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 산업일반

[車블랙박스]전선뭉치가 車산업 세운 배경은?…공급망과 직서열생산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등록 2020-02-11 05:51:00
associate_pic
[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성윤모(오른쪽)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6일 오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의 여파로 부품공급 차질을 빚고 있는 자동차 부품인 와이어링 하네스(전선 및 전선을 물리적으로 고정하기 위한 부품)를 생산하는 경북 경주시에 위치한 (주)경신 경주공장을 방문해 생산라인 공정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20.02.0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이름조차 생소한 '와이어링 하네스'(Wiring Harness)가 연일 신문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이 제품이 현대·기아·르노삼성·쌍용차의 국내공장을 일제히 멈춰세우며 초유의 '셧다운 사태'를 일으킨 주범이기 때문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사태로 인한 중국 공장 가동이 중단되며 국내 완성차업계가 지난 4일부터 이날 현재까지 도미노 가동중단 사태를 겪고 있다.

'와이어링 하네스'는 말 그대로 '전선뭉치'다. 자동차 각 부분에 전기를 공급하고 전자신호를 전달하기 위해 차를 움직이게 하는 전선 묶음으로, 자동차 각 부분에 맞게 전선들을 묶어내기 위해 대부분 수작업으로 만들어진다. 어려운 기술이 필요한 고부가가치제품은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특별히 고도화된 기술이 필요하지도 않은 전선뭉치가 국내 자동차산업을 멈춰세운 사태의 배경으로 국내 자동차산업의'공급망'과 '직서열생산'(JIS·Just In Sequence)'시스템을 꼽고 있다. 

이번 공장 가동 중단 사태로 완성차업체들은 "왜 '와이어링 하네스'를 국산화하지 않았느냐"는 국민적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하지만 사실 '와이어링 하네스'는 한국 기업이 만든다.

이 제품은 2000년 이전까지 이 제품은 미국 델파이, 독일 레오니, 일본 야자키 등에서 수입해왔지만 현재는 한국 업체가 생산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한국 부품업체 '유라코퍼레이션', '경신', '티에이치엔(THN)' 등 3곳으로부터 와이어링 하네스를 공급받는다.

문제는 이들 기업이 수작업이 많이 필요한 공정 특성상 원가를 줄이기 위해 인건비가 낮고 거리가 가까운 중국에 공장을 세워 제품을 공급해왔다는 것이다.

완성차 조립에 맞춰 부품을 공급받는 현대·기아차의 적시생산방식 역시 문제를 키웠다.

현대기아차의 직서열생산은 토요타가 처음 시작한 적시생산방식(JIT·Just In Time)을 변형시킨 것으로, 완성차와 협력사가 생산현황을 공유하며 능동적으로 생산을 관리한다. 완성차 입장에서는 각 부품을 필요한 순서대로 협력사로부터 공급받을 수 있고, 재고관리 비용도 크게 낮출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에서는 적시생산방식의 단점이 확연히 드러났다는 평가다. 상대적으로 부피가 커 재고가 적었던 와이어링하네스 생산·공급에 제동이 걸리자 현대·기아차 공장이 멈춰섰고, 현대·기아차 공장이 멈춰서자 현대모비스 등 부품공급사들도 일제히 가동을 멈췄다.

업계 관계자는 "직서열 생산방식은 최적의 원가관리와 재고관리 방법이지만 남는 재고가 거의 발생하지 않아 이번 사태에서 엄청난 타격을 발생시켰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토요타를 비롯한 일본 기업들은 중국 뿐 아니라 베트남 등 동남아에서도 상당한 물량을 받고 있기 때문에 아직 부품수급에 별다른 타격을 받고 있지 않다"며 "동남아 시장 진출을 추진 중인 현대차가 부품사들의 현지진출을 적극적으로 이끌어 공급망 다변화를 이뤄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車블랙박스는 자동차 산업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담아 매주 화요일 연재되는 고정코너입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y@newsis.com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산업 핫 뉴스

상단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