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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원 라이브 대표 "뮤지컬 '마리퀴리' 꾸준한 공연 가능성 봤다"

등록 2020.03.27 09: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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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속 화제작...29일 폐막 앞두고 일부 회차 매진

네이버 통한 온라인 공연 실황 중계 호흥...21만뷰 기록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공연제작사 라이브 강병원 대표가 24일 서울 종로구 라이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03.24.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공연제작사 라이브 강병원 대표가 24일 서울 종로구 라이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03.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노벨상' 수상자인 폴란드 태생의 프랑스 물리학자·화학자 마리 퀴리(1867~1934)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뮤지컬 '마리 퀴리'는 포스트 여성 서사'라는 호평을 들으며 최근 뮤지컬 중 가장 화제작이 됐다.

단순히 열악한 환경에서 여성이 성공하거나 성장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 자체의 이야기라는 것에 방점이 찍혔다. 천세은 작가, 최종윤 작곡가의 손길을 통해 극적인 생명력을 얻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같은 최근 여러 악재 속에서도 공연을 이끌어온 뮤지컬 제작사 라이브 강병원 대표의 공도 빼놓을 수 없다.

 최근 종로구 라이브 사옥에서 만난 강 대표는 "가설을 검증하고 증명하는 과정 속에서 차별과 편견을 이겨내고 용기를 얻는 여성 과학자 이야기에 이 시대의 관객들이 소통하고 공감한 것 같다"며 쑥스러워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공연제작사 라이브 강병원 대표가 24일 서울 종로구 라이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03.24.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공연제작사 라이브 강병원 대표가 24일 서울 종로구 라이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03.24. [email protected]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에서 공연 중인 '마리 퀴리'는 29일 폐막을 앞두고 있다. 그 중 매진된 회차도 눈에 띈다. 코로나 19에도 관객이 찾고 있다. 지난달 초 개막 당시에는 객석 앞자리밖에 차지 않는 날도 있었으나 입소문이 퍼진 결과다.

하지만 강 대표는 조심스러워했다. '코로나 19'를 뚫고 흥행'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신중했다. "공연계가 전반적으로 어렵잖아요. 저희도 결과적으로는 초연 때보다 손해를 봤어요."

다만 관객 숫자보다 '마리 퀴리'가 계속 공연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본 것에 무게를 실었다.

이 작품은 오랜 인큐베이팅을 통해 개발한 작품이다. 창작뮤지컬 공모전인 2017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 시즌2(주최 한국콘텐츠진흥원·주관 라이브)의 최종 선정작에 이름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꾸준히 작품성을 인정 받았다.

2018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예술위)가 선정한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에 선정, 초연했다. 작년에는 예술위의 '올해의 레퍼토리' 뮤지컬 부문에 선정됐다. 한국 뮤지컬의 해외 진출 교두보로 알려진 예술경영지원센터 'K-뮤지컬 로드쇼'에 뽑히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공연제작사 라이브 강병원 대표가 24일 서울 종로구 라이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03.24.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공연제작사 라이브 강병원 대표가 24일 서울 종로구 라이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03.24. [email protected]

"'마리 퀴리' 초연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었다면, 재연 때는 '사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았죠. 아직은 상업적으로 흥행하지 못했지만 3연, 4연을 하면서 오래 관객들을 만날 수 있는 작품임을 깨달았습니다."

 '글로컬 뮤지컬 라이브'는 신진 스토리 작가 육성지원 사업의 하나로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최하고 라이브가 주관하는 창작뮤지컬 공모전이다. 이 사업을 통해 '팬레터' '더 캐슬' '구내과병원' 그리고 '마리 퀴리'가 본공연화될 수 있었다. 

이번에 '마리 퀴리'는 재연을 하면서 러닝타임이 기존 100분에서 150분으로 늘었다. 카이스트 출신 김태형 연출이 합류하면서 초연 캐릭터 원형을 발전시켰다. 여성, 이민자 등 소수자의 요소를 넣고 편견과 차별 속에서 그것을 어떻게 극복하며 자기삶을 완성해나갔는지를 보여줬다. 마리 퀴리 역의 김소향·리사·정인지, 안느 역의 김히어라·이봄소리가 캐릭터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또 '마리 퀴리'는 작품 밖의 연대에도 힘썼다. 지난 8일 '세계 여성의 날' 공연 때 관객들에게 빵과 장미를 나눠줬다. 강 대표는 "'세계여성의 날'에 이 시대 여성 분들을 초대하고 싶었어요. '마리 퀴리' 스태프, 배우의 가족은 물론 '레드북' '호프' '베르나르다 알바' 배우들을 초청했으면 했죠. 하지만 코로나로 힘들었죠. 앞으로 '세계 여성의 날' 즈음에 공연을 해서 각계 여성분들을 초대하는 것이 꿈입니다."
 
