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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무제한 달러 풀기·회사채 매입…"모든 일 다 해"

등록 2020.03.24 10:4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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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ETF 매입에 "완전히 새로운 세상"

TALF 도입해 기업과 가계 신용 지원

"처음으로 연준이 상업은행으로 변신"

[워싱턴=AP/뉴시스]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3일(현지시간) 긴급 기준금리 인하 관련 기자회견 중인 모습. 2020.03.24.

[워싱턴=AP/뉴시스]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이 3일(현지시간) 긴급 기준금리 인하 관련 기자회견 중인 모습. 2020.03.24.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경제 충격을 줄이기 위해 연일 비주카포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또 전례 없는 카드를 내놨다.

23일(현지시간) 연준은 미국 증시 개장 1시간30분 전쯤 무제한 양적완화(QE)를 발표했다. 사실상 한계 없이 달러를 찍어내겠다는 선언이다.

연준은 2008년 금융위기부터 3차례에 걸쳐 QE를 진행했지만 이번에는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시장의 원활한 기능을 위해 필요로 하는 만큼"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기준금리를 0.00~0.25%로 내리고 국채와 MBS를 7000억달러 규모로 사들이겠다고 밝힌 지 8일 만이다.

아울러 연준은 3000억달러 규모의 지원 프로그램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재무부 환율안정기금(ESF)이 300억달러를 제공한다. 이에 따라 채권 발행, 유통 기구인 '프라이머리마켓 기업신용기구'(PMCCF)와 '세컨더리마켓 기업신용기구(SMCCF)'가 설치된다.

SMCCF는 투자등급 회사채와 상장지수펀드(ETF)를 매입하기로 했다. 이는 무제한 QE보다도 파격적인 조치로 받아들여진다. 연준은 금융위기 때도 회사채, ETF 매입에 나서지 않았다.

골드만삭스의 투자등급채권 담당 조니 파인은 인터뷰에서 "연준이 전에 없던 조치를 했다"고 평가했다. CFRA 리서치의 ETF 책임자 토드 로젠블루트는 트위터에서 "와. 이건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다"라고 밝혔다.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ETF인 'iShares Investment Grade Corporate Bond ETF '나 '뱅가드 장기 회사채 ETF'는 이날 약 7% 올랐다.

연준은 투자등급 회사채만 매입 대상이며, 부실기업이 발행한 투기등급 채권인 하이일드채는 사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구매는 무제한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연준은 한 ETF의 20%  또는 개별 회사채의 10% 이상을 소유할 수 없다.

이번 조치는 연준에는 최초지만 일본 중앙은행(BOJ)의 경우 이미 투자등급 회사채뿐 아니라 주식 가격 연동 ETF도 공격적으로 사고 있다.

이와 더불어 연준은 2008년 가동했던 '자산담보증권 대출기구(TALF)'를 도입해 기업과 가계 신용을 지원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동성 위기가 미 기업의 지불능력 위기로 번지는 걸 막기 위해 연준이 새로운 대출 기구를 공개했다고 전했다.

TALF는 학자금 대출, 신용카드 대출, 자동차 대출, 중소기업청(SBA) 보증대출 등을 자산으로 발행된 유동화증권(ABS)을 매입한다.

JP모건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이클 페롤리는 "연준이 중앙은행 대신 상업은행으로 변신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구겐하임 파트너스 LLC의 최고투자책임자 스콧 미너드는 "연준은 권한 내에서 거의 모든 걸 다 했다"고 말했다. 

WSJ은 연준의 움직임이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빠르고 광범위하다고 평가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융위기를 이끈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이나 2012년 유로존 재정 위기를 지휘한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처럼  위기 대응 태세로 신속하게 전환했다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소비 등 경제 활동이 중단된 현 상황은 어떤 면에서는 금융위기보다 위험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WSJ은 재무부와 협력하며 의회의 자금 투입을 기다리고 있는 연준이 얼마나 빨리 경제 전반에 걸친 위기를 제한할지가 중요하다고 짚었다.

이날 연준의 발표에도 주식시장은 긍정적으로 반응하지 않았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 지수는 582.05포인트(3.04%) 하락한 1만8591.93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67.52포인트(2.93%) 내린 2237.40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도 18.84포인트(0.27%) 하락한 6860.67을 나타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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