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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배송' 역발상 통했다…패션업계 '펀딩' 시장 주목

등록 2020.01.27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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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품질 좋다면 몇 달도 기다려

선주문, 커스터마이징 상품 인기

하고백, 83차까지 펀딩 진행 중

[서울=뉴시스] 디자이너 패션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플랫폼 하고(HAGO)는 제작 전 완성 모델을 공개한 뒤 주문을 받아 제작에 착수하는 펀딩 시스템을 운영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실제 하고가 진행하는 펀딩 상품의 소비자 가격은 생산 원가의 2배 정도다. 4~6배에 달하는 일반 패션 상품에 비해 상당히 합리적이다.(사진=하고 홈페이지 캡쳐)

[서울=뉴시스] 디자이너 패션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플랫폼 하고(HAGO)는 제작 전 완성 모델을 공개한 뒤 주문을 받아 제작에 착수하는 펀딩 시스템을 운영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실제 하고가 진행하는 펀딩 상품의 소비자 가격은 생산 원가의 2배 정도다. 4~6배에 달하는 일반 패션 상품에 비해 상당히 합리적이다.(사진=하고 홈페이지 캡쳐)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빠른 제작, 빠른 배송이 온라인 쇼핑의 화두가 되는 시대. 그런데 최근의 상식을 비튼 '느린 배송'으로 틈새시장을 노리는 곳도 살 길을 마련했다. 주문을 하고 몇 달을 기다리더라도 저렴한 가격과 우수한 품질의 상품이라면 소비자들은 기다릴 준비가 돼 있다.

27일 패션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한창 패스트패션에 열광했던 시대를 지나 개인의 취향에 맞춰 주문하는 커스터마이징 상품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제품을 제작하기 전 미리 주문하고 결제도 마친다.

느린배송의 대표 격인 선주문 상품은 수량이 확보된 뒤 제작에 착수하기 때문에 재고의 부담이 없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책정할 수 있다. 생산 비용을 미리 마련하고, 공정 기간도 미리 여유있게 고지할 수 있어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도 보장된다. 품질 대비 저렴한 가격을 책정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도 이득이다.

디자이너 패션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플랫폼 하고(HAGO)는 제작 전 완성 모델을 공개한 뒤 주문을 받아 제작에 착수하는 펀딩 시스템을 운영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실제 하고가 진행하는 펀딩 상품의 소비자 가격은 생산 원가의 2배 정도다. 4~6배에 달하는 일반 패션 상품에 비해 상당히 합리적이다.

처음 펀딩을 시도할 때만 해도 완제품을 미리 확인할 수 없고, 긴 기다림을 감수해야 하는 상품에 고객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 지 반신반의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대표 상품들이 여러 차례 펀딩에 성공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새들백, 버킷백, 쇼퍼백 등 다양한 라인을 보유한 '하고백(HAGO BAG)'의 경우 새들백 라인은 현재 83차까지 펀딩을 하고 있다. 총 1만5000개가 판매됐다. 이 중 반품률은 0.8%에 불과하다. 통상적으로 패션 상품들은 반품률이 15% 전후인 것과 비교하면 획기적인 수치다. 신진 가방 브랜드인 아보네(Abonne)는 지난해 6월 론칭 후 지금까지 약 1만2000개를 판매해 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종합몰에서는 SSG닷컴이 프리오더 전문관을 운영 중이다. 현재 2020년 봄/여름 시즌 알렉산더 맥퀸의 오버솔(운동화), 셀린느 러기지백과 박스백, 프라다 스니커즈와 사피아노 카드지갑, 이자벨 마랑의 티셔츠, 지방시의 스니커즈 등을 기존 소비자가보다 30% 가량 싸게 판다.

공동구매 방식도 주목받고 있다. 카카오커머스는 공동구매 서비스 '톡딜'을 통해 모르는 사람과도 함께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2명만 모여도 할인을 받을 수 있다. 구매가 성사되기 전 많은 인원수를 모아야 하는 기존 공동구매의 장벽을 최소화하면서도 가격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 온라인 쇼핑의 상식을 깬 방식은 되려 '흔하지 않는 제품'이라는 메리트를 갖게 했다. 내가 사용할 제품의 제작을 직접 결정하고 참여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 요소"라며 "속도 경쟁이 만연한 업계에서 품질과 서비스를 강조하는 차별화된 방법이 통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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