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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좌관 급여 착복' 광주시의회 자정노력 번지수 맞나

등록 2019.12.08 10:5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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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 위치 의원 상대로만 비리방지 확인서 받아

비판 여론에 중국 AI산업 연수도 갑자기 취소

[광주=뉴시스] 광주시의회. mdhnews@newsis.com

[광주=뉴시스] 광주시의회. [email protected]


[광주=뉴시스] 맹대환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소속 광주시의회 나현 의원의 보좌관 급여 착복으로 비난 여론이 확산되자 광주시의회가 내부 자정에 나섰으나 다소 엉뚱한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8일 광주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는 지난 6일 전체 의원 23명을 대상으로 보좌관에게 금품을 요구하거나 받은 적이 없으며 향후 관련 문제가 드러날 경우 자진사퇴하겠다는 확인서에 서명을 받았다.

나 의원의 보좌관 급여 착복으로 비판 여론이 비등해지자 전수조사를 한 것이지만 뒷북인 데다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는 지적이다.

나 의원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0월까지 11개월 동안 장기간에 걸쳐 보좌관의 급여를 착복했는 데도 시의회는 전혀 파악하지 못하는 등 자정기능이 작동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이번 전수조사가 '을'의 위치인 보좌관이 아닌, '갑'의 입장인 시의원들을 상대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조사의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내부 비판이 제기된다.

시의원들의 부당한 요구나 비위행위를 조사하기 위해서는 '을'의 위치에 있는 보좌관들을 상대로 익명을 전제로 구체적인 실태조사를 해야 함에도 단순하게 시의원들의 확인서로 마무리했기 때문이다.
 
광주시의회 한 관계자는 "갑질 실태조사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피해자 입장에서 진행하는 것이 기본이다"며 "의원들의 확인서로 전수조사를 마무리 한 것은 비판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형식적인 제스처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의회는 광주시의 핵심정책 중 하나인 인공지능(AI) 사업을 검증하기 위해 계획했던 중국 산업현장 연수도 보좌관 급여 착복으로 안팎의 시선이 따갑다는 이유로 취소했다.

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의원 6명과 AI산업에 관심이 있는 의원 2명 등 8명은 오는 22일부터 28일까지 중국을 방문할 계획이었다.

방문 기간 알리바바 클라우드 홍보관과 칭화대 인공지능반도체연구소, 지하철역 안면인식 시스템, 이메이텐 인공지능시장, 딥블루 테크놀로지, 중국건설은행 상해무인지점, AI알고리즘을 활용한 발광 횡단보도 등 중국의 주요 AI산업현장을 견학할 예정이었다.

광주시가 내년도 예산안에 인공지능 사관학교 설립예산 80억원과 인공지능산업 육성예산 56억원을 편성한 데 대해 광주시의회는 구체성이 떨어진다고 견제하고 있다.

이번 연수를 두고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시의회 해외연수 심의위원회는 시의적절하다는 평가를 했고,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과 정의당 광주시당도 타당성을 인정했다.

중국 방문을 앞두고 연수에 참여할 의원들은 국내 AI산업현장을 견학하는 한편 중국 방문 기관이나 연구소의 자료를 사전조사해 파악하는 등 연수 준비도 마쳤으나 일방적인 취소 통보에 허탈해 하고 있다.

광주시의회 한 의원은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AI사업이 별다른 검증 없이 진행되고 있어 의회 차원의 감시와 견제가 필요해 AI산업이 앞선 중국 연수를 계획하고 이미 심의까지 마쳤다"며 "보좌관 급여 착복 문제로 여론의 뭇매를 맞자 의회가 연수를 취소한 것은 의무를 방기한 것이다"고 비판했다.  

광주시의회는 중국 AI연수 취소 논란이 제기되자 오는 9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한편 광주시선관위는 나 의원의 보좌관 급여 착복과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와 보좌관 채용 문제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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