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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2% 넘는 물가 용인"…인플레보다 저물가 경계

등록 2020.08.28 11:2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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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강력한 노동시장·물가상승 감수에 방점

NYT "파월과 동료, 수년간의 저금리 토대 만들어"

[알링턴=신화/뉴시스] 27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화상으로 진행된 잭슨홀 미팅에서 연설 중인 모습.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2020.08.28.

[알링턴=신화/뉴시스] 27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화상으로 진행된 잭슨홀 미팅에서 연설 중인 모습.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2020.08.28.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7일(현지시간) '평균물가상승률목표제'(Average Inflation Target·AIT) 도입을 발표하면서 저금리의 장기화를 시사했다.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성명을 통해 기존의 통화정책 전략을 개정해 장기간에 걸쳐 평균 2%의 물가상승률을 달성하겠다고 명문화했다. 2012년 물가상승률 목표치를 2%로 정한 이후 이에 도달하지 못했던 기간을 고려해, 한동안 물가상승률이 2%를 넘어도 용인하겠다는 의미다.

연준은 통상 물가상승 압박에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응해왔는데, AIT는 이런 관행의 철회로 받아들여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하자 연준은 지난 3월 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내리고 무제한 양적완화에 나섰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이날 잭슨홀 회의에서 강력한 노동시장 육성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감수하겠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날 파월 의장의 연설은 실업률이 낮다는 이유로 인플레이션에 선제 대응하지 않겠다는 말로 요약된다.

연준은 그간 실업률과 물가가 반대 방향으로 간다는 '필립스 곡선' 이론을 바탕으로 통화정책을 추진해왔다. 이에 따르면 실업률이 낮아지면 물가가 오르기 때문에 금리 인상으로 대응해야 한다.

뉴욕타임스(NYT)는 파월 의장과 동료들이 수년간 이어질 저금리의 토대를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낮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로 이어져 주택 매매 수요를 촉진할 수 있다.

연준은 2015~2018년말 금리를 9차례 올렸다. 이 중 4차례가 파월 의장의 임기에서 이뤄졌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선제 대응이었지만, 과잉 조치라는 비판도 있었다고 NYT는 전했다.

이에 따라 연준은 지난 1년6개월 동안 기존 통화정책 전략을 검토해왔다.

이번 발표는 중앙은행이 어떻게 최대 고용과 안정된 인플레이션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할지에 대한 중대한 변화다.

연준은 실업률이 내려가면 금리를 올리는 경향이 있었다.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는 경기과열을 피하기 위해서다.

이는 물가상승률이 두자릿수를 기록했던 1970년대 이후 연준 통화정책의 근간이었지만, 이제 연준은 너무 낮은 물가상승이 너무 높은 물가상승보다 문제라는 점을 인식했다고 NYT는 전했다.

이에 따라 연준은 다소 빠른 물가상승을 허용하겠다는 점을 대중과 투자자에게 납득시키려 하고 있다.

NYT에 따르면 물가상승률을 높이겠다는 목표는 우유를 사거나 임대료를 내는 일반인들에게는 이상한 목표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낮은 물가상승은 실제로 경제에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음식, 휘발유 등 생필품 가격의 상승은 많은 가족, 특히 일자리와 소득을 잃은 가족들의 부담을 크게 가중한다는 점을 분명히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정점에서 한풀 꺾였는데도 100만건을 기록했다.

그는 "하지만 지속적으로 너무 낮은 인플레이션은 경제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부 경제학자는 연준이 실제로 새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했다.

연준 연구위원을 지낸 UBS 소속 세스 카펜터는 "연준이 기대 인플레이션을 높이기 위해 이런 정책을 발표했지만, 실제로 2%를 넘기려면 갈 길이 멀어 보인다"고 말했다.

연준은 앞으로 5년마다 이처럼 변화한 통화정책 전략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둘러싸고 연준이 5년 동안 제로 금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파월 의장은 "평균을 규정하는 특정한 수학 공식에 얽매여있지 않다"며 2% 평균 물가상승률 계산에 유연성을 확보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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