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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성장 마지노선' 지켰다지만…무늬만 2%대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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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1-22 15:57:18
재정 효과에 기댄 성장, 수출·투자·소비 모두 부진
정부 경기 반등 기대감, 올해 전망 밝지만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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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가 2.0% 성장하며 2%대에 턱걸이했다. 정부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의 '심리적 마지노선'인 2%대를 사수했다는 데에 큰 의미를 두고 있지만 수출과 투자, 소비가 부진한 가운데 재정 효과에 기댄 단기 성장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무늬만 2%대 성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경제는 지난해보다 개선되더라도 미약한 반등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저성장 고착화에 따른 위기감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19년 4분기 및 연간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실질 GDP 성장률은 2.0%를 기록했다. 당초 우려스럽게 점쳐진 성장률 1%대 추락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지난 2009년(0.8%) 이후 10년 만에 저조한 수준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떠안게 됐다.

정부가 역대급 재정을 쏟아부었음에도 외환위기(1998년) 때나 글로벌 금융위기(2009년) 때처럼 지난해 성장률이 휘청인 건 미·중 무역분쟁으로 글로벌 교역 환경이 악화되고 반도체 경기가 둔화하면서 수출이 고꾸라진 영향이 컸다. 지난해 수출은 1.5% 증가에 그쳐 2015년(0.2%) 이후 4년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대외 리스크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불확실한 경제 환경 속에서 투자와 소비 등 내수도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건설투자(-3.3%), 설비투자(-8.1%)는 모두 마이너스를 나타냈고, 민간소비는 1.9% 증가율로 2013년(1.7%) 이후 6년 만에 가장 둔화한 모습을 보였다. '수출 부진→내수 위축' 등 악순환이 지속되면서 민간 경제 주체들을 더 움츠러들게 만들었다. 지난해 민간의 성장기여도는 0.5%포인트에 그쳤다. 사실상 정부(1.5%포인트)가 2.0%의 성장률 대부분을 떠받친 셈이다.

재정을 풀어 가까스로 4분기 1.2% 성장이라는 깜짝 반등에 성공, 연간 성장률 2.0%를 사수한 정부는 우리 경제의 심리적 마지노선을 지켜냈다 점에 의미를 두면서 올해 경기 반등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지난해 성장률이 2.0%를 기록한 것에 대해 "심리적 마지노선을 지켜냈다는 의미가 있다"며 "경기 반등 발판 마련에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됐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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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연간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실질 GDP는 2.0% 성장했다. 실질 국내총소득(GDI)는 전년대비 0.4% 감소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하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한국금융연구원은 '2020년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이 반등해도 개선 정도는 미약한 수준에 머물 것"이라며 "잠재 성장률을 크게 밑도는 부진한 성장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대내외 여건의 구조적 변화도 중장기적으로 성장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성장률 자체만을 놓고 본다면 과거 위기 때나 경험했던 상황"이라며 "사실상 새로운 위기"이라고 말했다. '재정 주도 성장'이 오래갈 수 없는 상황에서 경제의 근본적인 체질이 바뀌지 않는 이상 저성장 고착화는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년 연속 경제 성장률이 잠재 성장률 수준(2.5~2.6%)을 하회할 가능성은 커지는 모습이다. 정부는 올해 2.4%, 한은은 2.3% 성장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지만 현대경제연구원(2.1%), 한국경제연구원(1.9%), 하나금융경영연구소(1.9%), LG경제연구원(1.8%) 등 민간 연구기관들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도 2% 안팎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hach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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