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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지소미아 유예 국내 정치적 부담 감수…"대미 협상력 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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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11-22 22:16:23
정부, 日 수출규제 철회 없이 지소미아 결정 선회
美, 재연장 압박 파상공세…상원 결의안 채택까지
방위비·관세 보복조치 등 우려 한미동맹 안정 선택
"국내 정치적 큰 부담…그만큼 대미 협상력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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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마크 에스퍼(오른쪽) 미 국방장관 일행이 15일 오후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2019.11.15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지현 기자 =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이 종료 통보 시한인 23일 0시를 6시간 앞두고 '조건부 재연장'이 결정되면서 한미관계가 최악의 국면을 모면한 모양새다.

22일 청와대는 지난 8월23일 일본 측에 밝힌 지소미아 종료 통보의 효력을 정지시킨다고 밝혔다. 지난 8월 결정에 따르면 23일 0시부터 지소미아의 효력은 자동 소멸돼야 하지만 이에 대해 유예를 선언한 것이다.

일본이 먼저 대(對)한국 수출 규제와 백색국가(수출심가 우대국) 배제 조치를 철회하지 않으면 지소미아를 종료할 수밖에 없다는 정부의 입장은 석 달 만에 선회했다.

일본 정부가 그동안 거부했던 수출·무역규제 해결을 위한 대화 등에 나서기로 하면서, 우리 정부도 지소미아 종료 결정의 효력을 잠정 동결하는 방향으로 한 걸음씩 물러난 셈이다.

하지만 한국이 스스로 내건 조건(일본의 수출규제 철회)을 충족시키지 못하면서까지 지소미아 결정을 번복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지소미아 종료에 따른 한미 관계 악화 부담을 고려했다고 봐야 한다.

한일 간 지소미아 체결은 미국의 오랜 중재 끝에 나온 결과물이다. 특히 2012년 한 차례 무산됐다가 2016년 다시 추진됐을 만큼 미국이 역점을 뒀던 동아시아 외교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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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뉴시스]박영태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오전 천안 MEMC코리아 제2공장 준공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19.11.22. since1999@newsis.com
미국이 동북아 지역에서 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한미일 안보·국방협력의 상징적 고리로 지소미아를 성사시켰기 때문에 종료 결정에 따른 미국 내 파장은 자명했다.

미국은 한국 정부가 지난 8월22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어 지소미아 연장 거부 의사를 밝힌 직후부터 "종료 결정을 재고하라"는 메시지를 공개적으로, 반복적으로 발신했다.

이후 미국 정부는 국방부 장관, 인도·태평양 사령관, 합참의장,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주한미국대사가 돌아가면서 한국 정부 관계자를 만나 지소미아 유지를 촉구하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달 들어서는 미 의회에서도 지소미아 종료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졌다. 미국 상원은 한국 정부에 지소미아 연장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미 상원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본 회의에서 지소미아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결의안이 전날 발의돼 소관 상임위인 외교위원회을 거쳐 본회의로 회부된 지 하루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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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서 열린 '지소미아 완전종료까지! 12시간 긴급행동 선포 기자회견'에서  아베규탄시민행동 회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2019.11.22.  misocamera@newsis.com
결의안은 한국에 "역내 안보 협력을 저해할 수 있는 잠재적 조치들의 해결 방법을 검토할 것"을 촉구하며 "한일 균열은 역내를 분열시켜 적국들에 힘을 넣어줄 뿐"이라고 지적했다.

결의안 발의에는 밥 메넨데즈 외교위 민주당 간사와 제임스 인호프 군사위원장, 잭 리드 민주당 간사 등 상원 외교위와 군사위 지도부 전원이 초당적으로 참여했다.

대표 발의자인 제임스 리시 외교위원장은 이날 성명을 내고 "지소미아는 미국의 국가 안보와 인도태평양 지역 평화와 안정에 중요하다"면서 "지소미아에 계속 참여할 것을 한국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지소미아가 한일 갈등에서 비화된 양자 간 문제이며 한미 관계와 무관하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과 달리, 미국은 지소미아를 자국의 안보 사안으로 보고 있다는 인식을 명확히 드러낸 것이다.

이 때문에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은 한미동맹에 상당한 후폭풍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의 대중국 견제 장치를 훼손시킨 데 대한 상응조치가 따를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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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시민들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주한미국대사관 인근에서 열린 지소미아 완전 종료를 촉구하는 긴급촛불집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부는 이날 오후 6시께 지소미아 종료 통보 효력 정지 입장을 밝혔다. 2019.11.22. 20hwan@newsis.com
이에 따라 방위비 분담금 협상, 자동차 관세 부과 문제, 북핵 협상 등 외교·안보·통상 전방위적으로 한미 간 현안이 관리 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한국이 지소미아 종료로 한미일 안보 구도에서 뛰쳐나갔다면 미국의 동맹국 관리가 실패한 사례로 남을 것"이라며 "동맹국 관리 차원에서 상징적으로 대응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이날 지소미아라는 틀을 깨지 않기로 선택하면서 한미관계의 균열을 막았다. 다만 지소미아 과정에서 발생한 파열음에서 비롯된 불신이 회복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소미아 종료 결정은 한국이 한미일 3각 안보협력 구도에서 벗어나 동북아 내 미국의 입지를 흔들 수 있는 나라라는 인식을 갖게 된 상징적인 사건으로 미국 조야에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이 수출규제 문제 해결 없이 지소미아 결정을 바꿨다는 정치적 비판을 감수하고서라도 한미동맹의 이익을 우선시한 결정을 내렸다는 점을 미국이 높게 평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 교수는 "정부가 미국으로부터 신뢰받기 위해서 국내 정치적으로 굉장히 큰 부담을 갖고 내린 결정이라 볼 수 있다"며 "그만큼 향후 대미 협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감언론 뉴시스 f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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