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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 유영 "연아 언니처럼 대한민국 이끄는 선수 되고파"

등록 2020.02.08 18:5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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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이후 11년 만에 4대륙 피겨 메달 획득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한국 유영이 8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실내빙상장에서 열린 202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 프로그램에 출전해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2020.02.08.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한국 유영이 8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실내빙상장에서 열린 202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 프로그램에 출전해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2020.02.08.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권혁진 기자 = '피겨 여왕' 김연아(30) 이후 두 번째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한국인 메달리스트가 된 유영(16·과천중)은 롤모델인 김연아처럼 한국을 빛내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희망했다.

유영은 8일 양천구 목동 실내아이스링크에서 열린 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79.94, 예술점수(PCS) 69.74로 149.68점을 기록했다. 이틀 전 쇼트프로그램에서 73.55점을 획득한 유영은 합계 223.23점으로 2위에 올랐다.

한국 선수가 4대륙 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메달을 획득한 것은 2009년 밴쿠버 대회 김연아의 금메달 이후 11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다. 지난달 2020 로잔 동계유스올림픽에서 한국 선수 최초 금메달을 거머쥔 유영은 한국 피겨사에 또 하나의 획을 그었다.

유영은 "한국에서 열렸는데 11년 만의 은메달을 딸 수 있어서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승부처는 세 바퀴 반을 도는 트리플 악셀이었다. 21명 중 20번째로 링크에 선 유영은 첫 과제에 넣은 트리플 악셀을 완벽하게 뛰어 수행점수(GOE) 2.67점을 챙겼다. 이틀 전 쇼트프로그램에서는 착지 불안으로 GOE 1.60점을 잃었지만 이날은 군더더기 없는 점프를 선보였다.

쇼트프로그램에서 흔들렸던 트리플 악셀의 성공으로 자신감을 얻은 유영은 이후 과제들을 큰 무리없이 소화했다.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한국 유영(왼쪽)이 8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실내빙상장에서 열린 202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 프로그램에서 수상한 은메달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왼쪽부터 은메달 수상자 한국 유영, 금메달 수상자 일본 키히라 리카, 동메달 수상자 미국 브레디 테넬. 2020.02.08.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한국 유영(왼쪽)이 8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실내빙상장에서 열린 202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 프로그램에서 수상한 은메달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왼쪽부터 은메달 수상자 한국 유영, 금메달 수상자 일본 키히라 리카, 동메달 수상자 미국 브레디 테넬. 2020.02.08. [email protected]

유영은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GOE 1.87점을, 트리플 루프에서 GOE 1.47점을 획득했다. 또 다른 고난이도 과제인 트리플 러츠-싱글 오일러-트리플 살코 콤비네이션 점프 또한 군더더기 없었다.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도 깨끗하게 뛰었다.

유영은 "트리플 악셀을 깔끔하게 성공해 후회가 없다. 나머지 점프도 큰 실수없이 마무리했다. 대회가 한국에서 열려 더욱 뜻깊었다. 부담이 많이 됐지만 잘 이겨내고 좋은 성적을 받았으니 앞으로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은 국내 여자 선수 중 유일하게 실전에서 트리플 악셀을 구사한다. 남들을 압도할 경쟁력을 갖추기까지는 끊임없는 노력이 있었다.

유영은 "어릴 때부터 트리플 악셀을 계속 시도했다. 예전에는 부상도 많았고 대회 출전으로 연습 시간이 부족했는데 작년 비시즌 때 열심히 연습해서 지금의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유영은 "트리플 악셀은 아직 내가 생각하기엔 너무 부족하다. 예전에 성공률이 50%라고 했는데 이번 대회에서 성공했으니 이제는 55% 정도로 보시면 될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유영은 시상식에서 우상인 시상대로 나선 김연아와 조우했다. 김연아는 유영에게 메달리스트 기념품인 인형을 건네주며 "축하해요"라며 후배의 선전을 진심으로 기뻐했다.

"연아 언니가 인형을 줬는데 (원래) 누가 주는지 몰랐다. (김연아를 보고) 너무 깜짝 놀랐다. 마음속으로 좋아서 펄쩍펄쩍 뛰었다"는 유영은 "한국 대회에서 은메달을 땄는데 연아 언니가 인형도 줘 큰 추억이 될 것이다. '축하해요'라고 해주셨는데 짧은 말 속에서도 진심이 느껴진 것 같다"고 돌아봤다.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한국 유영이 8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실내빙상장에서 열린 202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 프로그램에 출전해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2020.02.08. misocamera@newsis.com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한국 유영이 8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실내빙상장에서 열린 2020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 프로그램에 출전해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2020.02.08. [email protected]

수많은 '연아 키즈' 중 김연아의 행보에 가장 근접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유영은 자신도 김연아처럼 누군가에게 꿈을 줄 수 있는 선수가 되길 원했다.

"연아 언니는 대한민국을 빛낸 선수다. 연아 언니를 보면서 시작했으니 나도 대한민국을 이끌고, 빛내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장을 찾아준 팬들에게는 거듭 고마움을 표했다. 국내에서 열리는 큰 국제대회에 목말랐던 팬들은 한국 선수들 몸짓 하나하나에 환호와 함성을 쏟아냈다.

유영은 "해외에 있을 때는 스핀을 해도 박수 소리가 크지 않다. (이번에는) 한국 선수가 하나하나 성공할 때마다 박수를 쳐주시니 큰 힘이 됐다"고 고개를 숙였다.

시즌의 막바지를 향해가는 시점에서 은메달이라는 큰 선물을 받은 유영은 다음 달 캐나다 몬트리올 세계선수권에 출격한다. 시니어가 된 뒤 처음으로 나서는 세계선수권이다. 4대륙 대회와 달리 유럽의 강호들도 대거 출전해 국제대회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유영은 "메달은 바라지 않는다. 클린 프로그램으로 시즌을 끝냈으면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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