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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韓규제 무시한 中슈퍼셀에 홍보의 장 깔아준 지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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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11/22 08: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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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오동현 기자 = 우리나라 게임업계의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를 철저히 무시하는 게임사가 있다. 중국 텐센트의 자회사 슈퍼셀이다. 보란듯이 국내 법을 어기고 있는데도, 관련 기구나 단체에서는 이를 모른 척하는 수준을 넘어 국내 홍보를 돕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는 한국게임산업협회에서 시행하고 있는 강화된 '건강한 게임문화 조성을 위한 자율규제' 강령에 따라 매달 미준수 게임물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 19일까지 총 12차례나 공표됐다.

확률형 아이템이란 게임머니 또는 게임포인트의 소모를 대가로 확률에 따라 무작위로 제공하는 아이템을 말한다. 자율규제 시행에 따라 사업자들은 사실과 수치에 입각한 해당 아이템의 정보(명칭·등급·제공 수·제공 기간·구성 비율 등)를 이용자에게 제공해야 한다.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매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슈퍼셀이 한국의 이같은 자율규제를 모를 리 없다. 미준수 게임물은 '클래시로얄'과 '브롤스타즈'다. 각각 12차례, 8차례나 지키지 않았다. 거의 무시하는 수준이나 다름없다. 그 사이 청소년 등 국내 게이머들의 용돈이 적잖이 슈퍼셀로 흘러들어갔다.

이같은 상황인데도 자율규제를 시행하고 있는 한국게임산업협회는 최근 부산에서 열린  '지스타 2019'에서 슈퍼셀에게 '지스타'의 메인스폰서를 맡겼다. 슈퍼셀은 메인스포서 답게 대표작 '브롤스타즈'를 전시장 일대에 깔아놓았다. 협회가 강력한 규제를 해도 모자랄 판인데도, 오히려 대대적인 홍보의 장(場)을 마련해준 셈이다.

한국게임산업협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강신철 지스타조직위원장은 지스타 메인스폰서를 발표할 당시 "슈퍼셀이 한국시장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고, 스폰서 참여에 적극적인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한 바 있다.

글로벌 게임사를 메인스폰서로 정해 지스타를 세계적인 게임전시회로 성장시키기 위한 방편이었다는 점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주요 규제 대상으로 지적받는 업체를 국내 협회가 앞장서 띄워줬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 해외 게임사들에게 한국의 자율규제는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신호를 준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자율규제에 대한 실효성을 강화하거나 처벌 수준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있게 제기되고 있다. '규제를 꼬박꼬박 지키는 업체만 바보'라는 한숨 섞인 자조가 틀린 말로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odong8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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