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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로하니 "美, 또 실수 말라"…군 "훨씬 가혹한 복수"

등록 2020.01.09 22:3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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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하니, 英총리·EU 의장 등과 통화

이란군 지도부, 트럼프 유화 발언에도 강경 입장

[테헤란= AP/뉴시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11월 11일 남부 케르만주 순방에서 미국의 이란 핵협정 파기에 따른 국제적 위기에 대해 설명하며 국민의 지지를 호소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테헤란= AP/뉴시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런던=뉴시스] 이지예 기자 =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미국이 또 다시 '실수'를 저지른다면 '위험한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군 지도부는 "조만간 적들에게 훨씬 가혹한 복수를 하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이어갔다.
 
이란 반관영 메흐르통신에 따르면 로하니 대통령은 이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등과 각각 전화통화를 하고 최근 역내 긴장 고조 사태의 책임은 미국에 있다고 주장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존슨 총리에게 "미국이 또 다른 실수를 범한다면 매우 위험한 대응을 받게 될 것"이라면서 미국의 이란 혁명수비대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 사살은 역내 안보를 위협하는 테러 행위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솔레이마니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급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 작전을 이끌고 있었다면서 "그의 노력이 없었다면 오늘날 런던은 평화와 안보를 누릴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인들과 백악관은 이 지역에 대한 지식이 없다. 테러 행위를 저지르고나서야 그들이 어떤 실수를 저질렀는지 깨달았다"면서 "역내 국가들이 들고 일어나 단합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역내 불안의 원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이란 핵협정(포괄적공동행동계획· JCPOA) 탈퇴에서 비롯됐다며 "미국의 테러 행위는 국제범과 규제에 위배된다"고 말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미셸 의장과의 통화에서는 역내 정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미국이 부정확하고 해로운 계산을 해 역내 불안을 고조시켰다며, EU가 미국으로부터 독립적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미국은 이란에 대해 의약품과 식량에 관해서까지 경제 제재를 강화함으로써 경제적 테러리즘을 저지르고 있다"면서 "유럽은 미국의 이런 테러 행위에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존슨 총리는 역내 불안을 진정시키기 위해 모든 당사국이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하는 한편 국제 안보 강화를 위해 JCPOA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로하니 대통령에게 강조했다.
 
미셸 의장은 "유럽은 전 세계와 역내에서 긍정적 역할을 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에도 역내 추가 긴장 고조를 피해야 한다고 미국에 거듭 요청했다"면서 "모든 관련국이 자제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AP/뉴시스] 미국 상업위성업체 플래닛랩스가 8일(현지시간) 촬영한 이라크 아인 알아사드 미군 공군기지의 모습. 흰색 동그라미가 쳐진 곳이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곳으로, 외형적으로 큰 타격은 입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플랫닛랩스와 미들버리연구소가 제공한 것이다.2020.01.09

[AP/뉴시스] 미국 상업위성업체 플래닛랩스가 8일(현지시간) 촬영한 이라크 아인 알아사드 미군 공군기지의 모습. 흰색 동그라미가 쳐진 곳이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피해를 입은 곳으로, 외형적으로 큰 타격은 입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플랫닛랩스와 미들버리연구소가 제공한 것이다.2020.01.09

미국이 지난 3일 이라크 공습으로 솔레이마니를 제거한 뒤 이란이 이라크 주둔 미군 기지에 보복 공격을 가하면서 지난 며칠 동안 역내 군사적 긴장감이 급속도로 고조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 이라크의 보복 공격에 따른 미국인 사상자가 없었다면서 현재로선 군사력을 사용하지 않고 이란에 추가 경제 제재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양국 간 일촉즉발의 위기는 일단 진정됐다.
 
이란군은 그러나 미국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압돌라 아라기 이란군 참모장은 "가까운 미래에 적에 대해 훨씬 가혹한 복수를 가하겠다"고 밝혔다고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이 전했다.
 
이란 혁명수비대의 알리 파다비 부사령관은 "이번 조치는 우리 능력을 보여준 하나의 사례"라면서 "어떤 나라도 우리가 한 것처럼 미국에 맞서 이처럼 위대한 행동을 취하지 못한다. 우리는 이라크 주둔 미군 기지의 중심에 미사일 수십개를 떨어뜨렸는데 그들은 아무것도 못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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