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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대북 개별관광, 험난하지만 추진해야 할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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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20-02-13 05:30:00
더 근본적으로는 관광이 평화 분위기 조성에 미칠 긍정적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태영호 전 북한 공사가 "정부의 북한 관광 자유화 정책을 지지한다"고 밝힌 이유도 매한가지다. 그는 남북의 접촉을 늘리는 방법 외에는 평화 통일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강조했다.
유엔은 관광을 '평화로 가는 여권'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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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지현 기자 = 정부가 추진하는 대북 개별관광을 둘러싸고 대북 공조 균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10일 한미 국장급 협의에서 미국이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하지만 '동의한다'와 같은 말은 아닐 것이다. 미국의 기본 입장은 '남북 협력이 비핵화 진전과 보조를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대북제재 효능감'은 상상을 초월한다고 한다. 여야를 막론하고 제재를 비핵화 협상 수단으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신념이 마치 종교적 믿음처럼 견고하다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오마바의 유산인 '전략적 인내'를 폐기하는 듯 했지만 대북제재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대북제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북미 비핵화 협상판으로 나오게 하는 유인책이 됐다. 그러나 제재의 '약발'은 떨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북한은 대북제재 국면 속에서도 비핵화의 문턱을 높이고 있을 뿐 백기를 들지 않았다. "경제건설에 유리한 대외적 환경이 절실히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결코 화려한 변신을 바라며 지금껏 목숨처럼 지켜온 존엄을 팔 수는 없다"고도 선언했다.

이대로 가면 북한이 대북제재 해제를 통한 대규모 경제 발전의 꿈을 접고 '자폐 경제'로 회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정치·경제적 의존도를 키워가는 경향도 점점 심해질 수밖에 없다. 중·러는 지난해 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재 완화 결의안을 제출하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북한은 대북제재 틀 속에서만 남북 협력사업을 추진하려는 남측에 대해서는 아예 무시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인도적 목적에서 지원하는 쌀마저 거부하고 남북 교류 제안에 전혀 응하지 않았다. 신년사를 대체한 노동당 전원회의 보고에서도 대남관계 언급은 일절 없었다.

사면초가의 현 상황에서 북한과 접촉면을 늘릴 수 있는 묘안으로 던진 승부수가 개별관광이다. 대북제재에 정면으로 위반되지 않아 해외 관광객들도 개별적으로 여행사를 끼고 북한 관광에 나서고 있다. 비무장지대 통과 등에 대한 협의는 필요하겠지만 한국에 대해서만 제재 위반 문제를 제기하기는 곤란하다.

관광은 김정은 위원장의 관심사업이기도 하다. 김 위원장은 집권 이후 마식령스키장, 양덕온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개발에 자금과 인력을 투자해왔다. 북한도 숙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 관영매체는 남측의 개별관광 구상에 대해 아직까지 거부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더 근본적으로는 관광이 평화 분위기 조성에 미칠 긍정적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정부는 비핵화와 더불어 평화, 통일의 숙제도 안고 있다. 지금처럼 교류협력이 끊긴 상태에서 이는 요원하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가 관광 자금이 제재의 숨통을 터줄 것을 우려하면서도 "나 개인은 정부의 북한 관광 자유화 정책을 지지한다"고 밝힌 이유도 매한가지다. 그는 남북의 접촉을 늘리는 방법 외에는 평화 통일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강조했다. 유엔은 관광을 '평화로 가는 여권'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신종 코로나 여파로 정부가 당장 대북 개별관광을 추진하기는 어려워졌다. 하지만 전화위복의 자세로 개별관광을 준비하고 논의를 성숙시키는 시간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미국과 사전 협의로 대북 공조 균열 우려를 차단하는 한편, 금강산 관광객 피격 사건의 잔상이 남아있는 국민들이 안심하고 관광에 나설 수 있도록 안전보장 문제도 확실히 설득시켜야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fin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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