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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갇힌 아이 발견 쉽게'…통학버스 새까만 선팅 못한다

등록 2019.12.16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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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행안장관 주재 '제39차 안전정책조정委' 개최

스포츠클럽 '체육교습업' 신고 의무화…보호자 동승

학교급식실·청소년수련시설에 CO경보기 설치 추진

전통시장 소방시설 확충…해체공사땐 기관 사전검토

원전별 비상대응거점…방사능 재난시 공동 차장체제

【세종=뉴시스】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8월 28일 오후 정부세종2청사에서 열린 제37차 안전정책조정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DB)

【세종=뉴시스】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8월 28일 오후 정부세종2청사에서 열린 제37차 안전정책조정위원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DB)

[세종=뉴시스] 변해정 기자 = 앞으로 축구교실과 같은 스포츠클럽을 영업할 때 '체육교습업'으로 신고하고 통학차량에 보호자를 동승해야 한다. 지난 5월 어린이 2명의 목숨을 앗아간 '축구클럽 통학차량 사고'의 재발을 막기 위한 조처다. 

통학 버스차량 안에 갇혀있는 어린이를 발견하기가 용이하도록 짙은 선팅(빛가림)도 할 수 없게 된다.

행정안전부는 16일 정부세종2청사에서 진영 장관이 주재하고 22개 부처와 17개 시·도가 참석하는 '제39차 안전정책조정위원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회의에서는 국민 생활과 밀접하지만 안전 규제가 미흡했던 교통안전(16개), 산업안전(18개), 생활·여가(11개), 시설안전(7개), 의료·식품(8개), 환경(4개) 등 6개 분야 총 64개 개선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안건별로 보면 어린이 안전을 대폭 강화한다.

축구교실과 같은 스포츠클럽을 영업할 때 '체육교습업'으로 신고하도록 하고 통학차량에는 보호자 동승과 하차 확인 장치 설치를 의무화한다.

지난 2013년 충북 청주시에서 김세림(당시 3세)양이 어린이집 통학차량에 치여 목숨을 잃은 사건을 계기로 개정된 도로교통법인 일명 '세림이법'이 2015년부터 시행되고 있지만, 체육교습업에 해당되지 않았던 스포츠클럽의 어린이 통학버스는 제외돼 있었다.

어린이 통학버스 옆면 창유리의 가시광선 투과율은 현행 40%에서 70%로 상향한다. 짙은 선팅으로 차량 안에 갇혀 있는 어린이를 발견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다.

학교 급식실과 청소년 수련시설, 자연휴양림 내 숙박시설에도 일산화탄소(CO) 경보기를 설치한다. 아동용 침대(이단침대 포함) 매트리스에 대한 방염기준도 만든다.

또 지난 9월 발생한 서울 제일평화시장 화재의 재발이 없도록 전통시장 시설현대화 사업비의 안전설비 투자 비율을 현행 10%에서 15%로 확대한다. 올해 사업비의 잔액도 최대한 활용하기로 했다.

전기로 인한 전통시장 화재를 초기에 진압할 수 있도록 콘센터와 전기분전반 등에 할로겐화합물을 약제로 하는 신종소화장치를 설치한다.

사물인터넷(IoT) 활용 화재알림시스템 설치와 노후전기설비 개선 사업의 지원 기준은 현실화한다. 영업 점포의 신청율을 50%에서 30% 이상으로 완화하고 한도는 최대 1억5000만원에서 5억원으로 상향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불꽃 없이 강한 열과 연기를 내는 '훈소'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시장 안 의류·포목 등 훈소 우려물품에 대한 적재 지침도 마련하기로 했다. 중장기적으로는 훈소 화재 진압 전술·훈련 프로그램과 장비를 개발한다.

해체 공사장의 안전관리 기준도 손본다. 기존 건축물의 노후화로 해체공사 수요 증가가 예상돼서다. 
   
건축물을 해체할 경우 규모에 관계없이 운영하던 해체 신고(허가)를 연면적 1000㎡ 이상, 높이 20m 이상, 5개층(지하층 포함) 초과 건축물로 한정했다.

단 형식적으로 작성해온 해체계획서를 해체공사 작업계획과 안전관리대책 등으로 구체하하고, 해체계획서 제출 전 안전진단 전문기관으로부터 사전검토를 받도록 했다. 허가권자에게는 해체공사감리자 지정 의무를 부여한다.

아울러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5년마다 수립하는 '제2차 국가방사능방재계획'(2020~2024년)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이 계획은 여러 호기에서 원전 사고가 동시에 터졌을 때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한국수력원자력이 원전 부지별로 '비상대응거점'을 마련하고, 원전 호기별 비상대응시설을 거점 중심으로 개편하는 게 골자다. 비상대응거점은 원자력시설 건설시 구조·기계·계측 설비에 적용되는 안전기술기준에 준해 연면적 4000㎡, 지하1층·지상4창, 설계기준지진 수평 0.5g 규모로 하게 된다. 

원전 사고 발생 시 전문성을 갖춘 원안위를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를 꾸리고 재난총괄부처인 행안부가 주민 보호를 지원한다. 사고 규모가 대형일 때는 국무총리를 중앙방사능방재대책본부장(중대본부장)으로 격상하고, 원안위원장과 행안부 장관이 공동차장체제로 협업하도록 했다.

 이 계획은 중앙안전관리위원회(위원장 국무총리)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되며, 이 계획에 따라 원안위와 방사선비상계획을 관할하는 29개 시·도 및 시·군·구가 매년 집행계획을 세워 추진하게 된다.

진영 행안부 장관은 "모든 부처와 지자체는 어린이와 전통시장 등과 같이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부분에 대해 각별한 관심을 갖고 후속조치 이행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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