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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간 '깜깜이' 환자 첫 11.5%·71명…"통제 못할 수도"

등록 2020.06.25 16:16:55수정 2020.06.25 18: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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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간 환자 617명 가운데 71명 '감염경로 조사중'

5월초 한자릿수서 6월 30→40→50→60명대 급증

빠른진단 중요한데 증상 발생→확진일 길어지기도

"증상 있으면 선별진료소…의료진도 코로나 의심"

[서울=뉴시스] 지난 18일 서울 강북구 보건소 선별진료소 관계자가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위해 문답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강북구 제공) 2020.06.24.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지난 18일 서울 강북구 보건소 선별진료소 관계자가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위해 문답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강북구 제공)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 임재희 기자 = 2주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환자들의 감염 경로를 분석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초기 감염원을 알 수 없는 이른바 '깜깜이' 환자 비율이 11%를 넘었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장기화가 불가피한 상황에선 확진 환자를 하루라도 빨리 찾아 접촉자를 관리하는 게 확산 차단에 중요하다며 증상이 생기면 즉시 진단검사를 받아달라고 당부했다.

25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전 0시 이후 이날 오전 0시까지 2주간 신고된 코로나19 확진 환자는 총 617명이다. 하루 평균 44.07명이다.

이 기간 지역사회 감염 확진자는 433명으로 하루 30.93명, 해외 유입 사례는 184명으로 일평균 13.14명이었다.

특히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는 이른바 '깜깜이' 환자 수가 71명으로 전체 확진자의 11.5%에 달했다. 방역당국이 2주간 감염 경로를 구분하면서 조사 중인 사례가 70명을 넘고 그 비율이 11%를 넘은 건 해당 통계를 공개하기 시작한 4월6일 이후 80일 만에 처음이다.

이처럼 2주 동안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상태로 확진되는 환자 수는 2~3월 대구·경북에 이어 3~4월 수도권에서 1차 유행이 확산되던 4월초 50명대에서 점차 감소하기 시작해 3차례 사회적 거리 두기를 거치면서 5월초 한자릿수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태원 클럽 집단 감염이 확인되면서 5월14일 10명 이후 줄곧 두자릿수를 기록하면서 5월 하순께 20명대, 5월30일 30명으로 증가했다. 이어 종교시설, 방문판매업체 등 수도권에서 소규모 감염이 잇따른 6월 들어 40명대에서 50명대, 60명대 등으로 늘어났다.

감염 경로 불명 사례가 차지하는 비중도 6월1일 7.5%로 시작했으나 꾸준히 상승해 15일 처음 10.2%로 10%대를 넘었으며 이후 9.8%를 기록한 21일을 제외하면 줄곧 10% 이상으로 집계됐다.

감염 경로를 알 수 없다는 건 그 환자 수만큼 지역사회 내에서 집단 감염이 우려된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어 방역당국은 경계하고 있다. 특히 고위험군으로의 추가 감염도 우려된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은 이달 4일 "보건당국이 가장 싫어하는 말이 깜깜이 감염"이라며 "깜깜히 위험한 것은 이런 감염들이 취약계층인 고령자, 기저질환자, 의료기관 그리고 요양병원, 요양원 같은 곳에 전파돼서 고위험 어르신들의 인명피해로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또 다른 대규모 유행이 일어났는데 뒤늦게 발견을 해서 통제를 못 할까 하는 것들을 우려하고 있다"며 "이런 경우에는 굉장히 단기간에 폭발적인 환자발생으로 이어져서 의료대응체계와 의료자원이 감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 기존 집단 감염과의 연결 고리를 알 수 없는 소규모 감염이 확인되고 있다.

전날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 부근 주차장 모임과 관련해 모임 참석자 4명(인천 3명, 경기 1명)과 접촉자 1명 등 5명이 확진됐는데 최초 증상 발생일은 6월12일로, 한강 모임(15일) 이전 8일에도 4명의 확진자가 식당, 주점 등에서 모임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강 모임 이전에 전파가 이뤄졌을 것으로 방역당국은 추정하고 있다.

현재까지 71명이 확진된 대전 서구 방문판매 사례도 최초 감염 경로를 밝혀내지 못한 상태다.
[세종=뉴시스]11일 오전 0시부터 25일 오전 0시까지 최근 2주간 감염경로 구분. (그래픽=중앙방역대책본부 제공) photo@newsis.com

[세종=뉴시스]11일 오전 0시부터 25일 오전 0시까지 최근 2주간 감염경로 구분. (그래픽=중앙방역대책본부 제공) [email protected]

이처럼 역학조사 속도가 환자 발생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추가 감염을 차단하려면 유증상자가 최대한 빨리 검사를 받아 접촉자를 신속 관리해야 한다. 문제는 이 증상 발생 이후 진단 검사를 받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권준욱 방대본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은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운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바로 선별진료소를 통해서 확진 진단을 받아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권 부본부장은 "빠른 진단이 매우 중요한데 최근 증상 발현일과 확진일 사이의 간극이 긴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며 "빠른 진단은 접촉자 추적조사에 유리하고 확산 방지와 차단에 결정적이다. 해당 환자를 진료하시는 의료기관에서도 다른 질환이 배제되면 일단 코로나19도 반드시 의심해보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방역당국은 재유행에 대비해 진단시약 23만명분을 비축하고 있다. 1인당 2회 검사를 가정했을 때 47만건까지 검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금도 하루 최대 7만건 가까이 검사가 가능한 만큼 검사 역량과 물량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이외에 감염 경로별로 보면 지역 집단 발병 사례는 292명으로 47.3%를 차지했다. 이어 최근 들어 확진자가 증가 추세인 해외 입국 확진자가 184명으로 29.8%였다. 병원 및 요양병원 등은 49명(7.9%), 선행 확진자 접촉 19명(3.1%), 해외 입국 확진자와 접촉한 해외 유입 관련 2명(0.3%) 등이다.

감염 경로 불명 환자가 증가하면서 사망자 4명 중 1명은 어디에서 감염이 됐는지 알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지금까지 누적 사망자 282명 가운데 4명 중 1명인 25.2%(71명)의 감염 경로가 아직 조사 중이다. 절반이 넘는 154명(54.6%)은 시설 및 병원에서 감염됐으며 신천지 관련 31명(11.0%), 확진자 접촉 19명(6.7%), 지역집단발생 6명(2.1%), 해외유입관련 1명(0.4%) 등이다.

남자가 151명(치명률 2.83%), 여자가 131명(1.82%)이었다. 평균 나이는 77.6세(35~98세)로 전체 사망자의 86.9%인 245명이 65세 이상 고령층에 해당한다.

사망자 중 276명은 기저질환이 있었으며 질환은 심뇌혈관질환 등 순환기계 질환 76.2%, 당뇨병 등 내분비계 질환 47.3%, 치매 등 정신질환 44.5%, 만성폐쇄성폐질환 등 호흡기계 질환 22.4% 등(중복)이었다.

60대 여성 1명, 70대 남성 2명, 80대 남성 2명 등은 감염병신고서와 의무기록 등 현재 가용한 자료상 기저질환이 확인되지 않았으며 1명은 조사 중이다.

이날 0시 기준으로 하루 사이 확인된 해외 유입 확진자 5명의 추정 유입 국가는 유럽 1명, 파키스탄 2명, 필리핀 1명, 인도 1명이다. 부산항 감천부두에 입항한 러시아 국적 선박과 관련해선 접촉자 검사 결과 추가 확진자는 확인되지 않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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