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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필리버스터에 軍 '징병 중단' 초유 사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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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12-04 06:00:00
헌재 헌법불합치 결정 따른 대체입법 과정, 국회 교착상태에 중지
병역법 개정안과 대체역법 제정안 통과 불발 시 병무 행정 중단
연내 해당 법안들 통과 안 되면 현역-보충역 판단 근거 사라져
내년 1월 제대하는 군인들, 예비역 편입되지 않는 사태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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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종철 기자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필리버스터를 보장하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2.03. jc4321@newsis.com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자유한국당이 국회 본회의에 오를 민생법안에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신청한 가운데 법안 목록 속 병역법 개정안이 주목을 받고 있다. 양심적 병역 거부자의 병역 이행을 다루는 병역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징병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3일 국방부 등에 따르면 헌법재판소의 헌법 불합치 결정에 따라 '대체역'이라는 병역 종류를 신설하기 위한 병역법 개정안이 필리버스터 대상 법률안에 포함돼있다.

이 개정안은 헌재 결정에 따른 대체입법 과정이다. 헌재는 지난해 6월28일 헌법 상 양심의 자유에 따른 병역 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 제도가 없다며 현행 병역법 5조를 헌법 불합치 결정했다.

이에 따라 국방부와 국회는 그간 양심적 병역 거부자를 위한 '대체역'을 신설하고 대체역과 현역, 예비역, 보충역 간 병역 의무 형평성을 확보하는 내용의 입법을 추진해왔다.

병역법 개정안에는 병역의 종류에 대체역을 추가하고, 전시나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에도 대체역에게는 무기·흉기를 사용하거나 이를 관리·단속하는 행위를 시키지 않도록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병역법 개정안과 함께 마련된 '대체역의 편입 및 복무 등에 관한 법률 제정안'에는 대체역 복무기간을 36개월로 정하는 내용, 그리고 교정시설 등 대체복무기관에서 복무하도록 하되 무기나 흉기를 사용하거나 이를 관리·단속하는 행위를 시키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같은 내용의 법안들이 한국당의 무제한 토론 목록에 포함되면서 국방부와 병무 당국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어서지 못하면 자칫 병무 행정 자체가 마비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법안들이 올 연말까지 통과되지 않으면 병역의 종류를 다루는 병역법 5조가 아예 사라지는 일이 벌어진다. 병역법 5조는 현역과 예비역, 보충역 등의 개념이 설명돼있는데 이 조항은 올 연말까지만 유효하다. 현재 병역법 5조 아래에는 '위 조항은 2019년 12월31일을 시한으로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계속 적용된다'는 문구가 적혀있다.

이 때문에 두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당장 내년부터 징병 검사를 할 수 없게 된다. 징병 검사를 통해 현역과 보충역, 병역 면제 등을 판정해왔는데 징병 검사의 근거 조항 자체가 사라지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징병 검사는 매년 2월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당장 1월1일부터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정상적인 병무 행정이 불가능해지는 것은 사실이다. 2월까지도 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징병 검사는 실시하되 현역·보충역·면제 여부 판정은 보류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또 매달 약 2만명이 입영하지 못하게 돼 병력 부족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하나 곤란한 점은 현역 복무를 마치고 제대하는 사람이 예비역에 편입되지 못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병역법 5조는 예비역을 '현역을 마친 사람'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5조 자체가 사라지니 예비역 편입도 불가능해진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1~2월은 방학기간이라 대학 재학생들이 입영을 선호하는 기간"이라며 "징집 절차 중지에 따른 휴학기간 연장 등으로 군 입대를 준비한 청년들의 인생 설계에 차질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또 "복무 부적합이나 신체 장애와 심신 장애로 군 복무를 지속하기 어려운 사람들에 대한 현역 복무 부적합 처분이나 의병 제대 처분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며 "국민 불편이 급증하고 군 내 혼란 발생이 우려되므로 연내 법률 제·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a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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