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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남규 전 감독과 갈등' 탁구 전지희, 견책 처분

등록 2020.02.12 20: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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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전 정지 등 중징계는 피해

유남규 감독은 별도 징계 없어

[서울=뉴시스]스포츠공정위원회에 참석한 전지희.

[서울=뉴시스]스포츠공정위원회에 참석한 전지희.

[서울=뉴시스] 권혁진 기자 = 유남규 전 여자대표팀 감독과 훈련 중 나눈 대화를 몰래 녹음해 이를 대한탁구협회에 냈다가 스포츠공정위원회에 회부된 여자탁구 에이스 전지희(포스코에너지)가 경징계를 받았다.

대한탁구협회는 12일 송파구 방이동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스포츠공정위원회를 열고 3시간 가까운 마라톤 회의 끝에 전지희에게 경징계에 해당하는 견책 처분을 내렸다.

스포츠공정위원회 규정 제5장 22조에 따르면 견책은 선수가 받을 수 있는 가장 낮은 수준의 징계다. 스포츠공정위원회는 두 사람을 모두 불러 직접 소명 기회를 줬다. 이 자리에서 전지희는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장호 변호사는 "전지희가 유 감독과의 대화를 비밀 녹음한 형태가 됐다. 이를 탁구협회와 제3자에게 내면서 일종의 유포가 됐다"면서 "감독과 선수간 대화를 개인적으로 녹음했다는 것은 신뢰를 크게 훼손하는 행위다. 동기가 명확하지는 않지만 탁구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봤다"고 징계 배경을 설명했다.

전지희는 지난해 말 당시 여자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있던 유 감독의 지시 내용을 허락없이 녹취했고, 부당하다고 느낀 듯 파일을 대한탁구협회에 제출했다. 유 감독은 전지희가 자신의 스타일에 불만을 품고 이같은 일을 벌였다는 소식을 접한 뒤 사직서를 내고 대표팀을 떠났다. 전지희도 세계선수권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하면서 태극마크를 반납한 상태다.

회의에 참석한 위원들은 전지희가 최소 6개월 이상의 자격정지에 준하는 처벌을 받아야한는데 뜻을 모았지만 유 감독에게 사과한 점과 본인이 뉘우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견책으로 수위를 낮췄다.

이 변호사는 "내용상으로는 상당한 중징계감이지만 전지희가 우리나라 톱랭커이고 후배들을 이끌 언니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했다. 그동안의 공적도 있는데다 최근 유 감독에게 사과 의사를 표한 점, 본인도 크게 반성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말했다.

대한탁구협회 관계자는 "전지희가 유 감독에게 미리 사과의 뜻을 밝힌 것이 징계 경감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귀띔했다.

전지희는 소속팀 포스코에너지 김형석 감독과 함께 지난 11일 유 감독의 소속팀인 삼성생명 훈련장을 찾아가 두 시간 가량 대화를 나누며 사과와 함께 쌓인 오해를 풀었다. 출전 정지 등의 상황을 면한 전지희는 앞으로 별도의 제재없이 선수 생활을 지속할 수 있게 됐다.

유 감독은 애초 징계 대상으로 분류되지 않았다. 유 감독은 이날 회의에도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했다. 이 변호사는 "지도자와 선수의 불협화음이 벌어졌지만 전지희가 동기를 제공했다. 또 유 감독이 이미 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났기에 또 징계를 주는 것은 과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전지희가 제출한 녹취 파일 속에서도 유 감독에게 문제를 제기할 수 있을 수준의 내용은 담겨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성과 관련된 문제나 체육계에서 걱정하는 욕설 등의 언어폭력이 있을까봐 걱정했는데 그건 전혀 아니었다"면서 "다만 유 감독의 언급속 부적절한 언행은 있었는데 외부에서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고 전했다. 

김형석 감독은 "전지희가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멘탈을 잘 관리해 앞으로 운동에 매진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지희는 회의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내가 오해한 부분들이 있는 것 같다. 어제 유 감독님께 사과드렸다"면서 "불만이 있었다기보다는 내가 좀 많이 불안하고 혼란스러웠다"고 털어놨다.

유 감독은 "전지희가 사과를 해 감독으로서 받았다"면서 "세계대회와 올림픽을 잘해보려고 했는데 (감독직에서 물러나게 돼) 진짜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전지희도 죄송하다고 했다"고 소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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