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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와벌]쌍방폭행인데 처벌은 '벌금 vs 실형' 딴판…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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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1-26 05:01:00
동갑내기끼리 주먹질해 재판 넘겨져
서로 때렸으나, 한쪽이 더 많이 폭행
더 맞은 사람이 먼저 시비 걸어 시작
서울남부지법, 더 때린 사람에게 실형
먼저 시비 건 사람은 100만원 벌금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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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현호 기자 = 쌍방폭행이 발생했을 때 '더 많이 때린 사람'과 '먼저 시비를 건 사람' 중 누구의 죄가 더 클까.

지난해 1월11일 오전 7시40분께 이모(21)씨는 서울 영등포구 선유로의 한 빌딩 지하주차장에서 동갑내기인 조모씨와 말다툼을 시작했다. 두 사람의 관계, 싸우게 된 경위 등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씨와 조씨는 평소 서로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는 당시 조씨와 말다툼을 하다 주먹으로 조씨 얼굴을 수차례 때리고, 바닥에 넘어진 조씨의 얼굴과 복부를 발과 주먹으로 여러차례 때렸다. 이 폭행으로 조씨는 약 102일간의 치료가 필요한 소장 파열, 안와골(눈 주위 뼈) 골절 등의 중상을 입었다.

물론 조씨도 가만히 있었던 건 아니었다. 조씨도 이씨의 얼굴을 여러차례 가격했고, 이씨에게 약 4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비골(코뼈) 골절 등의 상해를 입혔다.

결과적으로는 이씨가 조씨보다 더 많은 폭력을 행사한 것이 됐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 싸움은 조씨가 이씨를 불러 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 문제로 벌어진 재판 당시 이씨 변호인은 "이 사건이 있기 전부터 조씨는 이씨에게 '너의 부모님을 죽여버리겠다' 등 협박을 했다"면서 "조씨가 이씨에게 계속 만나자고 했는데, 이씨는 무서워서 못 만나고 있다가 조씨를 만났을 때도 '화낸 건 잘못됐으니 싸우지 말자'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럼에게 불구하고 조씨는 이씨에게 "둘이 남자답게 붙어보자, 싸움이 어떤 결과가 되든지 우리끼리 알아서 책임을 지자"라고 했다고 이씨의 변호인은 덧붙였다.

법원 결론은 이랬다. '더 많이 때린 사람'인 이씨가 '먼저 시비를 건 사람'인 조씨보다 죄가 더 많은 것으로 봤다.

지난 16일 서울남부지법 형사3단독 정진원 판사는 상해 혐의를 받는 이씨에게 징역 7개월의 실형을, 같은 혐의를 받는 조씨에게는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정 판사는 "조씨가 이씨를 불러서 서로 싸우자고 해 이씨가 이 사건 상해 범행을 저지르게 된 것으로 보이며, 따라서 이 사건 발생에 조씨도 다소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조씨는 소장 파열과 안와골 골절 등의 중상을 입었고, 조씨에 대한 피해 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조씨는 이씨의 처벌을 강하게 원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이씨 측은 지난 20일 항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wrcmani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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