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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새 사령탑에 권봉석 낙점…융합형 전략가 (종합)

등록 2019.11.28 19: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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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과 마케팅 겸비한 융합형 전략가…디지털전환 진두지휘 최적임자

현장 경험 풍부한 최고경영자

TV에서 모바일까지 ‘선택과 집중’ 전략 주효

구성원들의 목표지향적 실행력 이끄는 리더십 갖춰

【서울=뉴시스】LG전자 MC/HE사업본부장 권봉석 사장. 뉴시스DB. 2019.03.06.

【서울=뉴시스】LG전자 MC/HE사업본부장 권봉석 사장. 뉴시스DB. 2019.03.06.


[서울=뉴시스] 김혜경 기자 = LG전자의 새 사령탑에 TV와 스마트폰을 총괄해온 권봉석(56) LG전자 사장이 선임됐다. LG그룹은 28일 단행한 정기 임원인사에서 MC/HE 사업본부장인 권 사장을 최고경영자(CEO)에 낙점했다고 밝혔다.

LG전자에 따르면, 권 사장은 기술과 마케팅을 겸비하고 현장 감각까지 갖춘 '전략가'로 통한다. 부산 출신으로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후 1987년 LG전자에 입사해 전략, 상품기획, 연구개발, 영업, 생산 등 사업전반의 밸류 체인(Value Chain)을 두루 경험하며 사업가의 길을 밟아왔다.

권 사장은 디지털전환의 핵심요소들인 빅데이터, AI, 연결, 콘텐츠 등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역량을 갖추고 있어 글로벌 IT기업들의 핵심과제인 디지털전환의 최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올해 MC사업본부장과 HE사업본부장을 겸임하며 1주일에 하루만 여의도 본사인 트윈타워에 출근할 정도로 현장인 평택과 마곡을 챙겼다. 현장을 찾아 TV, 스마트폰, 모니터 등 여러 제품의 품질과 업계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전략의 해답은 현장에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기술과 마케팅 겸비한 융합형 전략가…디지털전환 진두지휘 최적임자
 
권봉석 사장은 1987년 LG전자(당시 금성사) 사업기획실에 입사해 7년간 전략과 기획 역량을 착실히 다진 후 현장에 뛰어들었다. 미국에서 미국 자회사 제니스의 디지털 TV 원천기술을 비롯해 PC와 IT 관련 기술 등을 섭렵하며 기술 전문성을 높였다
 
2001년에는 모니터사업부로 옮겨 시장과 제품에 대한 기획역량을 키웠고, 2005년부터 유럽 디스플레이 사업의 전진기지였던 웨일즈생산법인장을 2년간 역임하며 제조 역량을 쌓았다.

권 사장은 IT∙디스플레이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2007년 부장 직급으로는 이례적으로 신설 부서인 모니터사업부의 수장을 맡았다. 세계 최소 두께의 LCD 모니터 등 혁신적인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LCD 모니터를 세계 1위에 올려놓았다.
 
2014년에는 (주)LG 시너지팀장을 맡으며 LG그룹 계열사 간 융복합 시너지를 내는 일에 집중하며 거시적 사업 안목을 넓혔다.
 
2015년부터 HE사업본부를 맡아 올레드 TV와 슈퍼 울트라HD TV 등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차별화에 성공하면서 TV사업의 체질과 수익구조를 한층 강화했다.
 
권사장이 집중한 올레드 TV 는 컨슈머리포트, 리뷰드닷컴 등 세계 유수의 평가기관들로부터 최고의 평가를 받으며 프리미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TV에서 모바일까지 ‘선택과 집중’ 전략 주효
 
권봉석 사장은 어려운 사업을 맡을 때마다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성과를 보여줬다. HE사업본부장에 부임한 첫 해인 2015년 상반기에는 본부가 영업적자를 냈다. 2011년 23조9030억원이던 매출은 2015년 17조4000억원대로 급감했다.
 
이 때 권 사장은 HE사업본부의 체질 전환을 위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내세웠다. 이익이 나지 않는 제품들은 과감하게 정리하고 불필요한 제품은 개발하지 않았다.
 
일례로 화면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 중심부를 움푹 들어가게 한 ‘커브드 TV’를 과감하게 포기했다. 2013년 초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차세대 TV’라며 동시에 커브드 TV를 출시했지만 권 사장이 사업본부장을 맡은 뒤 커브드 TV 판매를 중단시켰다. TV는 거실에서 가족이 함께 보기 때문에 한 명의 시청자에게만 초점을 맞춘 커브드 TV가 주력 제품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권 사장 판단에는 늘 고객이 중심에 있다. 그의 예상대로 커브드 TV는 시장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그는 대신 올레드 TV에 집중했다. 2013년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올레드 TV는 프리미엄 TV로 확고히 자리잡으며 국내외 TV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부터 MC사업본부장과 HE사업본부장을 겸임하고 있는 권봉석 사장은 스마트폰 사업에서도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가 MC사업본부장을 맡은 올해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평택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전했다. 생산시설과 인력을 재배치를 통해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글로벌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취지다.
 
또 LG전자는 내년 스마트폰 사업에서 제조업자개발생산(ODM)을 보급형 제품에서 중가대 제품까지 확대한다. 스마트폰 라인업의 가격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개발 역량을 프리미엄 제품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올해 LG전자 MC사업본부는 5G 서비스의 본격적인 개시에 맞춰 멀티태스킹에 최적화된 LG 듀얼 스크린을 선보이며 고객들의 호평을 이끌어 냈다.
 
◇구성원들의 목표지향적 실행력 이끄는 리더십 갖춰
 
권봉석 사장은 강한 실행력을 바탕으로 관련 조직들과 구성원들이 목표 지향적으로 움직이도록 지휘하는 리더십을 갖추고 있다.
 
그는 MC사업본부를 맡은 후 첫 신년사에서 "MC사업본부의 턴어라운드는 '우리'가 아닌 '내 이름을 걸고 내가 한다'라는 주인의식을 가지고 임해달라"며 구성원 하나하나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했다.
 
한편 LG그룹이 핵심 계열사인 LG전자 CEO에 50대 젊은 인재를 전격 발탁한 것은 구광모 LG 회장의 '뉴 LG'로 거듭나기 위한 세대교체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1963년생인 권 사장이 CEO에 오름으로써, LG전자 뿐 아니라 다른 계열사에서도 그보다 나이가 많은 임원들이 스스로 물러나면서 자연스럽게 '젊은 리더십'이 구축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그간 TV와 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해온 권 사장이 LG전자의 수장에 낙점된 것은 적자를 거듭하고 있는 스마트폰 사업에서 반등을 꾀하고, 삼성전자와의 차세대 TV 시장 경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LG전자는 연결기준 올 3분기 매출 15조7007억원, 영업이익 7815억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거뒀지만, MC사업본부는 161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스마트폰 사업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권 사장은 최근 듀얼스크린 스마트폰 V50씽큐을 출시해 스마트폰 사업 개선의 신호탄을 쐈지만,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부활을 이끌 수 있을지가 과제다. 또 삼성전자와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는 차세대 TV로 불리는 8K TV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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