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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알아인]'인싸 밴드' 아도이...통념깬 흥미로운 실험 ‘비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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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9-12-09 09:21:16  |  수정 2019-12-10 12:12:39
결성 4년·데뷔 2년6개월 만에 첫 정규 '비비드' 발매
해외 음악 시장 개척 태국 등 동남아시아서도 큰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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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아도이. (사진 = 아도이 제공) 2019.12.09 realpaper7@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K팝이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아이돌 일변도처럼 보이는 흐름에 대해서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한국 대중음악 신(scene)의 생태계는 다양하게 확장되고 있다.

특히 인디 신에서 여러 팀들이 백화제방중이다. 뉴시스는 음악만을 품에 안고 달리는 개성적인 인디 밴드들을 톺아보는 시리즈 '혼자 알기 아까운 인디 밴드'(혼알아인)를 연재한다. ※

첫 주자로 인디밴드계에서 대세로 떠오른 4인 밴드 '아도이(ADOY)'를 만났다.

아도이는 현재 인디음악계에서 '리트머스 시험지'로 통한다. 프로모션, 글로벌 진출 등에 용의한 대형 기획사에 속하지 않고 자생 레이블을 꾸렸다. 자신들이 하고 싶은 음악을 하면서도 먹고 살아갈 수 있을 지에 대해 아도이가 앞장서서 실험하고 있다. 이 팀은 스스로를 '커머셜 인디'로 규정한다. 자신들의 색깔을 유지하면서도 상업적으로 호소력을 갖고 싶다는 바람 때문이다.

이런 아도이 멤버들을 최근 홍대 앞에서 만나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었다. 작년 11월부터 월급제를 시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수입이 고정돼 있지 않기 때문에 매달 정액으로 지급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정 정도 수입이 보장되는 구조라 가능한 실험이다.

2000년대 중반 '한국 인디계의 슈퍼밴드' 언니네 이발관이 실험했던 형태다. 영세한 상황에서 음악을 할 수밖에 없는 인디 밴드에게는 소액이라도 꾸준히 보장되는 것이 필요하다. 아도이도 다른 밴드들처럼 크라우드 펀딩 '텀블벅'을 통해 앨범을 냈고, CJ문화재단 등의 지원을 받아 콘서트를 열어왔다.

박근창(드럼)은 "1년 넘게 월급을 받아 오니까, 더 잘 자리를 잡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말했다.

그간 리더 오주환(보컬·기타)은 KBS 2TV '생생정보통' 리포터, 남성잡지 모델 등 밴드 외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직장 생활을 병행하고 있는 정다영(베이스·보컬)은 올해까지만 회사를 다닐 것을 두고 고민하고 있다.

아도이는 수익을 전부 나누는데만 할애하지 않는다. 일정 금액은 포트폴리오 투자도 한다. 자신들의 음악적 발전을 위해서다. 오주환은 "성장을 위한 밸런스를 맞출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2015년 12월 결성부터 아도이는 크게 주목 받았다. 인디 신에서 각자 밴드에서 활약하며 이름 난 이들이 뭉쳤기 때문이다. 약간의 멤버 조정을 거쳐 현재 '이스턴 사이드킥'·'스몰오'의 오주환, 이스턴 사이드킥의 박근창, '프럼 디 에어포트'의 지(신시사이저), '도나웨일'·'트램폴린'의 정다영 등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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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아도이. (사진 = 아도이 제공) 2019.12.09 realpaper7@newsis.com
이들이 결성 4년 만에 발매한 첫 정규 앨범 '비비드(VIVID)'는 매끈한 팝 앨범이다. 이들이 '인싸 밴드'로 자리매김한 이유가 음악임을 새삼 절감 하게 만든다.

지난 두 장의 EP '캡틴(CATNIP)'과 '러브(LOVE)'는 또렷하면서도 몽환적인 사운드를 들려줬는데, 이번 앨범은 신스팝을 기반 삼아 아도이가 잘할 수 있는 것, 실험할 수 있는 것 등을 모두 아우른다. '비비드'라는 앨범 제목처럼 선명하고 생동감이 넘친다. 호리호리한 음악들은 공중에 떠 있는 듯한 부유감을 안기지만 어느덧 따듯함이 스며 들어 있다. 

