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기초연구원 '당뇨병 정밀 진단 위한 형광물질' 개발했다

등록 2020.02.25 12:44:0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하루 걸리던 조직검사 2시간 만에…베타세포 이식 후 관찰 성공

조영제 사용에 따른 부작용↓, 국제 학술지 게재

쥐 췌장섬을 PiF로 염색한 뒤 간문맥으로 이식하고 생체 외 이미징을 통해 간에 이식된 쥐 췌장섬의 형광 신호를 확인했다(A).  (B)는 췌장섬 이식과정 모식도

쥐 췌장섬을 PiF로 염색한 뒤 간문맥으로 이식하고 생체 외 이미징을 통해 간에 이식된 쥐 췌장섬의 형광 신호를 확인했다(A).

(B)는 췌장섬 이식과정 모식도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당뇨병 발병 및 진행을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 장영태 부연구단장(포항공대 화학과 교수) 연구팀이 국내외 공동연구를 통해 당뇨병 정밀진단과 조직검사에 쓰일 수 있는 새로운 형광물질 '파이에프(PiF; Pancreatic islet Fluorinated probe)'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당뇨병 진단은 혈액 속 포도당(혈당)의 농도를 측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이는 병의 진행 상태를 면밀히 파악키 어렵고 인슐린 분비를 담당하는 췌장 베타세포의 건강상태를 직접 측정해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하지만 췌장 측정방법은 외과적으로 췌장을 떼어내 분석하기 때문에 반복 수행이 어렵고 췌장에 불균일하게 분포하는 췌장섬을 모두 찾아내 신속히 측정하는데도 한계가 있다.
 
이번 연구에서 IBS 연구진은 비침습적으로 베타세포를 시각화하고 건강한 베타세포의 질량을 측정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했다.
 
우선 연구진은 췌장 베타세포에서 분비되는 인슐린과 결합하면 색을 내는 화합물들을 선별하고 양전자단층촬영(PET) 조영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후보 화합물에 불소(F) 원자를 미리 도입해 췌장 베타세포만 특이적으로 탐지할 수 있는 PiF를 최종 선별했다.

이어 베타세포 파괴를 유도한 제1형 당뇨병 모델 생쥐의 꼬리로 PiF를 주사했다. 주사 2시간 이후 광학 현미경으로 관찰한 결과, PiF가 췌장 베타세포만을 선택적으로 탐지한다는게 확인됐다.

이를 통해 조직을 채취해 항체를 붙이는 등 복잡한 절차와 하루 이상의 시간이 필요했던 기존 조직검사에 비해 처리 시간을 크게 단축시켰다.
PiF를 이용한 PET/CT 이미지. PiF의 불소 원자에 방사성동위원소를 부가한 PET 영상용 조영제를 꼬리 정맥주사로 투여하면 30분 만에 췌장에 도달하고 60분 이후 빠르게 몸 밖으로 배출된다.

PiF를 이용한 PET/CT 이미지. PiF의 불소 원자에 방사성동위원소를 부가한 PET 영상용 조영제를 꼬리 정맥주사로 투여하면 30분 만에 췌장에 도달하고 60분 이후 빠르게 몸 밖으로 배출된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더 많은 인슐린과 결합할수록 형광이 세지기 때문에 형광의 세기를 토대로 건강한 췌장 베타세포의 양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인슐린으로 혈당조절이 불가능한 당뇨병 환자들은 최후의 수단으로 췌장섬을 이식하는 치료를 진행하는데 PiF를 사용하면 이식 성공여부도 관찰할 수 있다.
 
연구진은 "쥐에서 분리된 1000개의 췌장섬을 생쥐의 간문맥으로 이식하고 다음날 PiF를 주사한 뒤 확인한 결과, 췌장섬을 이식한 쥐의 PiF 형광신호가 이식을 받지 않은 쥐의 간보다 현저히 높게 관찰됐다"며 "형광신호를 토대로 이식된 췌장섬이 원래 조직에 정상적으로 정착하고 기능하는지를 검사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PiF의 PET 조영제 효능도 동물실험으로 확인했다.

 PiF에 도입된 불소 원자를 방사성을 가진 동위원소(불소-18)로 치환한 뒤 실험쥐에 투여해 PET 분석 결과, PiF가 췌장에 뚜렷하게 분포하는 모습이 관찰됐다.

 PiF는 30분 만에 췌장에 도달해 가장 높은 흡수 상태를 나타냈고 대부분 60분 이후 빠르게 몸 밖으로 빠져나갔다. 이는 조영제로 사용해 환자를 진단할 때 부작용 가능성이 적다는 의미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화학회지(JACS; 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IF 14.695)에 지난 10일자로 실렸다. (논문명 Multimodal imaging probe development for pancreatic β-cells: from fluorescence to PET)

장영태 부연구단장은 "PiF는 광학 및 PET 영상화가 모두 가능한 이중방식으로 베타세포를 탐지할 수 있는 최초의 형광 화합물"이라며 "당뇨병 발병 여부 및 조기 진단이 가능한 임상도구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