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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내는 보수통합 열차…황교안-유승민-원희룡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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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1/26 06:02:00
내달 중순 통합신당 창당…보수 잠룡들 입지 변화 주목
리더십 논란 황교안, 통합에 사활 걸며 국면 전환 모색
유승민, 소수세력 딜레마…개혁 보수 이미지 퇴색 우려
원희룡, 도지사 3선·대권 기로…중앙정치 복귀 적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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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자유한국당 회의실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 앞서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 및 위원들에게 임명장 수여식을 가졌다. 2020.01.23.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의원이 일단 '개문발차'한 통합열차에 원희룡 제주도지사까지 합류하면서 중도·보수 통합신당의 골격이 하나씩 갖춰지고 있다.

신당 지도 체제나 공천 지분, 통합 대상 등 민감한 현안이 아직 남았지만 내달 초 신당창당준비위 구성 후 중순에는 통합신당을 출범하기로 한 로드맵에 합의한 만큼 통합열차는 7부 능선은 넘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통합신당을 위해 넘어야 할 산이 여전히 많지만 현재로서는 신당의 중심축이 황교안-유승민-원희룡 '삼각 진용'으로 짜여지는 모양새다. 설 연휴가 지나면 통합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3인방'의 통합 구상도 점차 가시화될 것으로 보여 주도권을 잡기 위한 수싸움도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모두 보수 진영에서 대권을 노리는 '잠룡'인 만큼 협상의 결말에 따라선 대권가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야권에서는 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장이 신당 창당 후에도 총선까지 계속 남아 구심점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황 대표와 유 의원이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는 '투톱' 체제도 유력하게 거론되면서 원 지사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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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명원 기자 = 유승민 새로운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이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8차 당대표단회의에 참석해 현안 발언을 하고 있다. 2020.01.22. kmx1105@newsis.com
제1야당 대표로 정치권에 입성한 후 지난 1년 내내 끊임없이 리더십 논란에 휩싸였던 황 대표로서는 통합신당의 성사 여부가 본인의 정치생명은 물론 보수 진영 전체에서 리더의 반열에 오를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중대한 시험대가 될 수 있다.

지난 연말부터 당 안팎에서 황교안 체제를 두고 총선 필패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올 만큼 비대위 체제 전환이나 지도부 교체론이 확산될 무렵 황 대표가 던진 승부수가 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대통합, 이른바 '빅텐트'를 치자는 것이었다.  

야권에 대통합이라는 화두를 던지고도 물밑 접촉이 큰 진척이 없자 개혁 보수를 지향하는 새보수당에 통합을 제안하면서 탄핵으로 얼룩진 당의 '이미지 세탁'을 노린 게 아니냐는 시선도 없지 않았지만, 이런 부정적인 기류는 최근 조금씩 바뀌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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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시스] 강정만 기자= 원희룡 제주지사가 22일 제주도청 소통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0.01.22 kjm@newsis.com
정치권에선 황 대표가 총선이 다가오면서 보수통합의 절박성과 시급성을 체감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여소야대 구도에서 100석이 넘은 의석수를 확보한 원내 2당임에도 집권여당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패스트트랙 국면에서 무기력한 수적 열세의 한계를 드러내며 의석 과반수를 확보해야만 문재인 정권을 견제할 수 있다는 힘의 논리를 절감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당 내에서 대여투쟁과 협상 모두 실패한 무기력한 전략이라는 비판을 받은 만큼 황 대표가 자신의 희생을 내걸면서까지 통합의 불가피성을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통합 대신 야권 각 진영의 각개격파를 통한 여소야대를 추구하는 안철수 전 의원과는 상충된다.

황 대표가 운을 뗀 '빅텐트'가 만약 보수는 물론 중도까지 아우르는 대통합으로 실현된다면, 황 대표로는 탄핵 정국 이후 뿔뿔이 흩어진 보수 세력의 재건을 위한 중요한 토대를 닦은 것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보수 진영의 결집을 꾀한 힘을 바탕으로 2년 후 대선 출마까지 꿈꾸지 않겠냐는 시나리오가 그려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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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장세영 기자 = 원희룡(오른쪽) 제주도지사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를 방문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접견해 악수를 나누고 있다. 2020.01.22. photothink@newsis.com
유승민 의원에게 중도·보수통합은 딜레마다. 황 대표의 설 연휴 전 회동 제안을 거절할 만큼 상대적으로 신중하게 접근하는 편이다.

