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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세자매' 장윤주 "6년만에 영화, 연기에 확신 생겼다"

등록 2021.01.20 14:4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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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칫덩어리 막내로 이미지 변신 일궈

실제로도 세 자매 중 막내 "운명처럼 다가와"

"문소리·김선영 선배와 호흡…신인의 자세로"

[서울=뉴시스] 영화 '세자매' 장윤주. (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 2021.01.2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영화 '세자매' 장윤주. (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 2021.01.2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모델 겸 배우 장윤주가 스크린 데뷔작인 '베테랑' 이후 6년여 만에 영화로 복귀했다. '세 자매'의 골칫덩어리 셋째 미옥을 연기한 그는 가감 없는 생활연기로 성공적인 이미지 변신을 일궜다

20일 화상으로 만난 장윤주는 "'세 자매' 출연 이후 연기에 대한 자신감과 확신이 생겼다"며 "변화의 시작이자 전환점이 됐다"고 밝혔다.

10대 때 모델로 데뷔한 그는 서울예대 영화과를 다녔다. 배우 손예진, 정우, 한혜진을 비롯해 '조제'의 김종관 감독, '결백'의 박상연 감독 등이 영화과 동기다.

그는 "동기들도 영화인이 많아 왜 '영화 안 찍냐'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베테랑 이후 여러 작품을 제안 받았지만 성격이 에너지도 많은 반면 섬세하고 신중한 편이다"며 "결혼하고 아이도 출산하면서 거절할 수밖에 없었고 이후에도 드라마와 영화 등 연기로 복귀하는 것이 자신이 없었다"고 했다.

'세 자매' 출연 이유에 대해서는 "실제로 세 자매의 막내인데 제목도 '세 자매'이고 들어왔던 배역도 세 자매의 막내였다. 우연의 일치가 운명적으로 다가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선영 선배와 문소리 선배와 같이 출연하다고 해서 매력적인 조합이라고 생각했다"며 "선배들과 함께 큰 역할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부담감도 컸지만 어느새 작품과 인물을 파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실제로는 아들 같은 딸이라는 생각이다. "세 자매 속 첫째 딸의 소심함도 있고 둘째 딸의 완벽한 척도 있고 셋째 딸의 사고뭉치 구석도 있는데 아들처럼 살아온 것 같아요. 80년대 생인데 아들 낳으려고 아이를 계속 가진 시절이죠. 윤주의 주가 기둥 주에요. 집에서 기둥 같은 역할을 한 것 같아요."
[서울=뉴시스] 영화 '세자매' 스틸. (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 2021.01.2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영화 '세자매' 스틸. (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 2021.01.20 [email protected]


비호감 캐릭터? 미워할 수 없는 인물!

'세 자매'는 겉으로는 전혀 문제없어 보이는 가식덩어리, 소심덩어리, 골칫덩어리인 세 자매가 말할 수 없었던 기억의 매듭을 풀며 폭발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장윤주가 맡은 골칫덩어리 막내 '미옥'은 슬럼프에 빠진 극작가로 술에 취하지 않은 날이 없다. 직설적이고 거침없는 말과 행동으로 주변을 당황하게 만들지만, 순수함과 솔직함을 간직한 미워할 수 없는 매력적인 인물이다.

장윤주는 자칫 미옥이 비호감 캐릭터로 비춰질까 고민이 컸다고 한다. 남편과 언니 등 가족들에게 밑도 끝도 없이 폭발하기 때문이다.

그는 "처음에는 미옥이가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어 문소리 선배와 감독님 등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이 인물이고 싶었고 미옥을 사랑하고 싶었다. 미워할 수 없는 인물로 그려져 다행이다"고 만족해했다.

이어 "미옥이 과한 행동을 하고 큰 소리를 치는 것은 나의 상황과 주변이 두려웠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다"며 "그래서 옆에서 보기 짠하고 마음이 아팠다. 마음 아플 수 있는 부분까지도 내가 끌어안고 싶었다. 그게 시작이었다"고 떠올렸다.

역할을 위해 노란 머리로 탈색하는 등 외적인 변화에도 공을 들였다. 늘어난 티셔츠와 철지난 노란 패딩을 작업복처럼 입고 다닌다.

장윤주는 "생활 연기, 리얼리티가 살아있는 일상 속 모습을 좋아하는데 영화를 촬영할 때도 그 부분을 잘 가져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며 "미옥으로 보이기 위해 의상도 직접 구하며 신경 썼다. 영화니까 '예쁘게 나와야지'하는 생각이 없었다. 오히려 더 편했다"고 웃었다.

문소리, 김선영 등 베테랑 배우들과 호흡하며 오랜만에 신인의 감정도 느꼈다. 그는 "영화인으로서 경험 많은 배우이기 때문에 언니들이 하는 얘기를 잘 들었다. 내 고집을 피우기보다 선배들의 제안을 많이 듣고 다시 시도했다"며 "모델할 때는 누가 나한테 뭐라고 못한다. 다시 신인이 된 기분이었다. 많이 배우고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했다.

이어 "소리 선배는 디테일하고 영화 전체를 바라보는 시야가 넓었다. 선영 선배는 폭발적이다. 매 테이크가 다르더라. 본능적으로 발산하는 사람이었다"며 "어쩌면 나도 선영 언니와 같은 본능을 가진 사람인데 소리 언니의 꼼꼼하고 디테일한 면을 가져가야겠다고 느꼈다"고 언급했다.
[서울=뉴시스]영화 '세자매' 장윤주. (사진=에스팀 제공) 2021.01.2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영화 '세자매' 장윤주. (사진=에스팀 제공) 2021.01.20 [email protected]



내 안의 폭력성 돌아봐…가족의 따뜻함 느낄 것

영화는 가정폭력, 아동학대 등 무거운 가족 문제가 녹아있다. 2015년 4살 연하 패션사업가 정승민과 결혼한 장윤주는 2017년 1월 딸 리사를 낳았다. 이에 영화를 대하는 자세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을 것.

장윤주는 내 안의 폭력성을 돌아봤다고 했다. 그는 "최근 아동학대 사건과 '세 자매'가 같은 연결선상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가정 안에서 알게 모르게 일어나는 폭력적인 것이 있다. 영화를 찍으면서 나도 혹시 내 아이나 누군가에게 직접적으로 폭력을 가하진 않아도 정신적으로 피해를 주지는 않았나하는 생각을 했다. 물리적인 폭력만 폭력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고 특기했다.

또 극 중 중학생 아들이 있는 남자와 재혼한 것과 관련해서는 "저와 연결되는 부분은 아니었다"면서도 "미옥이 '나는 엄마가 뭘 하는지 모르겠어' 하는 질문을 하는데, 처음 엄마가 된 사람들은 그런 생각을 한 번 쯤은 하는 것 같다. 공감이 많이 됐다. 엄마라는 역할은 어떤 것인지, 또 내가 봐왔던 엄마는 어땠나 하는 생각을 저 역시 했다"고 전했다.

'해피뻐스데이' '소통과 거짓말'의 이승원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세 자매'는 27일 개봉한다. 신작 기근 속 2021년 극장가의 포문을 여는 한국영화다.

"'세 자매'가 2021년 한국영화의 포문을 열게 돼서 자랑스러워요. 힘든 시기이지만 가족에 대해 저마다 생각해볼만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생각해요. 새해를 이 영화와 함께 따뜻하게 시작하셨으면 좋겠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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