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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제2의 '곰탕집 성추행건' 안 겪으려면…'법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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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11-21 15:55:01  |  수정 2019-12-02 09:3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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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임종명 기자 = "제 남편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

2018년 9월6일.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글 하나가 올라왔다. 남편이 억울하게 성추행범으로 몰려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는 내용이었다.

남편이 지난 2017년 11월 참석한 모임에서 모르는 여성과 부딪혔는데 그 여성이 '자신의 엉덩이를 만졌다'며 고소했고 명백한 증거가 없음에도 1심에서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고 했다.

이 내용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퍼지기 시작하면서 큰 논란이 일었다. 청원에 동의하는 사람들도 20만명을 넘었다. 하지만 청와대는 삼권분립 원칙상 사법부나 입법부 관련 사안에 답변하기 어렵다고 했다.

결국 올해 4월26일 항소심에서도 유죄 결정이 나왔다. 남편 측은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최종적으로 대법원에 상고한 상태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공정치 못한 판결이고 청와대의 답변도 무책임하다는 목소리가 다수였다.

일본 영화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를 보는 것 같다는 의견도 많았다. 면접을 보기 위해 지하철을 탄 주인공 카네코 텟페이가 지하철 문에 옷이 끼어 빼내려고 하다가 성추행범으로 몰리는 이야기다. 결과적으로 주인공은 실형을 선고받고, 영화는 주인공이 항소하면서 막을 내린다.

단순히 억울한 남자의 이야기에 그치지 않는다. 영화는 일본 형사제도의 문제점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있다. 법 체계를 제대로 알지 못해 억울한데도 당하고만 있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한 사회를 살면서 기초적인 법의 이념과 체계 등은 알아둬야할 필요성이 있음을 깨닫게 된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의 신작 '법의 이유'는 사법개혁, 사형제, 표현의 자유, 차별금지법 등 주목받고 있는 법적 쟁점 이슈에 관한 법률을 우리에게 익숙한 영화 속 사례를 들어 풀이한다.

일본 영화 '그래도 내가 하지 않았어'도 한 예로 등장한다. 형사 절차에 관한 단락이다. 저자는 형사 절차 과정에서 국가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괴물'이 될 수 있다는 점과 이를 견제하고 개인을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법적 장치들이 만들어져 왔다는 것을 보여준다.

올해 초 현직 국회의원 3명의 '5·18 망언' 문제 등 현안도 더한다. 현행법상 한국 내에 역사부정죄에 관한 법률이 없기 때문에 명예훼손 혐의 고소를 통한 형사처벌 또는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등의 방법이 있다는 점, 법령의 한계로 소송 중 무죄가 났던 사례도 제시한다.

홍 교수는 "전체적인 맥락을 모른 채 지엽적 내용만 단편적으로 알고 있으면 아예 모르니만 못한 경우도 있다. 법조문 몇 줄 읽었다고 법을 알 수 있는 것도 아니다"라며 "법조문 행간에 있는 의미를 알 지 못한다면 법조문 자체는 아무 의미가 없는 검은 글자의 나열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법이 시민의 자유를 보장하는 수단이고, 시민이 법의 주인이라는 근본이념을 토대로 독자들은 어렵게만 느꼈던 법을 보다 쉽게 이해하고 파악할 수 있다. 나아가 본인 뿐 아니라 다른 억울한 사람의 권리를 지키고 확대하는 데에도 보탬이 될만한 내용도 담겼다. 292쪽, 1만7000원.


◎공감언론 뉴시스 jmstal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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