'레몬' '풀'은 아도이의 인장이 분명한 곡이다. '포터(Porter)'는 아도이에게는 새로운 작업 파트너인 래퍼 우원재가 피처링을 해 신선하다. '스윔'에는 왈츠 요소를 도입했다. 연주곡 '문댄스'도 앨범의 결을 풍성하게 만든다. 오주환은 "기존 색깔을 지키면서 새로운 도전을 통해 진화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했다. 

앨범은 이미지적으로도 완결성을 갖춘다. 2017년 5월 발매한 데뷔 EP '캡틴' 때부터 커버 작업을 해온 아오키지(옥승철) 작가가 이번에도 함께 했다. 싱글 커버까지 아오키지의 다섯 개 작품이 아도이 앨범의 얼굴이 됐다. 아도이 외에도 아오키지 작가와 작업을 원하는 뮤지션들이 줄을 섰다. 하지만 작가의 본 작업 일정이 빠듯해서 성사되기 힘들다. 그런 와중에 아도이와 의리는 계속 지켜나가고 있다.  

점차 대중음악 신에서 아도이의 인장이 분명해지면서 "프로 의식이 생겨나고 있다"고 지는 말했다. "예전의 저희라면 우원재 씨랑 피처링은 상상도 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앨범 작업은 후회 없이 해서 마음이 편해요. 저희가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죠. 다만 앞으로 더 발전된 계기가 많을 것이라 기대해요."

오주환은 첫 정규 앨범을 낸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힘 주어 말했다. "인디 밴드들이 전력투구를 한 다음 사라지는 경우를 많이 봤거든요"라며 의지를 다졌다.

아도이는 해외 음악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팀이기도 하다. 홍콩, 태국, 베트남, 대만, 싱가포르 등을 도는 아시아 투어를 성료했다. 태국에서는 이미 팬덤이 구축한 상황이며 내년에는 필리핀, 인도네시아에서도 공연할 예정이다. 러시아 공연도 타진하고 있다.

오주환은 "아시아에서 우리 음악이 상승세인데 아이돌과 메이저뿐만 아니라 음악적으로 다양한 팀이 활약해야 한다"면서 "대만과 홍콩은 음악의 작은 신(scene)들이 있어서 잘 교류되고 있어요. 큰 비즈니스 말고 밴드 뮤직의 시스템이 다양화돼 있죠"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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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아도이. (사진 = 블립 매거진 제공) 2019.12.09 realpaper7@newsis.com
아도이에게서 더 특기할 만한 점은 단순히 자신들의 음악을 K팝의 한 부류로 한정짓지 않는다는 점이다. '원 아시아 마켓'의 테두리로 보는 글로벌 시선을 견지하고 있다.

지는 영국 출신으로 도회적 팝을 들려주는 '프렙', 태국의 인디 팝 기타리스트 품 비푸릿을 좋아하는 음악팬들이 자신들을 지지해주다면서 "초국적인 알고리즘이 만들어지는 것 같다"고 봤다.

이렇게 상승세임에도 아도이는 더 좋은 환경에서 음악을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중이다. 민주주의, 사회주의, 개방형 사회주의, 자본주의 등 밴드 형태의 실험을 지금도 지속하고 있다. 

오주환은 "저희가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감사한데, 조금 더 원하는 사이즈로 콘서트 연출을 하고 조금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팬들의 수가 더 늘어야 한다"고 했다. "어쩔 수 없이 항상 불안해요. 저희가 당분간 쉽게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는 코어 팬 1000명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팬들이 점차 생겨나서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어요."

팀명 아도이의 영감을 얻게 해준 자신의 반려묘 요다(YODA)(아도이(ADOY)는 요다의 스펠링을 거꾸로 배열해서 만들었다)가 잘 지낸다며 안부를 전한 오주환은 자신들도 쉼표를 찍고 갈 예정이라고 했다. 그래서 내년 1월 네 멤버가 모두 휴가를 떠난다. 잘 나갈 때, 오히려 호흡을 고르는 모습에서 이 팀의 긴 생명력을 본다.

오주환은 "계속 나아기만 하니까 '번아웃'이 올 수도 있다는 걱정이 들었어요. 그래서 쉬어야 할 때라고 생각했죠. 탄력이 끊길까 불안하기도 하지만 중간에 주변을 돌아보고 나아가는 것이 더 오래 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다영도 "가장 중요한 것은 멤버들의 건강"이라면서 "한발 쉬어가는 것이 더 멀리 갈 수 있는 길"이라고 믿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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