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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인생 짧다, 도전하고 모험하라!...영화 '시동'

등록 2019.12.13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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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영화 '시동'. (사진=NEW 제공) 2019.12.1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영화 '시동'. (사진=NEW 제공) 2019.12.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영원한 건 없다. 시간은 속절없이 간다. 불꽃처럼 살다가 바람처럼 사라지는 게 인생이다.

그걸 잘 알면서도 현재의 행복을 온전히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 치의 빈틈도 없는 사회, 톱니바퀴처럼 똑같이 굴러가는 일상에서 꿈을 잃은 채 살아가는 것이다.

'시동'은 세상의 파도에 쓸려 심신이 지친 현대인들에게 위안을 주는 영화다. 평범한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가 잔잔하게 펼쳐진다.

 '택일'(박정민)은 어설픈 반항아다. 하고 싶은 건 해야 하고, 하기 싫은 건 안 하는 성격이다. 공부도 집도 싫다며 매를 벌고 다닌다.
택일은 엄마 '정혜'(염정아) 곁을 떠나 혼자 살기로 결심한다. 무작정 표를 끊고 버스에 오른다. 우연히 군산에 도착하게 되고, 장풍반점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정체불명 단발머리 주방장 '거석이형'(마동석)을 만나면서 진짜 세상을 맛보게 된다. 거석이형은 택일에게 인생의 참맛을 알려준다.

두 사람은 하나부터 열까지 사사건건 부딪힌다. 살벌하면서도 웃픈 동거를 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좌충우돌 에피소드가 끊이지 않는다.

어른이 된다는 것의 의미를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극 중 인물들의 상황이 지극히 실존적이다. 하지만 비루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인생의 교훈을 안긴다. '도전하고 모험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영화 '셀푸카메라'(2014) '글로리데이'(2015) 등을 연출한 최정열 감독의 신작이다. 최 감독은 절제의 미학이 뭔지 보여줬다. 관객들의 마음을 제대로 간파했다. 억지 웃음을 강요하지 않으며, 작위적으로 느껴지는 설정이나 묘사도 없다.
[서울=뉴시스] 영화 '시동'. (사진=NEW 제공) 2019.12.1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영화 '시동'. (사진=NEW 제공) 2019.12.12. [email protected]


어른이 된다는 것은 어쩌면 슬픈 일일지도 모른다. '순응주의'로 요약된다. 나이를 먹을수록 모든 일에 점점 무감각해진다.

개인 차가 있지만, 어렸을 때는 보통 감정의 기복이 심하다. 부당한 일을 겪으면 분노하고 타인의 불행에 슬퍼한다. 하지만 어른이 되면 그럴만한 여유가 없다. 하고 싶은 일보다는 해야 할 일을 하면서 살아갈 뿐이다. 타인의 감정이나 상황을 돌아볼 여력이 없다.

진짜 꿈이 뭐였는지 생각해보게 만드는 것이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이다. 어릴적 장래희망을 이룬 사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꽤 있을 것이다. 원래부터 어떤 일을 하고 싶어서 한 게 아니라, 하다보니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다.

감독은 극중 인물들이 겪는 감정의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우리사회의 고질적 병폐도 짚으면서 직업의 의미를 생각해보게 한다. 
배우들의 연기는 훌륭하다. 흠잡을 곳이 없다. 그 중에서도 돋보이는 사람은 마동석과 박정민이다. 마동석은 이전 작품들에서 보여준 적 없는 비주얼을 선보인다. 단발머리로 변신한 그는 귀여운 매력을 발산한다.

마동석은 박정민과 극을 이끌며 앙숙 케미로 웃음을 안긴다. 박정민은 '연기 모범생' 답게 완벽하게 캐릭터를 소화했다. 정해인·염정아도 제몫을 다했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이기도 하다. 부모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던 어린 시절을 돌아보게 만드는 수작이다. 오늘날의 우리가 있을 수 있는 것은 부모님들의 사랑과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18일 개봉, 102분, 15세 관람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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