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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신간]유 미 에브리싱·그리고 여자들은 침묵하지 않았다 外

등록 2020.03.25 12: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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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신간]유 미 에브리싱·그리고 여자들은 침묵하지 않았다 外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카페 고양이 나무-이야기

일본의 신예 작가 우에하라 스이의 소설이다. 따뜻한 작품이라는 평을 받으며 일본에서 시리즈 3권까지 출간됐다.

동네 사람들이 카페에 모여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바닷가가 보이는 풍경에 언덕 위의 작은 집이 자리해 있다. 바로 '카페 고양이 나무'다. 녹색 문을 열어젖히면 고양이 탈을 쓰고 있는 카페 마스터를 만날 수 있다. 특이하게도 카페 마스터는 고양이 탈을 쓴 채 사람들을 맞이한다. 손님들은 익명의 마스터 가타쿠라 씨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고민을 상담한다. 손님들은 카페로 들어올 때 우중충했던 마음을 털어내고 어느 새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카페 문을 나선다.

저자는 이 책을 쓰게 된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두 사람만이 아닌, 익명의 손님들이나 이 책을 읽어 주실 여러분도, 모두 각자의 입장에서 각자의 고민을 안고 계시겠지요. 하지만 분명 누구에게라도 마음이 놓이는 장소가 있고, 털어놓고 싶은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 장소에 있을 때처럼, 정말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낼 때처럼, 이 소설을 읽을 때 따뜻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 썼습니다." 김유라 옮김, 392쪽, 1만4000원,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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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목 깊이의 바다

2012년 '자음과모음'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최민우의 두번째 장편소설이다. 격월간 문학잡지 '악스트'(Axt)에 연재했던 작품으로, 1년간의 대대적인 개고를 거쳐 연재 당시와는 달라진 결말로 독자들에게 새롭게 선보인다.

'사단법인 도서정리협회'는 전국에 열아홉 곳의 지부를 두고 있다. 도서정리협회는 그저 이름일 뿐, 이들은 비밀스럽게 움직이며 주변 곳곳에서 발생하는 기묘한 사건들을 해결하는 사람들이다. 경해와 노아가 일하는 지부 사무실은 버스 종점에 위치한 낡은 상가 건물의 3층이다. 의뢰받은 거울을 찾은 직후 사라져버린 노아의 빈자리를 채우고 있는 경해 앞에 '한별'이 나타난다.

한별은 "엄마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아무 때나 찾아오라고 했다"며 노아의 명함을 경해에게 건넨다. 소년은 놀랍게도 자신의 엄마가 불로불사의 존재이고, 그래서 누군가에게 쫓기고 있다고 말한다. 경해는 열 살 아이의 의뢰를 보호자 동의 없이 받을 수 없어 우선 소년의 아버지를 찾아간다. 한별의 예상대로 한별의 아버지는 아내를 찾으려는 마음이 전혀 없어보인다. 비극적 과거가 낳은 피해자와 그로 인한 희생의 정당성을 고민하게 하는 작품이다. 281쪽, 1만3000원, 은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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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미 에브리싱

영국 작가 캐서린 아이작이 썼다. 달콤쌉쌀한 로맨스와 감동적인 가족 드라마가 함께 어우러진 작품이다.

영국 맨체스터에 사는 서른세 살의 제스는 열 살짜리 아들을 혼자 키우는 싱글맘이다. 제스와 그녀의 열 살 아들 윌리엄은 도르도뉴의 굽이치는 언덕과 수풀이 우거진 포도밭 깊숙이 자리 잡은 프랑스의 샤토 드 로시뇰로 여름휴가를 보내러 떠난다. 겉보기엔 그저 낭만적이고 즐거운 여름휴가를 즐기러 떠난 듯 보이지만, 정작 그곳으로 발을 내딛는 제스의 속마음은 오래 전 끝나버린 연인과의 재회 이상의 복잡한 감정으로 편치 않다.

그것은 십 년 전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을 영원히 놓쳐버린 남자에 대한 애증과 상처, 애덤에게는 늘 바뀌는 새 여자 친구가 있고 자신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호화롭게 잘 살고 있다는 위화감, 하루가 다르게 병세로 악화되어 가는 엄마를 두고도 아무런 손을 쓸 수 없다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훨씬 뛰어넘는, 바로 그 비밀 때문이다. 소설은 그녀가 아이와 친부를 가깝게 만들려는 진짜 이유가 밝혀지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노진선 옮김, 460쪽, 1만5800원, 마시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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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여자들은 침묵하지 않았다

결혼 17년 차인 진 매클렐런은 네 명의 자녀를 두고 있다. 그녀는 남편 패트릭과 아이들과 함께 식탁에 앉아 있다. 서로의 학교생활을 궁금해하고, 적응은 잘하고 있는지 질문을 주고받는 등 가족의 평범한 저녁 식사 자리다.

하지만 진과 그녀의 막내딸 소니아는 남자들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거나 가로저을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다. 그들에게는 목소리가 없었다. 한창 말 연습을 해야 할 어린아이부터 뇌의 손상으로 인해 언어를 잃어버린 노인까지, 여자라면 누구나 손목에 '카운터'를 차고 하루 100단어까지만 말할 수 있는 세상이다. 그들이 101번째 단어를 말하는 순간, 손목에는 전기 충격이 가해지고 카운터의 숫자가 하나씩 올라갈 때마다 충격의 강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카운터는 말 많은 여성들의 손목에 화상을 입히거나, 심한 경우 기절하게 만들기도 한다.

여성들이 빼앗긴 것은 목소리뿐이 아니었다. 언어학 박사였던 진 매클렐런은 손목에 카운터를 차는 순간부터 '박사'라는 호칭을 박탈당한 채 그저 엄마, 아내, 주부로만 살고 있다. 투표권은 물론 부당한 것에 반대하고 저항할 수 있는 최소한의 권리마저 사라졌다. 모든 결정과 선택은 신과, 신이 만든 남자들의 뜻대로 이루어질 뿐이다. 크리스티나 달처 지음, 고유경 옮김, 512쪽, 1만5800원, 다산책방.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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