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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엘 "대사 이전에 움직임이 중요하죠"…'모다페' 홍보대사

등록 2020.05.07 14: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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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장수 국제현대무용제, 14~29일 대학로

코로나19로 좌석 띄어앉기 등

[서울=뉴시스] 배우 이엘. 2020.05.07. (사진= 에스콰이어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배우 이엘. 2020.05.07. (사진= 에스콰이어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배우 이엘(38·김지현)은 데뷔 초창기부터 안젤리나 졸리나 밀라 요보비치 같은 액션 스타를 꿈 꿨다. 운동실력도 타고났다는 얘기를 듣곤 했다.

영화 '황해'와 '내부자들'에서 강렬한 캐릭터로 주목 받은 그녀는 뮤지컬 '그리스'와 '컴퍼니', 연극 '리턴 투 햄릿'과 '아마데우스' 등 무대 위 움직임 연기에도 익숙하다. 올해 하반기 개봉 예정인 첩보 액션물 영화 '야차'에 캐스팅, 본격적인 액션 연기를 앞두고도 있다.

그런 이엘이 한국현대무용협회(회장 이해준 한양대 교수)가 오는 14~29일 대학로 일대에서 여는 '제39회 국제현대무용제'(2020 International Modern Dance Festival·모다페 2020) 홍보대사가 된 것은 당연한 수순일지 모른다.

이엘은 7일 광화문에서 열린 모다페 간담회에서 "10여년 연기를 해오면서 대사 이전에 움직임을 중요하게 생각해왔다"고 말했다. "신체훈련이 먼저 돼야 감정을 표현하거나 전달을 할 때 자연스러울 것이라 여겨왔다"는 것이다.

이엘은 매년 모다페 공연장에 출몰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한국현대무용협회가 1982년부터 주최한 모다페는 국내 최장수 현대무용제다. 2000년대 초반 모다페가 열리는 주요 축제 장소인 대학로 인근에 위치한 성균관대에 다닌 그녀는 학교를 오가며 우연히 본 '모다페' 포스터에 이끌렸다.
 
[서울=뉴시스] 배우 이엘. 2020.05.07. (사진= 에스콰이어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배우 이엘. 2020.05.07. (사진= 에스콰이어 제공) [email protected]

"현대무용컴퍼니들이 모여서 축제를 한다기에 궁금해서 티켓 창구에서 표를 사서 공연을 봤다"면서 "무척 인상적이었어요. 그 뒤로 매년 모다페 공연장을 찾아가 보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모다페 공연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으로는 2018년 축제 개막작이었던 영국 피지컬 댄스 시어터 '게코(Gecko)'의 아시아 초연작 '더 웨딩'을 꼽았다. 

"NDT(네덜란드 댄스 시어터) 방한 공연 때는 표를 못 구해서 발을 동동 굴렀던 기억도 나고요. 크리스 해링의 '딥 디시(Deep Dish)'는 실험적인 공연이었는데 포도를 짜 먹으면서 공연하는 댄서들의 이야기와 이미지들이 너무 좋았어요. 영상과 움직임이 완벽하게 하나가 된 멋진 공연이었죠."

이엘은 모다페 사무국과 사전 인터뷰에서 '보디랭귀지'는 원초적인 의사소통 표현이라고 정의했다. "현대무용작품을 보면 무용수별로 움직임이 다 다르고 그들 각자의 톤앤매너를 보는 깨알 재미도 있어요. 배우로서 캐릭터의 제스처를 연구하고 사소한 도움도 많이 받아요. 새벽 2시라도 외국 무용 공연을 한다거나 콩쿠르를 TV에서 보여준다고 하면 반드시 챙겨보고 인스타에 현대무용영상을 태그하고 저장해 놓기도 해요."

현대무용의 일부를 대중적으로 소개한 케이블 음악 채널 엠넷의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 '댄싱9'의 열혈 팬이기도 했다는 이엘은 시즌 2에서 우승한 현대무용가 김설진, 뮤지컬 '인어공주'를 하면서 직접 현대무용을 배웠던 안애순 안무가의 신작을 이번 축제에서 기대작으로 꼽았다.

[서울=뉴시스] 김설진 '섬'. 2020.04.28. (사진 = 옥상훈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설진 '섬'. 2020.04.28. (사진 = 옥상훈 제공) [email protected]

이엘은 "코로나19로 인해 안타깝게 해외 아티스트들이 참여를 못하지만 국내 다양한 안무가의 작품을 볼 수 있어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고 있다"면서 "매해 모다페를 지켜봐온 열혈 관객인 만큼, 홍보대사를 맡지 않았어도 아르코 극장에서 살지 않았을까 한다"며 웃었다.

한편 이번 '모다페 2020'은 '리틀 히어로스, 컴 투게더(Little Heroes, Come Together)!'를 주제로 내세웠다. 기계화돼 가는 세상, 억압된 개체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사회 구조적 어려움 속에서도 성실히 살아가는 시민들의 삶을 춤사위로 표현했다.

모다페가 추천하는 '모다페 초이스 #1'은 이경은 '오프 데스티니', 김설진 '섬(SOM)', 정영두의 '닿지 않는', 안애순 '타임 스퀘어(Times square)'로 구성된다. '모다페 2020'을 마무리하는 '모다페 초이스 #2'는 대구시립무용단 김성용 예술감독의 '비(Be)'가 장식한다.

모다페 2020 이해준 조직위원장은 "금년이 첫 임기인데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축제 준비 과정에서 많은 변화와 어려움이 있었다. '거리두기 객석제'를 시행하고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방구석 관객까지 찾아갈 계획"이라면서 "힘든 시기를 살아가는 우리 시대의 작은 영웅인 시민들이 모다페와 함께 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간담회는 코로나19 방역과 관련 '사회적 거리두기'가 '생활 속 거리두기'(생활 방역)로 완화된 지난 6일 이후 공연계에서 처음 열린 간담회였다. 취재진 50여명이 참석하는 등 관심을 끌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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