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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에 NRDO 바람 확산…혁신 비즈니스 모델로 '입지'

등록 2020.02.20 08:5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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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일동·한독·브릿지바이오·LSK 등

NRDO 자회사를 창업하거나 투자 사례 잇따라

오랜 기간 다양한 전문성이 요구되는 신약개발 특수성 반영된 결과

K-바이오에 NRDO 바람 확산…혁신 비즈니스 모델로 '입지'

[서울=뉴시스] 송연주 기자 =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에 다양한 형태의 오픈 이노베이션 모델을 이용한 기술 교류가 활발하다.

유한양행은 19일 연구소 기업 아임뉴런 바이오사이언스와 총 537억원 상당 뇌질환 신약후보물질 기술도입 및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아임뉴런은 작년 4월 유한양행 출신 김한주 대표가 설립한 연구소 기업이다. 유한양행은 설립 3개월 후인 작년 7월, 이 회사에 60억원 상당의 지분투자를 했다.

아임뉴런은 뇌질환 관련 기초의과학 연구에 주력하는 회사다. 다양한 약물과 결합 가능한 플랫폼 기술을 갖고 있다. 유한양행은 이번 뇌질환 후보물질 3종 도입으로 항암과 대사질환에 집중돼 있는 신약개발을 뇌질환 분야로 확대할 예정이다.

유한양행의 이번 오픈 이노베이션은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모델을 연상시킨다. NRDO는 성공 가능성 높은 신약 후보물질을 외부에서 들여와 임상시험, 상용화 등 ‘개발’(Development)에만 집중하는 사업모델이다. 기초 연구를 끝낸 확정된 후보물질을 들여와 전임상, 임상시험 등 임상개발에 집중하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오랜 기간 소요되는 후보물질 발굴 단계를 직접 수행하는 대신 신속한 개발과 사업화, 수익 창출을 실현할 수 있다.

앞서 유한양행은 2015년 오스코텍 미국 자회사 제노스코에서 도입한 폐암치료제 레이저티닙을 물질 최적화와 공정개발, 전임상 등을 거쳐 가치를 높인 뒤 2018년 11월 미국 얀센바이오테크에 총 1조4500억원 규모로 수출한 바 있다. 이 과정이 전형적인 NRDO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에서 이미 보편화된 NRDO 모델은 국내에서도 활성화되는 중이다.

일동제약의 지주회사 일동홀딩스는 작년 5월 NRDO 형태의 신약 개발 전문 기업 아이디언스를 설립했다. 아이디언스는 임상 진행, 기술 수출 및 상용화 등 신약개발 업무를 집중 추진하고 있다. 같은 해 8월 아이디언스는 일동제약에서 파프(PARP) 저해제 후보물질 ‘IDX-1197’의 개발 권리를 인수했다.

지난 2015년 설립된 바이오벤처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는 ‘국내 대표 NRDO 기업’이라는 콘셉트로 작년 12월 코스닥 상장에도 성공했다. 이 회사는 NRDO 형태로 들여온 특발성 폐섬유증(IPF) 치료제 후보물질 ‘BBT-877’을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에 약 1조50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한 바 있다.

또 한독은 미국의 NRDO 바이오벤처 트리거 테라퓨틱스에 500만 달러를 투자해 지분 약 10%를 확보했다.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인 LSK Global PS는 작년 2월 임상시험 수탁에서 신약개발로 사업 분야를 확장하면서 자회사 LSK NRDO를 설립했다. LSK NRDO는 LSK Global PS가 20년간 쌓은 임상연구 수행 노하우를 활용해 다른 NRDO보다 효율적으로 운영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제약·바이오 산업 고도화와 맞물리면서 NRDO 자회사를 창업하거나 투자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며 “오픈이노베이션이 활성화하는 가운데 오랜 기간 다양한 전문성이 요구되는 신약개발의 특수성이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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