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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대로]아베도 헷갈린 방사포와 탄도미사일, 뭐가 다르길래

등록 2019.12.08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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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아베, 방사포탄과 탄도미사일도 구분 못 해" 입씨름

방사포와 미사일 모두 로켓의 일종…비행 방식 등에 차이

탄도미사일은 로켓형 추진 장치 활용, 상승 후 유도 기능

일반적인 방사포는 유도 기능 없어 발사 후 조작 불가

北 초대형 방사포는 유도 기능 갖추고 파괴력도 상승해

류성엽 "분류로 보면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볼 수 있다"

김동엽 "오히려 방사탄도미사일이 정확한 표현일 수도"

【서울=뉴시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방과학원에서 진행한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참관했다고 조선중앙TV가 29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19.11.2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방과학원에서 진행한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참관했다고 조선중앙TV가 29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19.11.2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북한 외무성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초대형 방사포와 탄도미사일을 놓고 한바탕 입씨름을 벌인 가운데 두 무기의 차이점이 정확히 뭔지 헷갈린다는 사람들이 많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28일 북한의 발사체에 대해 "북한의 거듭되는 탄도미사일 발사는 우리나라(일본)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 심각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이에 북한 외무성 일본 담당 부국장은 같은 달 30일 발표한 담화에서 "방사포와 미사일도 구분할 줄 모른다"고 응수했다. 이어 "아베는 진짜 탄도미사일이 무엇인지 오래지 않아, 그것도 아주 가까이에서 보게 될 수도 있다"며 "그때 가선 방사포탄과 탄도미사일이 어떻게 다른 것인지 잘 대비해보고 알아둘 것을 권고한다"고 비꼬았다.

발사체가 탄도미사일로 규정될 경우 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게 된다. 이 때문에 대북 제재를 질색하는 북한으로선 탄도미사일이 아닌 초대형 방사포라고 반박할 필요가 있었다. 반면 북한과의 당면한 협상 등이 없는 일본으로선 발사체를 자기들 관점에서 해석할 자유가 있었던 셈이다.

최근 북한이 발사한 초대형 방사포의 특성 자체가 탄도미사일로의 착각을 유발했을 가능성도 크다. 초대형 방사포는 직경 600㎜의 초대형 로켓 발사관 4개를 묶어 이동식 발사 차량에 탑재한 일종의 다연장 로켓이다. 구경 600㎜는 세계 최대 규모다. 연속 발사 간격은 8월 이후 4차례 시험 발사를 거치며 30초까지 단축됐다. 사거리는 400㎞에 달해 남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 방사포와 미사일은 모두 '로켓'의 일종이다. 안제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평화전략연구실장이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 발사가 이어지던 9월 민주평통 블로그에 게재한 설명에 따르면 로켓은 하단부에 고온·고압을 내면서 연소하는 추진체를 가진 비행물체다. 로켓은 일반적인 포탄과 달리 화약이 폭발하면 그 힘에 의해 나머지 거리를 날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체 추진체가 연소하는 힘으로 비행한다.

이 로켓 중에서 탄두(머리) 부분에 유도장치가 있어 목표에 도달할 때까지 방향이 안내되는 무기가 바로 '미사일'이다. 미사일에는 미세한 각도를 조절하기 위한 날개가 몸체에 달려있는 경우도 있다.

미사일 종류에 따라 추진 장치에 차이는 일부 있다. 로켓형 추진 장치는 비행궤적이 포물선을 그리면서 일정 정점에 이른 후 목표를 향해 하강하는 '탄도미사일'에 주로 쓰인다. 수평으로 비행하면서 목표물을 찾아 날아가는 '순항미사일'에는 제트엔진이 장착된다.

방사포 역시 로켓형 추진 장치를 사용하는 것은 탄도미사일과 동일하다. 하지만 일반적인 방사포에는 유도 기능이 없다. 방사포는 일반적인 포와 마찬가지로 포신(砲身)으로부터 발사되면 포신의 방향과 각도에 따라 날아간다.

【서울=뉴시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방과학원에서 진행한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참관했다고 조선중앙TV가 29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19.11.29.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방과학원에서 진행한 초대형 방사포 시험사격을 참관했다고 조선중앙TV가 29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2019.11.29.  [email protected]

이 때문에 일반적인 방사포는 포와 비슷하게 생긴 발사관을 활용한다. 또 몸체에 날개가 없거나 있다고 해도 고정돼 일단 발사하면 방향 수정이 불가능하다. 아울러 미사일이 탄두의 무게가 무겁고 비행거리도 길며 폭발력이 큰 데 비해 일반적인 방사포는 사정거리나 파괴력이 탄도미사일에 훨씬 못 미친다.

하지만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는 날개에 의해 비행 중 방향을 일부 전환할 수 있다. 또 초대형 방사포들은 비행거리와 파괴력이 미사일만큼은 아니지만 기존의 방사포에 비해 비약적으로 향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가 탄도미사일과 방사포의 일종의 혼종(混種)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아베 총리의 발언과 북한 외무성의 발표가 서로 다른 점도 이런 이유에서 비롯된다.

전문가들 역시 북한의 초대형 방사포를 탄도미사일에 가까운 무기로 보고 있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뉴시스와 통화에서 "일본은 레이더로만 상황을 파악했을테고 그래서 항적만 보고 미사일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사실 분류로 보면 최근의 초대형 방사포는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정확하게 말하면 방사포도 틀렸고 탄도미사일도 틀린 것"이라며 "오히려 '방사탄도미사일'이 정확한 표현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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