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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까지 조타실 지킨 마라도 사고 선장 끝내 숨져

등록 2019.11.25 15:08:18수정 2019.11.25 15: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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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진호 선장, 키 직접 잡고 선원들 먼저 피신시켜

끝까지 의무다하고 구조됐으나 안타깝게도 '운명'

바닷물 휩쓸렸던 기관장 등 뗏목에 의지하다 구조돼

이씨 “10년간 함께 했는데 마음이 너무 아파”

[제주=뉴시스]강경태 기자 = 25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 남서쪽 약 87㎞ 해상에서 어선 창진호(24t·통영선적)가 뒤집어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창진호 기관장 이모(39·경남 통영)씨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9.11.25.  ktk2807@newsis.com

[제주=뉴시스]강경태 기자 = 25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 남서쪽 약 87㎞ 해상에서 어선 창진호(24t·통영선적)가 뒤집어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창진호 기관장 이모(39·경남 통영)씨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9.11.25. [email protected]

[제주=뉴시스]강경태 기자 = “상당히 많은 바닷물이 기관실 문 앞까지 들어와 밖에 나가봤더니 배가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었어요. 바닷물에 휩쓸리자 이대로 죽는다는 생각이 들고 있었는데 선장은 끝까지 구조요청을 보내는 목소리를 들었어요.”

25일 오전 6시5분께 제주 서귀포해양경찰서 상황실로 긴급한 구조 요청이 접수됐다.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마라도 남서쪽 약 87㎞ 해상에 있던 창진호(24t·통영선적·승선원 14명)에서 배가 침수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사고 현장에서 구조돼 제주시내 종합병원으로 이송된 창진호 기관장인 이모(39·경남 통영)씨는 조난 당시 선장 황모(61·경남 통영)씨가 마지막까지 조타실에 남아 “배가 기울어졌다”며 구조 신호를 보냈다고 기억했다. 끝까지 구조를 요청했던 선장 황씨는 구조돼 제주시내 종합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이씨는 전복되기 전까지 사고 상황을 알리는 선장 황씨를 확인했지만, 이씨는 다른 선원들과 함께 바닷물에 쓸려버려 이후 선장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배가 크게 기울자 이씨 등 선원 4명은 어선에 있던 구명뗏목을 붙잡았다. 하지만 구명뗏목이 부풀어지지 않아 구조가 되기 전까지 약 2시간 정도를 표류해야 했다. 이씨 등 동료 선원들은 해경 경비함정이 무사히 구조했다.

이씨는 “바다에서 선원들과 구명뗏목에 의지해 있었고 다른 선원들은 어떻게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며 “하루 이틀 일한 사이도 아니고 10년 간 함께 생활했는데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25일 오전 이날 오전 6시5분께 침수가 진행 중이라는 창진호 선장의 신고를 받은 서귀포해경은 경비함정(5000t급) 등 구조세력을 보내 침수 어선 구조에 나섰다.

당시 창진호에는 선장 황모(61·경남 통영)씨 등 내국인 선원 8명과 선원 N(43)씨 등 인도네시아 선원 6명 등 14명이 승선해 있었다.

구조 당시 의식이 없던 황씨와 강모(69·경남 고성군)씨 등 3명이 인근 종합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구조된 나머지 선원 10명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수색 당국은 경비함정과 민간선박 6척과 항공기 4대를 동원해 실종자 최모(66·경남 고성군)씨에 대한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사고 해역에 바람이 초속 19m로 강하게 불고, 파도의 높이가 4m 이상으로 매우 높게 일고 있는 등 기상상황이 좋지 않아 수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창진호는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침수가 발생했으며, 현재 전복돼 표류하고 있는 상태다. 사고 해역의 수심은 95m로 깊으며, 수온은 21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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