[서울=뉴시스] 뮤지컬 '마리 퀴리'. (사진 = 라이브 제공) 2020.03.27. realpaper7@newsis.com

[서울=뉴시스] 뮤지컬 '마리 퀴리'. (사진 = 라이브 제공) 2020.03.27. [email protected]

지난 2일 뮤지컬 '마리 퀴리'의 네이버TV 공연 실황 중계는 업계를 들썩이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공연의 온라인 중계가 호응을 얻고 있는데, '마리 퀴리'는 코로나19와 상관 없이 일찌감치 영상 중계를 확정했다. 21만 뷰를 기록, 크게 주목 받았다. 보통 다른 작품의 영상 중계가 1~2만뷰를 찍는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숫자다. 코로나19 여파로만 조회수가 늘어났다고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또 '마리 퀴리'를 관람하려고 했으나 코로나19로 한국에 오지 못한 중국 제작사 관계자들이 중계를 본 뒤 추후 공연하고 싶다며 관심을 표하기도 했다. '마이 버킷 리스트'와 '총각네 야채 가게'의 중국 공연, '마이 버킷 리스트'의 일본 공연이 코로나19로 인해 무산됐던 시기에 그나마 반가운 소식이었다. 강 대표는 7월 타이완 타이중 국립극장 '랭보' 공연은 무사히 올라가기를 희망했다.
 
사실 강 대표는 일찌감치 공연 실황 중계에 눈이 떴다. 2016년 10월10일 '팬레터' 공연 실황을 네이버 TV캐스트를 통해 생중계했다. 이전까지 공연 일부가 생중계된 경우는 있었으나 국내에서 공연 전막 생중계는 처음이었다. "중계를 하고 '팬레터' 공연이 더 잘 됐어요. 중소극장 작품은 홍보할 수 있는 수단이 부족한데, 유용한 플랫폼이 될 거라 봤죠."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공연제작사 라이브 강병원 대표가 24일 서울 종로구 라이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03.24.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공연제작사 라이브 강병원 대표가 24일 서울 종로구 라이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0.03.24. [email protected]

강 대표와 라이브의 차기작은 5·18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창작뮤지컬 '광주'다. 광주에서 오는 9월에 첫 선을 보인 뒤, 10월 서울에서 공연한다. 라이브와 광주문화재단과 함께 극공작소 마방진이 공동제작한다. 마방진의 예술감독인 스타 연출가 고선웅이 극을 쓰고 연출까지 맡는다. 오페라 '1945' 등을 작곡한 최우정이 작곡을 맡는다.

"광주에 대해 잊고 있거나 잊어가는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향유할 수 있는 자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봤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극작과를 졸업한 뒤 영화, 뮤지컬 등의 제작에 참여해온 강 대표가 라이브를 설립한 건 2011년이다. '총각네 야채가게' '마이 버킷 리스트' '팬레터' '랭보' 등의 뮤지컬을 제작해왔다. 2013년 일본에 진출한 것을 시작으로 작년까지 해외에 약 500회의 오리지널과 라이선스 공연을 선보였다.
 
라이브 사옥은 대학로 중심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오프 대학로'에 위치한 아담한 한옥이다. 본래 게스트하우스로 사용하던 건물을 개조했다. 작은 중정을 품고 있어 하늘을 올려다 볼 수 있는 정겨운 이곳은 아직까지 뮤지컬이 마냥 좋다는 강 대표를 닮았다. 

"뮤지컬 제작을 처음 시작할 때는 마냥 좋고 즐거웠어요. 지금 역시 마찬가지에요. 그런데 좀 더 좋은 작품, 의미 있는 작품을 제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좀 더 욕심을 내자면, '살아 있다'는 뜻의 '라이브'라는 회사 이름이 일반 동사인데 일반 명사를 고유 명사처럼 사용하는 어느 유명한 회사처럼 되는 거예요. 그렇게 30년 뒤를 바라보고 지은 이름이죠. 그런 회사 이름처럼 계속 '살아 있음'을 느끼고 싶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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