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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규제에 매물 품귀까지"…반전세 확산에 세입자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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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1-18 06:00:00
12월 서울 반전세 계약건수 총 1417건...전달 대비 37%나 급증
'세입자 거주비 부담 증가'…집주인 세 부담 세입자 전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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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윤청 기자 = 서울 송파구 부동산상가. 2019.11.07.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8억원짜리 전셋집에서 6년 동안 살아온 박형욱(42)씨는 최근 전세 재계약을 앞두고 집주인한테서 "반전세(월세)로 바꾸자"는 통보를 받았다. 전세보증금 8억원에 월세 40만원을 내라는 것이다.

박씨는 "매달 40만원씩 월세를 내는 게 부담스럽다"면서도 "전셋집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고, 아이들 교육 문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반전세로 살기로 했다"고 말했다.

12·16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집주인의 보유세 부담이 늘어나면서 전세보증금에 추가로 월세를 내는 '반전세' 확산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보유세 부담이 커진 집주인들이 전세로 내놓았던 매물을 반전세 형태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월세로 늘어난 보유세를 충당하려는 것이다.

12·16 대책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매매수요가 전세수요로 전환되면서 전셋값 상승을 부추기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택시장에선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에 따른 청약 대기 수요와 대출규제로 인한 매매 수요가 전세 수요로 바뀌면서 매물 품귀 현상이 가중되고 있다.

실제 서울 아파트 전셋값 상승폭이 둔화됐지만, 여전히 오름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1% 오르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강남과 목동 등 학군 수요가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양천구(목동)는 0.33% 오르면서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강남구(0.23%), 서초구(0.22%) 등도 다른 자치구에 비해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반전세 계약은 증가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에서 거래된 반전세 계약건수는 총 1417건으로 집계됐다. 전달(1034건) 대비 37%나 급증했다.

입주물량 부족도 전세시장 불안 요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시 아파트 입주 물량은 지난해(4만3000가구)보다 낮은 4만2000가구로 나타났다. 내년에는 이보다도 적은 2만2000가구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선 현장에선 전세시장 불안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강남구 대치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전셋집이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고, 저금리 여파 등으로 집주인들이 전세 물건을 회수하거나 반전세로 돌리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집주인들이 종합부동산세 인상 부담을 세입자에게 전가하는 등 당분간 반전세가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전세 품귀 현상과 집주인의 세 부담 증가 등이 설 이후 본격적인 이사철과 맞물리면서 전셋값 강세가 전망된다. 또 반전세 거래 확산은 강남이나 목동 등 특정 학군 지역을 시작으로, 서울과 수도권 지역으로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주택시장에선 전세시장 안정화를 위한 정부의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기존 전셋집이 반전세(월세)로 전환되면 무주택자와 서민층의 주거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세입자의 월세 소득 공제 혜택을 강화하거나 임대 주택 활성화 등의 월세 세입자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전세시장 불안이 계속되면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 등 추가 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계약갱신청구권은 전월세 계약 만료 때 세입자가 요구하면 한 차례 계약을 연장할 수 있도록 한 조치다. 집주인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계약 연장을 거부할 수 없어 전세기간이 2년에서 4년으로 늘어난다. 임대료 인상률도 연 5% 이내로 제한하는 전월세 상한제도 연동도 거론되고 있다. 집주인이 임대료를 과도하게 올려 계약 연장을 거부하는 꼼수를 막기 위해서다. 현재 이 제도를 포함한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반전세 계약이 늘면서 세입자들의 주거비용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전세 수요가 워낙 많아 매물이 나오자마자 계약이 성사되고, 그나마 있는 물량도 월세나 반전세로 전환되고 있다"며 "저금리 기조에서 보유세 부담이 늘어나면 임대인 입장에서는 전세보증금을 늘리는 것보다 월세를 받는 게 더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내 집 마련을 위한 실수요자도 전세로 돌아서고, 청약 대기 수요까지 겹치면서 전셋값은 당분간 상승하거나 강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전세 매물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전세자금대출 규제마저 강화되면서 반전세로 입주하려는 세입자의 주거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sky0322@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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