴조사 결과 온돌바닥은 콘크리트로 덮여 있어 주요시설인 구들장은 남아 있지 않았다. 그러나 방의 구들장 밑으로 낸 고랑으로 온돌에서 불길과 연기가 나가는 통로인 '고래둑'과 불기운을 빨아들이고 연기를 머무르게 하려고 온돌 윗목에 방고래보다 깊이 파놓은 고랑인 '개자리', 연기가 나가는 통로인 '연도' 등이 확인됐다.

방은 건물 기단 안으로 기와를 깨서 넓게 펴고 그 위로 석회가 섞인 점토를 다지는 것을 교차로 반복해 기초를 조성했다. 이렇게 조성된 기초 바깥으로 방고래와 개자리가 둘러져 있다.

특히 일반적으로 방바닥 전체에 여러 줄의 고래를 놓아 방 전체를 데우는 방식과 비교하면 향원정 온돌구조는 방 가장자리에만 난방이 되는 매우 독특한 구조라는 게 문화재청의 설명이다.

그동안 확인되지 않았던 연도는 향원정의 외부 기단하부를 통과해 섬의 동북쪽 호안석축(護岸石築) 방향으로 연장돼있는 것이 확인됐다. 현재 남아있는 양상으로 미루어 보아 아궁이에서 피워진 연기는 별도의 굴뚝을 통과하지 않고 연도를 통해 자연스럽게 빠져나가는 형태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향원정은 지반이 연약해 건물 기울어짐이 발생하면서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해체보수가 진행되고 있다. 향원정의 6개 기둥 중 동남방향 초석(楚石·주춧돌)에 대해 조사한 결과 초석을 받치고 있던 초반석에 균열이 발생된 것이 확인돼 초석의 침하현상이 건물 기울어짐의 주요 원인이었다는 점도 파악됐다.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 향원정의 발굴조사 현장이 보이고 있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와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의 경복궁 향원정 발굴조사에 따르면 향원정은 정자건물임에도 불구하고 아궁이가 설치된 독특한 형태의 온돌구조를 갖춘 것으로 밝혀졌다. 2019.11.20.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 향원정의 발굴조사 현장이 보이고 있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와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의 경복궁 향원정 발굴조사에 따르면 향원정은 정자건물임에도 불구하고 아궁이가 설치된 독특한 형태의 온돌구조를 갖춘 것으로 밝혀졌다. 2019.11.20. [email protected]

향원정은 해방 이후 몇 차례 보수를 거쳤지만 계속해서 기울어짐과 뒤틀림 현상이 발생해 해체보수의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지난해 11월부터 해체보수 공사를 시작했으며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와 함께 발굴조사도 진행 중이다.

배병선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장은 "구들이 전체 온돌시설로 돼있는 6각 정자는 거의 없다. 또 바깥에 굴뚝을 설치하지 않고 기단 쪽으로 연기가 빠져나가게 한 것이 굉장히 큰 특징"이라며 "구들이 외곽에 둘러져있는 형식이 제대로 밝혀진 것은 처음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향원정은 지붕 꼭대기의 절병통이 일제강점기 때 변형된 것으로 추정되고 안전상의 문제로 인해 내부에 버팀목이 추가되는 등 일부가 최초 건립 당시와 달라진 상태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복원정비과 김태영 사무관은 "이번 해체보수공사를 통해 일제강점기 이후 변형된 장식기와 등 바뀐 부분도 원형대로 복원할 것"이라며 "울타리도 최초 방식대로 복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내년 6월까지 보수공사를 완료해 일반인에게 공개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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