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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D램 꿈꾼다"…SK하이닉스 D램개발 차선용 담당

등록 2020.11.01 07: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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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모티브 사업 기대…원가경쟁력 확보 방안 추진

플랫폼 개념 도입…"혁신 기술로 한계 뛰어넘을 것"

반도체 산업에 발빠르게 대응…'고객맞춤형'으로 경쟁력 확보

[서울=뉴시스] SK하이닉스 D램개발 차선용 담당 (제공=SK하이닉스)

[서울=뉴시스] SK하이닉스 D램개발 차선용 담당 (제공=SK하이닉스)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최고의 기술력을 갖추면 규모를 포함한 경쟁력 전반이 올라갈 것이기에 어떻게 하면 우리가 '탄탄한 기술력 1위'가 될 수 있을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에서 D램개발을 맡고 있는 차선용 담당은 1일 "최고가 되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는데 규모 측면에서는 2위에 머물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D램 사업은 최근 몇 년간 회사의 급격한 성장세를 이끈 주역이자 명실상부 회사를 대표하는 주력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매출 규모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2위지만, 제품의 품질과 기술력만큼은 1위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그 기술력을 견인하고 있는 핵심 조직이 바로 D램 개발 담당으로, 각 기술 단계마다 핵심 제품과 그에 따른 다양한 파생 제품들을 개발해 주어진 시간 안에 내부 인증, 고객 인증을 거쳐 사업화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최근 SK하이닉스는 고집적 메모리와 HBM2E 등을 중심으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차 담당은 "고집적 메모리는 밀도가 높아 그에 따른 품질과 수율을 모두 갖춰야 하는데,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해 의미 있는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며 "특히 D램 중에서는 서버 D램의 품질이 가장 중요한데, 고집적 메모리를 포함해 서버용 제품 전체적으로도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HBM2E 제품 역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현재 품질과 성능 모두 고객의 인정을 받고 있어 앞으로도 이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한다. 아울러 모바일·그래픽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한 플랜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토모티브 사업 기대…원가경쟁력 확보 방안 추진

차선용 담당은 오토모티브(Automotive) 사업에 대해서도 기대감을 드러냈다. SK하이닉스의 차량용 반도체 분야 시장점유율은 아직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오랫동안 축적해온 메모리 반도체 기술이 바탕이 된다면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차 담당은 "반도체 사업에서 오토모티브 분야 경쟁력이 중요한 이유는 이 제품에 요구되는 품질 요건이 상당히 까다롭기 때문"이라며 "오토모티브 사업부가 SK하이닉스의 전체적인 제품 품질과 생산 체계를 업그레이드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이 사업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경우, 다른 모든 D램 품질의 레버리지 역할을 해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제품 라인업으로서 D램 사업의 새 활로를 열어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산업은 주기적으로 호황과 불황을 반복하는 전형적인 사이클 산업이다. 또한 외부 변수에 민감해 글로벌 정세와 시장 상황을 꾸준히 살펴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그런만큼 업황과 외부 변수로 인한 영향을 줄이고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서울=뉴시스] SK하이닉스 D램개발 차선용 담당 (제공=SK하이닉스)

[서울=뉴시스] SK하이닉스 D램개발 차선용 담당 (제공=SK하이닉스)

차 담당은 현재 이를 위한 준비도 착착 진행중이다. 그는 "반도체업 특성상 원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면 외부 시장 환경 변화에서도 견뎌낼 수 있는 힘을 갖게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최근 원가경쟁력 확보를 위한 TF를 구성했는데, 조속히 1등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여러 실행방안을 만들어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플랫폼 개념 도입…"혁신 기술로 한계 뛰어넘을 것"

D램 사업에서 선두그룹의 기술 격차는 거의 사라졌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는 만큼 SK하이닉스는 선두그룹으로서의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SK하이닉스는 핵심 기술 확보 측면에서 1xnm(1세대 10나노미터급 제품)부터 '플랫폼' 개념을 도입해 성과를 이뤄냈다. 플랫폼은 특정 기술을 개발할 때 하나의 세대에만 적용할 수 있도록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세대에 걸쳐서 오랫동안 적용할 수 있는 기술적인 틀을 미리 만들어놓는 것을 의미한다.

