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정 "KBS 과감한 선택, 그 만큼 몸부림치고 있다는 메시지"
최초 여성 메인앵커 '뉴스9' 발탁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새로운 KBS 뉴스9 메인 앵커로 선정된 이소정 기자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주요뉴스 앵커 선정 간담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2019.11.27. [email protected]
이소정 기자가 KBS 최초 여성 메인앵커로 발탁된 소감을 밝혔다.
이 앵커는 27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뉴스9' 간담회에서 "전혀 예상을 못했고, 축하 받을 일인지 아직 잘 모르겠다. 첫 방송 때보다 떨린다"면서 "KBS가 과감한 선택을 해 스스로도 놀랐는데, 그만큼 절실하고 시청자들에게 다가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한게 아닐까 싶다. 앵커 하나 바뀐다고 뉴스가 다 바뀌지는 않지만 이런 과감한 선택 자체가 주는 메시지가 있다. 그만큼 우리가 몸부림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7년 차지만 감히 말 한 번 섞기 힘들었던 후배들에게 기대 이상의 응원 메시지를 받고 있다. 내부적으로 '우리 한 번 해보자'라는 자신감을 얻고, 에너지도 끌어당기고 있다. 내가 스타 앵커도 아니고 KBS 뉴스가 하루아침에 바뀌지는 않겠지만, 시청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대화할 수 있는 앵커가 되고 싶다. 시청자들이 요구하면 받아서 후배들에게 '이런 취재를 해보면 어떨까?'라고 제안하는 중간자 역할을 하겠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새로운 KBS 뉴스9 메인 앵커로 선정된 이소정 기자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주요뉴스 앵커 선정 간담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2019.11.27. [email protected]
이 앵커는 "내가 좋아하는 선배들이 MBN 등에서 단독 앵커로 활약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키우기 보다 외부에서 화제가 된 선배들을 데려온 것 아니냐. 뉴스는 내부적인 노력도 수반돼야 한다. 현장에서 오랫동안 취재해온 나를 발탁했는데, 보도국 전체에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낀 것"이라며 "가수 구하라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때 단발적인 리포트로 끝내기 보다 하나하나 의미를 짚어가면서 깊이있게 다뤘다. 완전히 새롭게 바뀐다고 장담은 못하지만, 작은 변화부터 시작하겠다"고 약속했다.
"친절하게 뉴스를 하고 싶어서 딱딱한 멘트는 다 바꿨다. 문어체가 아닌 구어체로 대화하듯 말하다 보니 첫 방송 때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일곱살 아들이 '엄마 똑똑해보였어!'라고 해줘서 고마웠다"면서도 "너무 많이 웃는 점을 지적받았다. 어색하거나 화가 나도 웃으면서 말한다. 굉장히 심각하고 진지한 뉴스일 때 입꼬리가 올라가 주의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KBS 뉴스9 메인 앵커로 선정된 이소정 기자와 앵커 최동석(오른쪽) 아나운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주요뉴스 앵커 선정 간담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2019.11.27. [email protected]
이 앵커는 "나도 조직원이지만 가슴 아프고 실망할 때가 많았다. KBS에 유독 시청자들이 쓴소리를 하는 건 기대하는 게 많기 때문이다.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고 있고, 정보의 홍수 속에서 공영방송인 KBS는 중심을 잡아야 한다"며 "KBS 기자들의 출입처 폐지는 국장의 지시인데, 전면적인 폐지는 힘들 것 같고 내부적인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 출입처에서 주는 기본적인 정보를 기반으로 한 뉴스를 보도하기 보다, '다른 시각의 기사를 써보자'는 취지다. 'KBS가 말했으니까 맞는거야'라는 반응을 듣고 싶다"고 바랐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엄경철 KBS 통합뉴스룸 국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뉴스9 등 주요뉴스 앵커 선정 간담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2019.11.27. [email protected]
"김종명 보두본부장이 혁신해 새로운 뉴스를 하겠다고 하는데 자신있지는 않다"며 "이미 해볼 건 다 해봤고 정답도 없지만, 위기와 고민 속에서 다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조금 있으면 결과물이 나온다. 구성원들이 열정을 가지고 있으니 조금씩 바뀌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새로운 KBS 뉴스9 앵커로 선정된 최동석 아나운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주요뉴스 앵커 선정 간담회에서 인사하고 있다. 2019.11.27. [email protected]
아내인 KBS 아나운서 출신 박지윤이 응원을 많이 해준다며 "앵커가 된 후 밥을 잘 해준다. 본인이 밤에 집 밖에 못 나가서 섭섭해하지만, 화도 내지 않고 아이들을 잘 봐준다"면서 고마워했다. "어깨가 참 무겁다. 많은 분들이 기대해 내 역할을 잘 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면서도 "이 앵커가 굉장히 와일드한 성격인데, 내가 부드럽게 감싸겠다"고 귀띔했다.
이날 양승동 사장은 앵커들에게 꽃다발을 전달하며 응원했다. "KBS가 근래 크고 작은 실수를 해 시청자들로부터 질책을 받았다"며 "안타까운 시간이 있었지만, 이번주부터 뉴스 앵커가 바뀌면서 새로운 변화를 알리는 신호가 됐다. 최근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이 좋은 평가를 받았고, 예능도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다. 좋은 쪽으로 잘 봐달라"고 당부했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뉴스9 등 주요뉴스 앵커 선정 간담회에서 양승동 KBS 사장이 뉴스9 등 주요뉴스 새 앵커들에게 꽃다발을 전달한 뒤 기념촬영 하고 있다. 왼쪽부터 주말뉴스광장 위재천 기자, 뉴스9 앵커 최동석 아나운서, 뉴스9 메인앵커 이소정 기자, 양승동 사장, 뉴스광장 김도연 아나운서, 주말 뉴스9 박지원 아나운서, 주말 뉴스9 정연욱 기자. 2019.11.27. [email protected]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