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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의 벽을 넘어 눈부신 성취로'…'영화하는 여자들'

등록 2020.09.01 15:3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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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책 '영화하는 여자들'. (사진=(사)여성영화인모임 제공) 2020.09.0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책 '영화하는 여자들'. (사진=(사)여성영화인모임 제공) 2020.09.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한국영화계에서 활약해온 분야별 여성 영화인 20인의 일과 삶, 영화에 관한 생각을 인터뷰 형식으로 담은 책이 나왔다.

1일 사단법인 여성영화인모임은 창립 20주년을 맞아 책 '영화하는 여자들'을 출간했다고 밝혔다.

'영화하는 여자들'은 1990년 이후 영화 제작, 연출, 연기, 촬영, 조명, 미술, 사운드, 편집, 다큐멘터리, 마케팅, 영화제 프로그래밍, 저널리즘에 이르기까지 영화계 각 분야에서 그들이 경험한 변화와 도전, 성취와 좌절, 연대와 협력을 말한다.

1950년대 한국 영화 역사가 본격 시작된 이래 첫 30년 동안은 현장에서 배우를 제외하고 여성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고작 다섯 명의 감독과 몇십 명의 스태프만이 이름을 남긴 30년을 지나, 1990년대 이후 30년을 거치며 영화 현장에 많은 여성들이 등장했다.

책은 1990년대부터 2020년 현재까지 활약하며 성취를 거둔 여성영화인들을 10년 단위로 나눠 소개한다. 총 3부로, 1부 '소외의 벽을 넘어 눈부신 성취로', 2부 '더 넓고 더 깊게, 전문가의 시대', 3부 '단단한 자기중심과 새로운 감수성'으로 구성됐다.

인터뷰의 첫 장은 한국 영화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한 '접속', '공동경비구역 JSA' 기획자였던 제작자 심재명이다. 1994년 여섯 번째 여성 감독으로 데뷔해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등을 연출한 임순례 감독의 이야기도 담겼다.

영화가 만들어지는 현장에는 다양한 재능을 가진 수많은 스태프들이 참여했고 1990년대 이후 상당수가 여성이었다. '쉬리'의 편집감독은 박곡지, 마케터는 채윤희였다. 류성희 미술감독이 아니었다면 류승완, 봉준호, 박찬욱, 최동훈, 김지운의 영화는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었을 것이다.

1000만 관객 영화인 '도둑들'과 '암살'의 빠르고 리듬감 있는 장면 전환은 신민경 편집감독 손에서 나왔고, 대담한 제작자 강혜정은 '베를린', '베테랑', '엑시트' 등 대작 영화를 연달아 흥행시켰다.

또 전도연, 문소리, 천우희도 여성 배우로서의 고민과 영화 현장의 변화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놓는다.

이 책을 기획한 여성영화인모임은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활동했던 여성영화인들의 역사를 담은 '여성영화인사전'을 지난 2001년 출간한 바 있다. 같은 해 여성 영화인이 한국 영화계에서 어떻게 생존해왔는지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아름다운 생존: 여성영화인이 말하는 영화'(임순례 연출)를 제작했다.

이번 '영화하는 여자들'은 '여성영화인사전'과 '아름다운 생존: 여성영화인이 말하는 영화' 이후의 이야기인 셈이다.

지은이 주진숙 한국영상자료원장과 이순진 영화사 연구자는 머리말을 통해 "인터뷰에 응해준 여성 영화인들은 모두 연대와 협업의 중요성을 힘줘 이야기했고, 선배들로부터 물려받은 것을 소중히 여기면서도 잘못된 구조와 관행에 도전하는데 주저함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책이 다른 더 많은 여성영화인의 목소리가 담긴 '여럿의 영화사'를 위한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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