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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우한 다녀왔나' 물었더니…네번째 환자 "중국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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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1-28 18:10:26  |  수정 2020-01-28 19:28:54
우한시 여행력 질문에 네번째 환자 "중국 다녀왔다"
DUR 등으로 확인 가능…발열 없어 감시대상 제외
질병관리본부 "적절치 않았어…적극 확인했어야"
어제부턴 중국 여행력 확인하면 격리 진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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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24일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의료진이 열감시 카메라와 체온계로 환자 및 면회객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서울의료원은 중국 우한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응하여 원내 면회객 관리를 메르스 수준으로 강화한다고 밝혔다.  (사진=서울의료원 제공) 2020.01.24.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 임재희 기자 = 국내에서 네번째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환자의 입국 후 격리 전까지 일주일간 동선이 확인됐다.

사례 정의를 확대하기 이전에는 발열, 호흡기 증상이 없으면 중국 우한시를 다녀왔더라도 신고대상에 부합하지 않아 이 환자는 두 차례나 같은 의료기관에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진이 우한시 여행력을 물었지만 "중국에 다녀왔다"라는 답을 들었고 이 과정에서 적극적인 확인 절차가 이뤄지지 못하면서 결과적으로 접촉자는 가장 많은 172명에 달하게 됐다.

28일 중앙사고수습본부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7일 발생한 네번째 확진 환자로 확인된 경기도 평택시 거주 55세 한국인 남성은 172명과 접촉했고 밀접 접촉자는 95명이었다. 가족 중 1명이 조사대상 유증상자로 분류돼 검사를 받았지만 음성으로 판명돼 격리해제됐다.

네번째 환자의 이동 경로를 놓고 관심은 두차례나 의료기관에 방문하고도 즉시 격리조치되지 않은 이유에 집중됐다.

환자는 21일 감기 증세로 평택 소재 의료기관(365 연합의원)을 내원한 뒤 자신의 자동차로 귀가했다.

의료진은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를 통해 이 환자가 중국 우한시를 다녀왔는지 확인하고 환자에게 '우한시를 다녀왔느냐'고 물었는데 이때 환자는 '중국을 다녀왔다'라고 답했다고 질병관리본부는 확인했다. 의료기관은 본부에 당시 환자 답변이 명확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우한시 여행력이 제대로 확인됐더라도 당시 기준상으로 이 환자는 격리 후 조사가 필요한 조사대상 유증상자나 자가 격리가 필요한 능동감시 대상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37.5도 이상 발열이나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없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의무기록상 발열은 없었고 콧물과 몸살기운만 확인됐다. 당시 의료기관 조치사항을 보면 의료기관은 14일 이내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여행력이 있는 발열, 호흡기 증상 환자를 확인했을 때 환자에게 수술용 마스크를 착용토록 하고 독립된 공간에서 진료를 하게 돼 있었다.

25일에는 발열과 근육통 등으로 다시 같은 의료기관에 내원했는데 이때는 환자가 우한 방문력을 밝히고 진료를 받았다. 이에 방문력과 발열 증상을 확인한 의료기관은 이 사실을 보건소에 신고하고 환자는 능동감시를 받게 됐다.

다행히 휴대전화 위치나 카드 사용 내용 확인 결과 처음 의료기관을 내원한 이후 22~24일 3일간 이 환자는 자택에서만 머물렀으며 자가 격리 다음날인 26일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폐렴 진단을 받고 곧바로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이 있는 분당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다.

의원 측의 과실 등은 확인하기 어려웠지만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DUR에 (방문력이) 떴는데 조치가 안 된 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판단하기 어렵지만 적절했느냐에 대해선 적절하지 않았고 좀더 적극적으로 물어보고 의미를 확인했어야 한다. 그런데 이분이 기침이나 고열이 있었으면 물어보셨겠지만 콧물이나 몸살기운이라고 얘기를 해 그렇게 진료를 하신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해당 의료기관의 의료진은 물론 이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 등 환자와의 접촉자는 늘어날 수밖에 없게 됐다.

여기에 발병 시기를 특정하기 어려워 접촉자 범위를 최대한 넓히다 보니 공항버스 27명, 항공기 34명 등 추가로 접촉자가 늘어나게 됐다.

이와 관련해 우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신고 및 대응을 위한 사례 정의 확대에 따라 네번째 환자와 같은 사각지대는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27일 질병관리본부가 의료기관에 안내한 사항을 보면 환자 진료시 평상시에도 의료진은 보건(수술)용 마스크를 착용토록 했다. DUR이나 문진 등을 통해 우한시뿐 아니라 중국 전역에 대한 여행력을 확인하는 즉시 발열 등 증상 여부 상관없이 독립된 공간에서 진료를 진행하게끔 안내했다.

나아가 네번째 환자 역학조사를 계기로 향후 검역의 중요성은 1차 저지선인 공항뿐 아니라 2차 방어선인 의료기관의 좀더 적극적인 대응이 중요해졌다.

정은경 본부장은 "검역과정에서 의심자를 발견하는 것은 굉장히 일부"라며 "1차 방어선이 검역이라고 하면 2차 방어선은 의료기관에서의 선별이다. 최대한 의료기관에는 여행력이 있는 환자에 대해서는 선별진료를 안내하고 여행력이 있는 국민들은 선별진료소를 먼저 가게끔 하는 국민과 의료기관의 협조가 있어야만 지역사회에 들어와 발병하신 환자분들을 조기에 발견하고 지역사회 노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imj@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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