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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수금 스트레스에 급기야 뇌경색…법원 "업무상 질병"

등록 2020.12.30 09:00:00수정 2020.12.30 09:4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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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퇴근 후에도 수차례 업무

회의 도중 쓰러져 뇌경색 진단

법원 "과로·스트레스, 병 유발"

미수금 스트레스에 급기야 뇌경색…법원 "업무상 질병"

[서울=뉴시스] 이창환 기자 = 회사 대표의 지시로 채권추심 업무를 맡던 중 과로 및 스트레스로 인한 뇌경색 진단을 받은 직원에 대해 법원이 업무상 질병을 인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30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2단독 남기용 판사는 A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요양 불승인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한 식품회사의 영업본부장으로 근무하던 A씨는 지난 2017년 7월11일 사무실에서 회의를 주재하던 중 두통, 어지러움 등 증상을 보이며 의식이 흐려져 병원에 이송됐다.

상세불명의 뇌경색증 진단을 받은 A씨는 요양 신청을 했으나, 사측은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심의 결과를 토대로 불승인 처분했다.

당시 질병위는 "발병 전 업무내용을 살필 때, 뇌혈관계 질환을 유발할 정도의 특별한 업무상 부담요인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개인 기존 질환의 자연경과적 악화로 인해 발병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심의했다.

이에 불복한 A씨는 심사 청구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대한 재심사 청구를 거쳐 이 사건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상병과 업무 간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남 판사는 "A씨가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겪은 과로 내지 스트레스가 기저질환 등 다른 발생 원인에 겹쳐 이 사건 상병을 유발했다고 봄이 상당하다"며 "상병과 업무 사이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는 2017년 2월 대표이사로부터 4~6월 영업본부가 관리하는 미수채권을 모두 회수하라는 업무지시를 받았다"며 "그해 4월부터 상병 발생일까지 A씨가 휴일 업무를 수행한 날은 4월에 2일, 5월에 5일, 6월에 5일"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퇴근 후 업무를 수행한 날은 4월에 4일, 5월에 8일, 7월에 3일에 달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거래처 중 일부는 A씨에게 항의성 전화와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영업본부는 영업과 매출관리를 담당하고 있어 매출 하락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며 "일정 시한까지 미수 채권을 모두 회수하라는 지시를 받은 이래, 그 전에 비해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에 노출됐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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