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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사망설 美 FBI요원, 수년전 떠나…정치화 말라"

등록 2020.03.27 12: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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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뉴시스] 2012년 3월 6일 미 연방수사국(FBI)이 내걸었던 이란 실종 요원들에 대한 현상금 수배 포스에 실린 로버트 레빈슨 전(前) 요원의 사진들. 2020.03.27

[ AP/뉴시스] 2012년 3월 6일 미 연방수사국(FBI)이 내걸었던 이란 실종 요원들에 대한 현상금 수배 포스에 실린 로버트 레빈슨 전(前) 요원의 사진들. 2020.03.27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지난 2007년 이란에서 비밀 작전을 수행하던 중 실종된 전직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 로버트 레빈슨이 이란 감옥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이란 외교부는 '레빈슨은 수년전 우리나라를 떠났다'면서 이를 정치화하지 말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26일(현지시간) 이란 국영방송에 따르면 압바스 무사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레빈슨의 죽음을 확신한다면 정치화하거나 레빈슨 가족의 감정에 편승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고 (간단히) 발표하면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은 오랫동안 레빈슨이 지난 2007년 이란 남부 키시섬에서 실종됐다고 의혹을 제기해왔지만 이란은 그의 실종에 개입하지 않았다고 분명히 선을 그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은 최근 수년간 레빈슨의 정확한 운명을 알 수 있는 일련의 증거를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면서 "신뢰할 수 있는 증거에 입각해서 볼 때 레빈슨은 수년전 이란을 떠나 특정할 수 없는 장소로 향했다"고 했다.
 
다만 이란이 진행한 조사에서 레빈슨이 아직 생존했다고 볼 수 있는 어떠한 증거도 찾지 못했다면서 레빈슨 가족에게 조의를 표했다.
 
무사비 대변인은 미국도 레빈슨이 이란에 없다고 확인한 바 있다고 했다. 그는 "지난 2016년 1월19일 백악관 대변인인 조시 어니스트는 '우리는 그가 더 이상 이란에 있지 않다고 믿을 만한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CNN 등 미국 언론은  레빈슨의 가족이 발표한 성명을 인용해 레빈슨이 이란 감옥에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25일 보도했다.
 
레빈슨 가족은 "우리는 최근 미국 관리들이 레빈슨이 이란 감옥에서 사망했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정보를 얻었다"며 "그가 언제 그리고 어디서 사망했는지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 코로나19 팬더믹(대유행) 이전이라는 것만 알고 있다"고 했다.
 
미국 국무부 관리들에 따르면 레빈슨은 지난 2007년 3월 이란 키시섬에서 실종된 이후 한 번도 그의 소재가 확인되지 않았다. 레빈슨은 2016년 최장 기간 외국에 억류된 미국인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이란 당국은 그동안 자신들이 레빈슨을 억류하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왔다.
 
유엔 주재 이란 대표부의 알리레자 미르유세피 대변인은 25일 트윗을 통해 "이란 정부는 레빈슨의 소재를 알지 못하며 그가 이란에 수감돼 있지 않다는 입장을 유지해왔고 이는 지금도 바뀌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유엔 실무그룹은 2019년 11월 이란 법무부가 레빈슨을 상대로 테헤란 혁명 법원에서 재판이 진행됐다는 점을 인정했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해 11월 말 레빈슨을 찾는 데 결정적인 제보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2500만 달러(약 291억원)를 주겠다고 공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그(레빈슨)가 사망했다고 인정할 수 없다"며 레빈슨 가족과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반면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레빈슨이 사망했을 수도 있다고 인정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5일 성명에서 "미국이 이번 사건에 대해 인정하기 앞서 이란은 레빈슨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신뢰할만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수사가 계속 진행 중이지만 레빈슨이 이미 사망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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