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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김용균 1주기 추모제…"위험한 일 안할 권리 달라"

등록 2019.12.08 19:3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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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위, 8일 오후 5시 광화문광장서 진행

나레이션·낭독극 공연 형태…리본 묶기도

어머니 "용균이처럼 죽는 사람 엄청 많다"

"각종 노동법 개악…文정부, 1년간 뭐했나"

오전 11시 마석 모란공원서 추도식 열어

[서울=뉴시스] 최서진 수습기자='고(故) 김용균 1주기 추모위원회'가 8일 오후 5시께 서울 종로구 고 김용균 추모분향소에서 1주기 추모제를 진행했다. 2019.12.08. westjin@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서진 수습기자='고(故) 김용균 1주기 추모위원회'가 8일 오후 5시께 서울 종로구 고 김용균 추모분향소에서 1주기 추모제를 진행했다. 2019.12.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창환 기자, 최서진 수습기자 = "아 균아 전화 좀 받아봐라 제발."

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고(故)김용균 노동자 1주기 추모제'는 한 남성의 나레이션으로 시작됐다.

'(김용균)사수' 역할의 목소리 뒤에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거예요, 엄마가 기다릴텐데"라는 '김용균' 역할의 낭독이 더해지면서 사고 당시를 떠올리는 듯한 인상을 줬다.

고인은 사망 다음날인 지난해 12월11일 오전 3시23분께 연료공급용 컨베이어 벨트에 끼인 채로 직장동료에게 발견됐다. 당시 김씨는 협력업체인 한국발전기술 소속으로 석탄운송 관련 작업을 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

'고 김용균 노동자 1주기 추모위원회(추모위)'는 이날 오후 5시께 추모제를 열었다.

고인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이날 "사람은 태어나서 당연한 권리를 누리고 살아야 한다. 그런데 우리 아들은 구조적인 사회 문제로 너무 어린 나이에 목숨을 잃었다"며 "위험한 일을 안 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져야 하는데, 그 권리가 없어서 죽었다. 이렇게 용균이처럼 죽는 사람은 엄청 많다"고 입을 뗐다.

김씨는 이어 "이런 사회가 정말 저한테는 놀라운 사회였다. 앞으로 이 어둠을 거둬내는 건 역시 아무도 해주지 않는다"며 "이걸 만드는 건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이다. 우리 서민들이 헤치고 나가 쟁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를 맡은 김지연 한국노동보건활동연구가는 "1주기가 됐지만 여전히 비정규직 문제는 심각하다"며 "우리가 봤듯이 통계 숫자로 하루에 3명씩 일터에서 죽는다. 이 사건이 신문을 빼곡히 채울 동안에도 사건은 해결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1년간 문재인 정부는 어땠느냐. 탄력근로제 확대를 비롯해 각종 노동법 개악이 이뤄지고 있다"며 "자살하지 않는 일터를 만드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인가. 1년에 2000건이 넘는 산재사고를 이제는 강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날 추모제는 '낭독극 공연' 형태로 진행됐다. 김미숙씨를 연상케 하는 '어머니' 역할의 한 여성이 "아이가 까칠하니 말랐더라고요. 저번에 통화로 힘들다고 하더라고요"라며 당시 발전소 노동자로 일했던 김씨의 심경을 그렸다.

악몽에서 깬 연출 속에서 이 여성은 "월급 탔다고 화장품까지 사가지고 왔는데, 그렇게 아들 얼굴 만지려는데 눈이 떠졌다"며 "영원히 깨지 말 걸. 가슴을 쥐어뜯으며 눈물을 흘렸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저는 하루에도 몇 번씩 죽었다, 살았다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추모제에 참석한 경기도 용인 소재 발전소 노동자 김성원씨는 "엊그제에도 우리 회사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했었다"며 "짧은 삶을 살다 간 고인의 희생으로 현장이 바뀌고 실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현장에서는 30여명의 추모제 참가자들이 보라색 리본을 묶고, 손을 맞잡거나 기도하는 식의 추모 표현도 볼 수 있었다.

한편 추모위는 이보다 앞선 이날 오전 11시께 경기도 남양주 마석모란공원에서 1주기 추도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추모위는 "'고 김용균 사망사고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석탄화력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의 진상조사 결과는 보고서로만 존재할 뿐"이라며 "정부의 이행의지는 보이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윤보다 생명을 보장하는 법과 제도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용균이를 마음에 담고 싸워나갈 것"이라며 "특조위의 권고안을 문재인 정부가 하루라도 빨리 이행할 것을 다시 요구한다. 위험의 외주화를 금지하겠다는 대통령의 약속을 지킬 것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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