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도, 반려견도 마스크…'우한 폐렴' 일상풍경 바꿨다
미세먼지 '좋음'이나 시민 대부분 마스크 착용
공공장소 피해 약속 취소…'제2의 메르스' 되나
'점막 전염 우려'에 수영이나 목욕탕 꺼리기도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진자가 늘어난 28일 호흡기 질병 예방을 위한 마스크 착용이 대통령부터 반려동물까지 일반화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손 씻기, 마스크 착용, 옷소매로 가리고 기침하기 등 예방법과 중국 방문 후 감염증의 의심되면 1339 또는 보건소로 신고해달라고 홍보하고 있다. 2020.01.28. [email protected]
이날 오후 1시12분부터 14분까지 약 2분동안 기자가 지하철역 출구에 서서 마스크 낀 인원 수를 세 본 결과 68명 중 46명(68%)이 마스크를 끼고 있었다.
우한 폐렴이 국내에서도 확산 추세를 보이면서 시민들 일상에도 뚜렷한 변화가 목격되고 있다. 공기가 맑아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세정제를 이용하는 등 건강에 유의하는 모습이 대표적이다. 또 공공장소를 기피하거나 수영 등 특정 운동을 기피하는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이날 강남구 미세먼지 수치는 12㎍/㎥(좋음), 초미세먼지는 5㎍/㎥(좋음)를 나타냈지만 많은 시민들은 바깥뿐 아니라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했다. 이날 오후 1시2분께 교대역을 지난 2호선 지하철에 탑승해 눈대중으로 계산해본 결과 절반 이상의 시민들이 마스크를 걸쳤다. 자리에 앉은 시민 11명 중 7명(64%)이 미세먼지 마스크 등을 쓴 식이다.
이진희(32)씨는 "업무 미팅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나왔는데 세 번째 감염자가 강남 지역을 돌아다녔다고 해서 불안하다"며 "답답해도 식사할 때 빼고는 계속 마스크를 끼고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와 김재원 정책위의장 등 의원들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책 TF 회의를 하기 전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소독제로 손을 소독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이날 서울 영등포구 한 병원에서는 전 직원에게 마스크 착용 지시를 내렸다. 내원자들도 절반 이상이 마스크를 끼고 있는 상황이었다. 대기실 벽면에는 '중국 후베이성(우한시 포함)을 방문한지 14일 이내인 환자분은 접수 전 직원에게 말씀해주세요'라는 문구가 붙었다.
올리브영이나 스타벅스, 예스24 등 사람들이 자주 드나드는 유통업종에도 '우한 폐렴 유의령'이 떨어졌다. 서울 강남구 올리브영 본점에는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으니 양해 부탁한다'는 내용의 게시문이 새로 생겼다. 인근의 한 스타벅스는 계산대에 손소독제를 구비해뒀다.
공공장소에 나가는 것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도 형성됐다. 자칫 '메르스 파동' 당시처럼 소비 위축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모습이다.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확산 중인 28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서 말레이시아 관광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2020.01.28. [email protected]
'점막을 통해 옮을 수 있으니 물 닿는 곳에 가면 안 된다'는 소문이 퍼지며 수영장이나 목욕탕을 피하는 경우도 있었다.
조모씨는 "각막으로도 옮겨질 수 있다고 해서 평소 다니던 수영장에 가기가 꺼려져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중국에서 우한 폐렴 감염자는 4500명을 넘었고 사망자는 106명으로 늘었다. 국내에서는 이날 오후 기준 네 번째 확진자까지 나온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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