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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그룹,쉴 틈이 없다...'솔로 병행' 전성시대 왜?

등록 2020.05.28 13:4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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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체 군공백기에 따른 팀 공백 만회

1990년대 단체·2000년대 유닛·2010년대 솔로

K팝 시스템 자리매김하면서 모든 멤버들 수준 높아져

방탄소년단, 믹스테이프로 멤버들 개성 강조

[서울=뉴시스] 엑소 백현. 2020.05.25.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엑소 백현. 2020.05.25.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제공)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솔로 병행'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그룹 '엑소' 멤버들이다. 지난 25일 공개된 백현의 두 번째 미니앨범 '딜라이트(Delight)'의 타이틀곡 '캔디'는 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OST를 비롯한 '음원 강자'들의 풍년 속에 음원차트 1위를 차지했다.
 
앨범 선주문량은 73만장에 달했다. 아이튠즈 톱 앨범 차트에서는 미국을 포함한 세계 69개 지역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엑소의 다른 멤버 수호도 지난 3월 첫 솔로 앨범 '자화상'을 발매해 호응을 얻었다. 엑소 레이의 또 다른 멤버 레이는 전생과 후세를 모티브로 한 네 번째 솔로 앨범 '연(蓮·LIT)' 파트.1을 내달 1일 공개한다.

그룹 '빅스'의 메인보컬 켄은 데뷔 8년 만인 지난 20일 첫 번째 솔로 앨범 '인사'를 공개했다. 그룹 '비투비' 멤버 서은광 역시 데뷔 8년 만인 내달 8일 첫 번째 미니앨범 '포레스트 : 엔트런스(FoRest : Entrance)'를 발매한다.

[서울=뉴시스] 슈퍼주니어. (사진 = 레이블 SJ 제공) 2020.01.30. realpaper7@newsis.com

[서울=뉴시스] 슈퍼주니어. (사진 = 레이블 SJ 제공) 2020.01.30. [email protected]

우선 남성 아이돌 그룹의 솔로 활동이 도드라지는 이유는 군입대 때문이다. 앨범 발매 이후 입대를 한 수호를 비롯해 엑소 멤버들은 순차적으로 국방의 의무를 감당하고 있다. 빅스 역시 마찬가지다. 서은광은 지난달 비투비 멤버들 중에서 가장 먼저 전역했다.

요즘 가요계에서는 개별 활동으로 '완전체 군백기(군 입대로 인한 공백기)'를 만회한다. 하루가 멀다하고 신인 그룹, 새로운 콘텐츠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공백은 곧 잊힐 수 있다는 우려를 동반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아이돌 문화산업이 커지면서 팬층이 공고해진 것도 솔로 병행의 이유다. 새로운 콘텐츠를 계속해서 생성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 있는 것이다.

1990년대 1세대 아이돌은 단체 활동이 강조됐다. 솔로 앨범을 따로 내는 것은 물론, 요즘처럼 개별 멤버가 예능에 출연하는 것은 드문 일이었다. 완전한 형태로 기획사의 엄격한 통제 하에 있었기 때문에 개인 활동의 자유가 크지 않았다.
  
[서울=뉴시스] 비 '깡' 뮤직비디오. 2020.05.22. (사진= 유튜브 캡처)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비 '깡' 뮤직비디오. 2020.05.22. (사진= 유튜브 캡처) [email protected]

2000년대부터 아이돌 산업이 성장하면서 조금씩 개별 활동이 생기기 시작했다. 아이돌이 엔터테인먼트의 상징적 존재가 되면서 다방면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그런데 이때도 개별 활동보다는 팀내 특정 멤버들끼리 뭉치는 유닛 형태가 강세였다. 2005년 데뷔 때문에 엔터테인먼트형 그룹을 표방한 '슈퍼주니어'가 대표적으로 팀 내 여럿 유닛을 두고, 다양한 활동을 벌였다.  

그룹들이 급속하게 늘면서, 솔로 활동하는 멤버들이 늘어난 때이기도 하다. 솔로가 단체보다는 아무래도 기동력이 좋기 때문에 특정 멤버를 띄워 그룹 알리는데 팀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일부 팀에서는 불화가 생기는 부작용도 생겨났다.