차 담당은 "플랫폼 개념을 도입하면 초기 플랫폼이 바뀔 때는 투자 비용이 들지만 동일한 플랫폼을 공유하는 다음 세대 기술을 개발할 때는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며 "덕분에 1xnm에서부터 1ynm(2세대 10나노미터급 제품)를 거쳐 1znm(3세대 10나노미터급 제품)에 이르기까지 성공적이고 효율적으로 개발할 수 있었다"고 했다.

핵심 기술을 확보한 다음 단계는 이 기술을 같은 세대의 여러 제품에 적용해 출력, 속도, 품질, 용량 등 각 제품의 성능 측면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SK하이닉스가 그간 이 과정에 미진함이 있었지만 차 담당은 확실히 달라지고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올해부터 제품 성능을 총 8개 영역으로 세분화하고 각 영역에서 필요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영역별 계획을 수립해 추진 중"이라며 "각각의 성능 영역마다 상대적인 기술 수준이 다르겠지만 수 년 내로 모든 영역에서 최고 수준의 기술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산업에서 무어의 법칙(마이크로칩의 밀도가 24개월마다 2배로 늘어난다는 법칙)을 이어가는 것이 갈수록 더 어려워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D램 미세화의 한계가 다가오고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차선용 담당은 '한계'라는 단어로 발전 가능성을 막기보다 집념을 가지고 한계를 극복해 가겠다는 굳건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과거에는 100nm가 한계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고, 20nm가 한계라는 얘기도 있었다"면서 "그럼에도 매번 그 한계를 극복해 온 것이 지금까지의 D램 발전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어려움 역시 돌파하거나 극복해야 할 장벽일 뿐, 한계에 도달한 건 아니다"며 "곧 혁신적인 기술이 개발돼 지금 한계라고 느껴지는 장벽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고 부연했다.

◇반도체 산업에 발빠르게 대응…'고객맞춤형'으로 경쟁력 확보

[서울=뉴시스] SK하이닉스 D램개발 차선용 담당(맨 오른쪽 2번째)과 동료 직원들 (제공=SK하이닉스)

[서울=뉴시스] SK하이닉스 D램개발 차선용 담당(맨 오른쪽 2번째)과 동료 직원들 (제공=SK하이닉스)

반도체 산업 지형도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예전에는 PC 제조기업이 주요 고객이었지만, 지금은 모바일 업체, 인터넷 데이터센터 사업자 등 다양한 형태의 IT 기업들이 고객군에 포함되면서 요구사항도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또한 최근 반도체 산업은 변화의 폭이 매우 커서 미래엔 경쟁의 판과 함께 경쟁 상대까지도 송두리째 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차 담당은 이처럼 빠르게 변화하는 반도체 산업의 흐름을 읽고, 발 빠르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전에는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면 매출 비중이 높은 핵심 제품의 원가 절감을 통해 수익을 내는 체계였는데, 지금은 고객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시켜줄 파생 제품 라인업을 폭넓게 확보한 뒤 그 프리미엄을 이용해 수익을 창출하는 추세로 가고 있다"며 "실제로 D램 매출에서 차지하는 파생 제품의 비중은 수 년 전에 비해 매우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또한 고객이 맞춤형 메모리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져서 정해진 스펙대로 제품을 잘 만드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했다. 차씨는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먼저 기획하고, 이를 사업화까지 연결하는 과정이 더 중요해졌다"며 "이런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체계를 선제적으로 갖춰나가야 할 때"라고 했다.

이 같은 변화가 가속되면 현재 SK하이닉스가 중점을 두고 있는 '제품 중심 체계' 구축에도 더 큰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D램 개발 담당 역시 이러한 기조에 발맞춰 시스템을 갖춰가고 있다.

차 담당은 "제품 중심 체계는 ‘제품 단계에서부터 다양해지는 고객의 요구를 어떻게 반영해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냐’는 질문에서 출발한 개념"이라며 "파생 제품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제품별로 각기 다른, 그리고 상당히 많은 요소 기술이 필요해졌고 또 그 요소 기술을 사전에 준비하는 과정이 필요해졌다. 이에 올해부터는 각 제품별로 향후 어떤 요소 기술이 필요한지 정의하고 개발, 검증 일정을 정리한 로드맵을 세워두고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이후 SK하이닉스는 현지에 엔지니어를 파견하지 않고도 온라인상에서 실시간으로 테스트와 분석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고객과의 협업을 강화하기 위해 더 많은 고민을 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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