"통합이 정의"라고 부르짖고 새로운보수당부터 우리공화당까지 무조건적 통합을 밀어붙이는 황 대표와 달리 유 의원은 '보수재건 3원칙' 수용 선언, 당 대 당 협의체 구성 등 새로운 조건을 잇따라 제시하며 황 대표와 신경전을 펼쳤다.

이를 두고 108석인 한국당과 8석에 불과한 새보수당의 의석수 차이 만큼이나 입지가 좁을 수밖에 없는 만큼 유 의원이 최대한 주도권을 잡고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가기 위한 전략 아니냐는 해석이 많다.

물론 유 의원이 처한 상황이 녹록한 것은 아니다. 2017년 대선과 2018년 지방선거에서 연달아 참패했지만 이번 4·15총선도 자력갱생만으로는 낙관하기 쉽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유 의원 입장에선 차기 대권주자로 나가기 위해선 탄탄한 지지기반과 든든한 세력이 필요하지만, 지금의 의석수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 8석 모두 생존할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다. 보수 정당 중 가장 몸집이 큰 한국당과 통합을 논하는 것도 이 같은 사정과 무관치 않다. 새보수당 의원들이 살아야 유 의원이 사는 것이다.

반면 유 의원이 한국당과 손 잡을 경우 합리적 개혁 보수라는 이미지가 퇴색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당장 정치권에서는 이합집산, '도로 새누리당'이라는 프레임을 짜고 공세를 벼르는 분위기다. 세 불리기에만 급급한 보수통합이라는 비판에 직면하면 유 의원의 합리적 개혁 보수라는 브랜드에 흠집이 날 수 밖에 없다. 유 의원이 명분 대신 실리를 좇다가 정작 자신의 대권가도에 자칫 먹구름이 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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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뉴시스】우장호 기자 =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 후보가 1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접견실에서 원희룡 제주지사와 면담을 마치고 고충홍 도당위원장과 함께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7.05.01. woo1223@newsis.com
원희룡 지사가 통합신당에 뛰어들면서 황 대표와 유 의원의 입지에 어떤 파장을 몰고올지도 관심이다. 원 지사는 한나라당(옛 자유한국당) 시절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으로 불렸던 개혁 소장파다.

탄핵 정국에서 새누리당을 탈당, 바른정당 창당에 힘을 보탰으나 국민의당과 합당한 바른미래당을 탈당해 현재 무소속으로 남아 있다. 한국당 뿐만 아니라 한때 바른미래당에서도 원 지사에게 러브콜을 보낼 만큼 원 지사의 존재감은 보수 진영은 물론 중도층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데에 무시할 수 없다. 보수 야권에서 일제히 원 지사의 통합신당 합류에 기대감을 보이며 고무된 것도 이 때문이다.

원 지사는 현직 도지사라는 신분 특성상 전면에 나서 선거 지원을 할 순 없지만 "정치인으로 다진 능력, 지사로 쌓은 경륜을 통합신당에 한껏 불어 넣으면 통합신당이 미래정당으로 가치를 높이는데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장은 기대했다.  

정치권 한편에서는 여전히 창당 자체가 불투명한 통합신당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원 지사의 행보를 두고 의외라는 반응을 보이면서 원 지사가 중앙 정치로 돌아오기 위한 수순을 진행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제주는 17대 총선부터 더불어민주당이 싹쓸이 하고 있는 지역으로 보수 성향인 원 지사에게 유리한 환경은 아니다. 비록 원 지사가 지난 두 차례 지방선거에서 당선되며 재선에 성공하긴 했지만, 여권이 막강한 후보를 낼 경우 다음 3선을 장담 못할 수도 있다. 강정마을 해군기지와 제주 제2공항 추진 등과 관련해서도 민심 이반이 만만치 않다는 말도 나온다.
  
원 지사가 보수 진영에서는 대권에 도전할 만한 잠룡으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는 데다 2022년에는 대선과 지방선거를 동시에 치르는 만큼, 통합신당을 발판 삼아 도지사에 머물지 않고 더 큰 도전을 모색하지 않겠냐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온다.


◎공감언론 뉴시스 p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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