2010년대 후반에 들어서 팀 활동과 그룹 활동의 병행이 특히 자유로워졌다. 기획사들이 각각의 멤버를 존중해주는 문화가 생겨나기 시작하고, '연기돌' '뮤지컬돌' 등 멤버들의 개별 활동이 늘어나면서 연기보다 음악에 재능있는 아이돌을 중심으로 솔로 앨범을 잇따라 내기 시작했다.

K팝 트레이닝 시스템이 자리를 잡아간 것도 아이돌 솔로 앨범 붐을 부채질했다. 특정 멤버가 튀기보다 멤버들이 고루 수준을 갖추면서, 누가 솔로 앨범을 내도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이 전개된 것이다. 솔로 앨범에서 개별 역량이 강조되면, 단체 활동에서도 자연스럽게 시너지가 됐다.
[서울=뉴시스]그룹 방탄소년단 슈가가 24일 오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유튜브 생중계로 컴백 기자간담회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22일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7'을 발매했다.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2020.02.2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그룹 방탄소년단 슈가가 24일 오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유튜브 생중계로 컴백 기자간담회를 하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22일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 7'을 발매했다. (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2020.02.24. [email protected]


가수 겸 배우 비(정지훈) 이후 대형 솔로 댄스 남성 가수가 부재한 것도 남성 아이돌 솔로 활동에 대한 관심을 끌어올렸다. 그룹 활동만큼 파괴력을 자랑하는 솔로 활동을 하는 아이돌은 그룹 '빅뱅'의 지드래곤 정도다. 특히 최근 비가 '깡 신드롬'으로 재조명되면서, 남성 솔로에 대한 관심도 다시 늘고 있다.

본격적인 솔로 활동을 자제하며 팀 활동을 중요시하는 글로벌 수퍼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멤버들이 특별한 형태로 개별 음악성을 보여주고 있다.

RM, 슈가, 제이홉 등이 믹스테이프를 발매해서 자신의 음악적 기호를 드러내는 것이다. 정식 음반이 아닌, 비상업적 목적으로 제작해 무료 배포하는 앨범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마음껏 드러낼 수 있다. 슈가는 최근 '어거스트 디'라는 예명으로 두 번째 믹스테이프 'D-2'를 발매, 방탄소년단과는 다른 음악적 스펙트럼으로 자신의 세계관을 넓혔다.
  
[서울=뉴시스] 러블리즈 류수정. 2020.05.20. (사진= 울림 엔터테인먼트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러블리즈 류수정. 2020.05.20. (사진= 울림 엔터테인먼트 제공) [email protected]

남성 아이돌보다 덜하지만, 여성그룹들도 솔로 활동을 병행한다. 최근에는 '마마무'가 대표적이다. 화사, 문별, 휘인, 솔라 등 멤버들 모두 솔로곡 활동을 활발히 병행하며 기존에 보여준 색깔을 넘어서고 있다.

최근 걸그룹 '러블리즈' 멤버 류수정은 데뷔 6년 만에 발매한 첫 솔로앨범 '타이거 아이즈'에서 기존의 소녀 이미지 대신에 성숙함을 보여줬다. 걸그룹 멤버들도 이효리 이후 공백인 대형 솔로 여성 가수의 자리를 꿈 꾸며 각자의 꿈을 키우고 있다.

한편에서는 '아이오아이' 출신 청하, '워너원' 출신 강다니엘 등 프로젝트 그룹 출신에서 솔로로 전향한 이들의 활약상도 눈여겨보고 있다.

가요계 관계자는 "아이돌 그룹이 K팝의 주축이 되면서 한동안 대형 솔로 남성, 여성 가수를 찾기가 어려웠다"면서 "팀 활동과 솔로 활동을 병행하는 아이돌이 많아지면서 가요계가 풍성해지는 동시에 추후 굵직한 솔로 가수의 탄생을 점쳐보는 즐거움도 더해졌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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