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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쉬면 월급 없는데"…코로나19에 우는 학원강사들

등록 2020.03.05 13:25:50수정 2020.03.05 20: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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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못하는 학원강사들 "무급이라 우울"

"맘카페선 문 여는 학원 공유" 공격도

전달 28일 기준 서울 학원 64.2% 휴원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공적 마스크 판매가 종료됐다는 안내문이 5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약국 입구에 부착되어 있다. 2020.03.05. mspark@newsis.com <기사 내용과직접 관련 없습니다>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공적 마스크 판매가 종료됐다는 안내문이 5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약국 입구에 부착되어 있다. 2020.03.05. [email protected] <기사 내용과직접 관련 없습니다>

[서울=뉴시스]최현호 기자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는 가운데, 교육부의 휴원 권고에 따라 일을 못하고 있는 학원강사들의 고충도 커지고 있다. 휴교를 해도 월급이 나오는 교사들이나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일반 직장인들과 달리, 학원강사들은 출근을 하지 않으면 아예 일을 할 수가 없어 급여를 못 받기 때문이다.

교육부의 휴원 권고가 있지만 생계가 달린 문제다보니 학원문을 열고 싶다가도 맘카페 등 학부모들 눈치에 문을 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학원 문을 열되, 학원에 안 나오는 학생의 수업비는 이월을 해 주겠다'는 입장을 내놔도 학부모들의 원성이 심해 휴원을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학원에서 수학강사로 일하고 있는 A(34·여)씨는 5일 "일반회사는 재택근무를 하니까 유급이겠지만, 우리는 수업을 해야 돈을 받는데, 월급 문제 때문에 제일 힘들다"고 말했다.

A씨가 다니는 학원은 지난달 25일부터 2주째 휴원 중이다. A씨는 "지난달 월급에서 4분의1이 날아갈 거고, 이번달에도 월급의 4분의 1이 날아갈 것 같다"라며 "적은 금액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수입이 급감하는 상황임에도 학원 관계자들이 휴원을 하게 된 데에는 학부모들의 영향이 가장 크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번주가 휴원 3주째라고 밝힌 또 다른 학원의 운영자는 "맘카페 가면 이 시기에 학원 여는게 말이 되냐, 여는 학원 이름 말해달라 서로 공유하고, 심지어는 신천지 아니냐고 하더라"면서 "학교들은 쉬어도 교사들 월급 다 나오고 사람들 우글거리는 PC방, 카페는 다 그대로인데 왜 우리만 (갖고 그러냐)"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월세 등 고정비용은 그대로 다 나가고 있는데, 남의 희생만 무조건 강요하지 말라. 학원과 거기 딸린 식구들도 다들 누군가의 가장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도 "우리는 (휴원을 안 하고) 학원비를 이월해 줄테니 아이들 보내기 싫으면 보내지 말라고 했는데도 엄마들이 (휴원을 하라고) 강압적으로 얘기를 했다"면서 "맘카페에서 난리가 나면 평판이 안 좋아지잖나, 그래서 결국 휴원을 했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의 '관내 학원 및 교습소 휴원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코로나19로 휴원한 서울 내 학원은 총 2만5261개소 중 1만6211개소(64.2%)다. 휴원 참여율은 지난달 26일 36.7%에서 27일 47.6%로 증가했다.

시교육청은 코로나19 위기경보단계 '심각' 격상에 따라 지난달 24일 관할 학원, 교습소에 휴업을 강력히 권고했다. 하지만 이같은 시교육청의 권고는 현행법상 강제성이 없어 학원들은 수업을 계속 진행할 수 있다.

그럼에도 휴원하는 학원들이 늘어나는 이유는 맘카페 등을 중심으로 한 엄마들의 여론이 수업 진행에 부정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여러 맘카페에는 "코로나가 이렇게 난리인데 학원 문 여는 게 말이 되냐", "(수업 진행하면서) 이월해 줄테니 애 보내지 말라는데, 우리 애만 뒤쳐지라는 거냐" 등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한편 코로나19로 휴원에 들어가 경영난에 처한 학원들은 정부에 자금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4일 한국학원총연합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휴원이 길어져 학원들이 어려움을 겪는다"면서 "고통을 나누는 차원에서 정부가 학원을 지원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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