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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혁명에도 세계 소비자들 '글쎄~'

등록 2020.01.01 09: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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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혁명에도 세계 소비자들 '글쎄~'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자율주행차에 대한 세계 소비자들의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 또 56%의 미국인들이 카풀 서비스에 관심이 없고, 독일 소비자들은 차량을 매일 사용하고 싶어한다. 미국인 중 승차호출 서비스를 정기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은 2년 전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다.

글로벌 경영컨설팅업체 딜로이트는 최근 발간한 '딜로이트 리뷰' 25호에서 자사의 '글로벌 자동차 설문조사' 분석, 자율주행·전동화·연결성·차량공유 등 모빌리티혁명 속에서도 세계 소비자들은 여전히 자동차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자율주행차가 안전성을 믿는 소비자들이 늘어나지 않고 있다. 미국 소비자의 경우 자율주행차가 안전하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이 2018년 47%였지만 2019년에는 50%로 늘었다. 독일은 45%에서 47%로, 인도는 47%에서 48%로 각각 증가했다.

한국의 경우 자율주행차가 안전하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이 2018년 54%에서 2019년 49%로, 일본은 57%에서 50%로, 중국은 26%에서 25%로 다소 줄었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자율주행차에 대한 불안은 여전하다.

딜로이트는 자율주행차가 관계된 극소수의 사고에 대한 광범위한 보도가 대중의 인식을 조성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딜로이트는 "한국, 미국, 인도, 중국 소비자들의 거의 3분의 2가 자율주행차가 관계된 사고에 대한 언론 보도가 기술에 관해 더 주의 깊은 태도를 취하게 만들었다는 데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은 정부가 규제를 강화하기를 원했다. 대부분 국가에서 소비자들은 압도적인 비율로 '상당한 수준의 감독'을 원한다고 밝혔다.

특히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사들이 시장에 자율주행 기술을 가져올 거라고 믿는 소비자들의 비율은 계속해서 하락했다. 기존 제조사들에 대한 신뢰가 전통적으로 상당히 견고했던 독일에서조차 그 비율은 2017년의 51%에서 33%로 떨어졌다.

반면 첨단기술 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는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딜로이트는 이에 대해 "이런 경향은 자율주행 기능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진행 중인 자동차 제조사들에게는 골칫거리가 되고, 모빌리티 공간의 격변을 바라는 새로운 산업 진입자들에게는 뜻밖의 행운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소비자들은 '전동화'에 대해서도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딜로이트 설문 결과는 대부분 국가의 소비자들이 배터리 전기차(BEV)의 주행거리, 충전시간, 안전성을 계속해서 우려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신 소비자들은 과도기의 해답으로 '하이브리드 전기차(HEV)'를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일본 소비자들의 HEV에 대한 관심은 2018년 38%에서 2019년 46%로 로 높아졌다.

딜로이트는 "다음 10년에 대한 가장 낙관적인 전 세계 전기차 판매 전망을 받아들인다 해도, 그 숫자는 현재 도로에 나와 있는 12억대 이상의 화석연료 차량에 비해 여전히 한줌에 불과하다"며 "전통적 차량은 앞으로 어느 정도 기간동안 지배적인 차량 유형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연결성' 분야에서는 소비자들이 지출을 하도록 만드는 일이 도전과제가 될 전망이다.

중국과 인도에서는 일본과 독일보다 2배 더 많은 사람들이 늘어난 연결성이 상당한 혜택으로 이어질 거라는 데 동의하지만 미국 소비자들은 절반 미만(47%)만이 그 생각에 동의했다.

모빌리티 혁명에도 세계 소비자들 '글쎄~'

차량 연결성에 대한 우려를 부채질하는 요인 중 하나는 개인정보 유출이다. 미국 소비자들의 63%는 외부 관계자들과 공유되는 생체 정보에 관해 걱정하고 있고, 중국과 일본에서도 40%의 사람들이 같은 이야기를 한다.

그럼에도 교통혼잡 추적과 도로안전 경보와 같은 연결성 기능에 대한 관심은 전반적으로 높다. 하지만 이에 대해 소비자들이 기꺼이 돈을 낼 지는 미지수다.

독일에서는 43%의 소비자들이 커넥티드카를 위해 더 많은 돈을 지불하지 않겠다고 답했고, 또 다른 40%는 600유로까지는 지불하겠다고 했다. 미국에서도 3분의 1의 소비자들이 더 많이 지불하지 않겠다고 했고 다른 42%는 500달러 이상은 지불하지 않겠다고 했다. 일본에서는 훨씬 더 높은 비율의 소비자들(72%)이 더 많이 지불하겠다고 답했지만, 그들의 상방 한도는 단지 5만 엔(약 450달러)에 불과했다. 인도(50%), 중국(43%) 소비자들은 각각 2만5000루피와 2500위안(약 350달러)을 지불할 수 있다고 답했다.

차량공유 등 모빌리티서비스도 뒷걸음질 중이다. 설문에 따르면 56%의 미국인들이 카풀 서비스에 관심이 없고, 독일 소비자들은 차량을 매일 사용하고 싶어한다. 특히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한 여정에서 여러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환승은 어쩌다 가끔 있는 일에 불과했다.

승차호출서비스의 경우 정기 사용자의 비율은 절반으로 줄었다. 다만 이따금 사용하는 사람들의 비율은 두 배로 증가했다. 중국과 인도도 다르지 않다.

딜로이트는 "이는 기존 및 신생 승차호출 기업들 모두에게 걱정거리가 될 수 있다"며 "전통적인 경쟁자들이 소비자 접점과 통합 지급결제 수단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함에 따라 지배적인 시장 지위를 창출할 기회의 창이 빠르게 닫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딜로이트는 "자율주행차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주춤한 상황을 감안할 때, 정부가 선도적인 규제를 제공해야 한다"며 "자율주행차 개발·사용에 대한 중요 표준의 제정이 안전성 우려를 해결할 수 있고, 업계가 기술 솔루션에 대한 융합을 이루면서 동시에 규제 준수 비용을 절감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딜로이트는 "통합 모빌리티 시스템에 대한 새로운 구상을 가지고 앞으로 밀어붙이는 일은 몇 가지 기본적인 인간 행동 패턴에 도전해야 함을 의미한다"며 "젊은 소비자들이 새로운 모빌리티 행동을 그들의 일상 생활에 내재화하도록 권고하는 방식이 통합되고, 전기화되며, 공유된 모빌리티의 미래에 도달하는 유일한 길일지 모른다"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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