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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0명' 과시했던 주한미군 어느새 20명…주민 불안

등록 2020.04.07 12: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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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험프리스와 오산 공군 기지서 확진 확산

미군, 신원 미상 검체 검사 의뢰로 불안 증폭

검증되지 않은 후각 마비 검사 등 어설픈 대응

주한미군 장병 사회적 거리두기 위반도 속출

[평택=뉴시스]김선웅 기자 = 주한미군 첫 코로나19 확진자(칠곡 주둔)가 발생한 가운데 27일 오후 경기 평택시 주한 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 출입구 앞에서 마스크를 쓴 주한 미군 장병 및 카투사 장병들이 근무를 서고 있다. 2020.02.27.  mangusta@newsis.com

[평택=뉴시스]김선웅 기자 = 주한미군 첫 코로나19 확진자(칠곡 주둔)가 발생한 가운데 27일 오후 경기 평택시 주한 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 출입구 앞에서 마스크를 쓴 주한 미군 장병 및 카투사 장병들이 근무를 서고 있다. 2020.02.2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대로 기자 = 주한미군 기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거듭 뚫리고 있다. 미군 병사들을 상대로 강한 자체 제재 조치를 취한다고 하지만 위반 사례가 속출하면서 기지 주변 우리 국민에게 코로나19를 전파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주한미군은 7일 오전 경기도 오산 공군 기지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추가로 나왔다고 밝혔다. 이로써 주한미군 내 확진자는 20명으로 늘었다.

코로나19 초기 대구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나던 주한미군 확진자는 최근에는 국내 최대 미군 기지인 평택 캠프 험프리스 등 수도권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달 24일 험프리스 기지에서 확진자가 나온 이후 하루나 이틀 간격으로 확진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최근에는 오산 공군 기지에서 연일 확진 판정이 나오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한미군은 지난 2월23일 "한국에서 550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주한미군 인원 중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여전히 0명"이라며 과시한 바 있지만, 현재는 코로나19를 효과적으로 통제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이런 상황에서 주한미군은 우리 정부의 관리에서 벗어난 곳에서 자의적인 조치를 취하는 등 논란을 키우고 있다.

주한미군은 최근 신원 미상의 미군 검체를 우리나라 코로나19 진단검사 연구소에 보냈고, 그 결과 72명이 무더기 확진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이번 검사는 우리 방역 당국이 모른 상태에서 진행됐다. 외국인에 대한 검사는 원칙적으로 우리 정부가 사전 검토해야 한다. 그럼에도 우리 방역당국은 해외 주둔 미군의 검사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논란이 일자 우리 정부는 '주한미군이 해당 연구소와 장기 계약을 맺고 검사를 의뢰했기 때문에 개인정보를 한국 정부에 보고해야 할 의무 규정은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지만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은 상태다.

[서울=뉴시스] 미 8군사령부는 5일 페이스북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공중 보건 방호태세 관련 규정을 어긴 중사 1명과 병사 3명에게 징계를 내렸다"고 밝혔다. 2020.04.05.

[서울=뉴시스] 미 8군사령부는 5일 페이스북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공중 보건 방호태세 관련 규정을 어긴 중사 1명과 병사 3명에게 징계를 내렸다"고 밝혔다. 2020.04.05.

실제로 주한미군은 우리 정부만큼 투명하게 코로나19 상황을 공개하지는 않고 있다.

주한미군은 누리소통망(SNS)이나 누리집(홈페이지)을 통해 확진자 발생 사실을 알리고 있지만, 확진자의 구체적인 동선은 아예 공개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미군 기지 인근 주민으로선 불안감을 떨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주한미군의 방역 조치 역시 어설픈 측면이 없지 않다. 전국 각지 미군기지가 아직 검증이 되지 않은 코로나19 감별법을 활용하는 등 어설픈 대응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대구 미군 기지는 지난주부터 코로나19 증상을 보이는 인원을 감별하기 위해 후각 검사를 도입했다. 기지에 들어가려는 사람의 코에 사과 식초를 적신 면봉을 대서 후각이 정상적인지를 파악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코로나19에 걸리면 후각 마비가 일어난다는 것은 일부 사례일 뿐 아직 의학적으로 검증이 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후각 마비로 감염 의심자를 걸러내는 것은 적절한 대응이 아니라는 지적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주한미군 장병들의 행태 역시 인근 주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미군 장병이 출입금지 구역을 드나들며 외부 접촉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험프리스 기지와 오산 공군기지는 소속 장병의 종교시설, 세탁소, 이발소, 클럽, 영화관, 술집 등 출입을 금지했지만 위반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미8군 소속 중사는 최근 송탄에 있는 부대 밖 술집을 방문했다가 적발됐다. 병장 1명과 일병 2명은 동두천 술집에서 함께 술을 마신 것으로 드러났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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