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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구하라 유족, 몰카 무죄 불복…"피해자 입장 고려않나"

등록 2020.07.03 10:4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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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상해·협박만 유죄…집행유예

2심 실형 선고…불법촬영 또 무죄

"피해자 입장 고려된 건지 의문"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가수 고(故) 구하라에게 폭행, 협박 등을 한 혐의로 기소된 전 남자친구 최모씨가 지난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0.07.0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가수 고(故) 구하라에게 폭행, 협박 등을 한 혐의로 기소된 전 남자친구 최모씨가 지난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들어가고 있다. 2020.07.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걸그룹 '카라' 출신 가수 고(故) 구하라씨를 불법 촬영하고 폭행·협박한 혐의 등으로 2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전 남자친구 최모(29)씨를 두고 유족 측이 검찰에 상고 의사를 피력했다.

유족 측은 불법 촬영 혐의에 대해서는 또 다시 무죄를 선고한 2심 판결을 두고 "재판부의 가해자 중심 사고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구씨 유족 측 대리인을 맡은 노종언 변호사는 3일 보도자료를 통해 "과연 항소심 판결에 불법 촬영으로 인해 회복할 수 없는 심대한 피해를 입을 수도 있는 피해자의 입장이 고려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 같이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1-1부(부장판사 김재영·송혜영·조중래)는 전날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및 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최모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하고 최씨를 법정 구속했다. 다만 불법 촬영 혐의는 무죄를 그대로 유지했다.

이에 대해 노 변호사는 "원심은 연인관계에서 무작정 항의할 시 관계가 악화될 수도 있다는 부분에 대한 고려를 도외시한 채, 피해자가 사진을 확인한 후 항의를 하지 않았다는 점만으로 피해자의 묵시적 동의가 있었다고 단정지었다"며 "항소심은 이에 대해 별다른 이유 설시도 없이 원심의 판단을 유지했다"고 지적했다.

또 "연예인인 구씨는 이로 인해 너무나 큰 충격과 정신적 고통에 시달렸고 항소심 역시 이런 점을 고려해 죄질이 불량하다고 판단했으면서도 정작 형량은 불과 징역 1년을 선고했다"며 "최근 동영상을 이용해 피해자를 협박할 경우 징역 3년 이상의 실형이 선고된 사례가 다수 존재함에도 재판부가 왜 이렇게 관대한 형을 선고한 것인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피해자 가족의 엄벌 촉구가 반영된 것인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유족 측은 검찰과 근시일 내에 본 사건의 상고에 대한 의견을 명확히 피력할 계획"이라며 "검찰도 본 사안의 중요성을 인식해 대법원에 상고해주기를 바라고, 대법원에서는 국민의 법감정, 보편적 정의와 상식에 부합하는 판결이 나올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최씨는 2018년 연인 사이던 구씨와 서로 폭행하고 함께 찍은 성관계 동영상을 거론하며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최씨는 광고기획사 대표 등을 자신 앞에 무릎 꿇게 하라고 구씨에게 요구하고, 구씨에게 동영상을 전송한 뒤 연예매체에 제보하겠다고 메일을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1심은 최씨의 상해 혐의에 대해 "단순 방어나 제압을 넘어 같이 폭력을 휘두른 걸로 상해가 인정된다"면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또 협박 혐의 역시 "두 사람 사이에 있었던 급박한 상황을 보면 최씨가 자신의 신체에 난 상처를 보고 화가 나서 구씨에게 연예인 생활을 못 하도록 동영상을 제보하겠다고 한 걸로 보인다"며 유죄 판단했다.

다만 불법 촬영 혐의에 대해서는 ▲구씨와 최씨가 연인이었던 점 ▲구씨가 다음날 사진을 확인하고도 삭제하거나 삭제를 요청하지 않은 점 ▲이후 다른 동영상은 삭제 했으나 해당 사진은 삭제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구씨로부터 명시적 동의는 받지 않았지만, 구씨의 의사에 반한 걸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보고 무죄 판단했다.

이후 여성단체를 중심으로 1심 재판장이 당시 촬영된 영상물을 재판 과정에서 단독으로 확인하고, 불법 촬영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린 것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1심 판결이 내려지고 약 3개월 후인 지난해 11월24일 구씨는 자택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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