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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남미로 무역戰 확대…브라질·아르헨티나에 깜짝 관세(종합)

등록 2019.12.03 09:3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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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과 아르헨티나, 통화의 엄청난 평가절하 주도"

"두 나라의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 즉시 복원"

[런던= AP/뉴시스] 런던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의 앤드루공군기지에서 대통령 전용기를 향해 걸어가는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2019.12.03.

[런던= AP/뉴시스] 런던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2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의 앤드루공군기지에서 대통령 전용기를 향해 걸어가는 트럼프 대통령과 멜라니아. 2019.12.03.

[런던/서울=뉴시스] 이지예 남빛나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철강·알루미늄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다시 발표했다. 한동안 관세폭탄을 자제하는 듯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남미로 전선을 확대하며 또 무역전쟁에 나선 모습이다.

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그들 통화의 엄청난 평가절하를 주도해 왔다. 이는 우리 농부들에게 좋지 못하다"며 "따라서 이들 나라로부터 미국으로 보내지는 모든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복원하겠다. 즉시 효력을 가진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2018년 3월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 각각 25%, 10%의 관세 부과를 부과했다. 이후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한국, 유럽연합(EU) 등과 함께 해당 관세를 면제받아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시장은 2018년 3월 1일 관세를 발표한 이래 21% 정도 상승했다"며 "미국은 막대한 양의 돈을 취하고 있다(일부는 우리 농민들에게 주어지고 있다. 이들은 중국의 표적이 돼 왔다)!"고 강조했다.

갑자기 관세 부과 대상이 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당황한 기색을 내비쳤다.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리며 트럼프 대통령과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온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현지 라디오 이타티아이아와의 인터뷰에서 "그들(미국)의 경제는 우리와 비교할 수 없다. 몇 배는 더 크다. 이번 일을 보복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3월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보우소나르 이름이 새겨진 미국 축구 국가대표 유니폼을 선물하고 있다. 두 정상은 회담 이후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양국은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독재 정권을 끝내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할 것"이라며 공조의 뜻을 밝혔다.'브라질의 트럼프', '남미의 트럼프'라는 별명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첫 양자 외교로 미국을 공식 방문했다. 2019.12.03.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3월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앞서 보우소나르 이름이 새겨진 미국 축구 국가대표 유니폼을 선물하고 있다. 두 정상은 회담 이후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양국은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독재 정권을 끝내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할 것"이라며 공조의 뜻을 밝혔다.'브라질의 트럼프', '남미의 트럼프'라는 별명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첫 양자 외교로 미국을 공식 방문했다. 2019.12.03.

단테 시카 아르헨티나 생산노동부 장관은 이번 문제와 관련해 미국 측에 대화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BBC가 전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과 관련한 질문에 "알루미늄?"이라고 되물으며 뜻밖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사실이라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하겠다. 나는 그와 대화할 수 있는 열린 채널이 있다"고 말했다.

시카 장관도 이번 결정을 "아예 예상하지 못했다"며 "나는 지난주에 워싱턴에 있었고 거기에서 많은 사람과 대화했다.  (관세) 변화가 있으리라는 어떠한 신호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결정은 과거 합의나 정치적 동맹도 미국의 갑작스러운 무역갈등으로부터 보호막이 돼주지 못한다는 걸 보여준다고 NYTS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환율 문제를 거론한 건 최근 브라질 헤알화, 아르헨티나 페소 가치가 연일 떨어져서다. 달러 대비 헤알화는 지난주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고 경제 위기에 놓인 아르헨티나의 페소 가치도 약화했다.

이로 인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상품 가격이 싸진 건 사실이다. 브라질은 무역전쟁으로 중국이 미국산 농산물의 구매 규모를 줄인 덕도 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WSJ)이 인용한 미 농무부 자료에 따르면 5월 기준 9개월 동안 중국이 수입한 대두의 77%가 브라질산이다. 과거에는 40% 수준이었다.

하지만 경제 전문가와 정부 관리 모두 이들 국가가 통화를 조작했다는 주장에 반대한다고 NYT는 전했다. WSJ도 양국이 자국 통화를 조작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동의하는 전문가와 분석가는 거의 없다고 보도했다.

통화조작은 국제시장에서 상품 가격을 인위적으로 싸게 만들기 위해 미국 달러를 구매해 자국 통화 가치를 떨어트릴 때 발생한다. 환율조작국을 지정하는 미 재무부의 환율보고서에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등장하지 않았다고 WSJ은 전했다.

이들 국가의 화폐가치는 미약한 경제성장세와 정치적 불안 속에서 하락했다.

특히 극심한 경제위기를 겪어온 아르헨티나는 10월 대선에서 4년 만에 좌파 정부가 복귀하면서 정치 불안이 현실화했다.

만약 관세가 현실화한다면 남미의 두 경제대국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는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NYT는 전망했다. 양국은 이미 높은 실업률과 빈약한 성장세에 직면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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